앞모습은 트렌디한 도시미, 뒷모습은 진득한 일본미가 가득


메인A_효고현.jpg


메인B_효고현.jpg


간사이가 아껴둔 일본미의 삼박자, 효고현

 

간사이의 중심 오사카에서 전철로 1시간 30. 일본 3대 미항(美港)에 꼽히는 이국정취 가득한 고베항이 여심을 자극하는 관광도시 효고현. 트렌디함이 전부라 생각한 찰라 그 뒤로 세계문화유산은 물론 일본 3대 명성(名城)에 빛나는 히메지성(姬路城)의 천수각이 손을 흔들고 여기에 일본 3대 온천으로 추앙받는 명품온천 아리마온천까지 여행객을 반겨주니 일본미의 3박자가 간사이가 아껴둔 보석 효고현을 가리키는 더 없는 수식어가 된다.


| 이상직 기자 news@japanpr.com

 

오사카의 중심지 우메다에서 전철을 타고 1시간. 한신전철의 종점인 모토마치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전철 안 아나운스가 효고현의 관문이자 대표 관광지인 고베에 온 환영인사를 대신한다. 첫 인상이 화려하다. 뒤로는 거대한 롯코산이 솟아있고 고베항은 그 앞으로는 거대한 태평양을 향해 문을 연채 자리한다. 그리고 그 사이에 부를 상징하는 고층맨션과 명품의 간판들이 도회적인 맛까지 섞어낸다. 오사카가 번잡하기 이를 데 없는 다운타운이라면 고베는 세련되고 자존심 가득한 업타운을 연출하니 일본의 여느 도시와는 다른 감성이 초입부터 여행자의 발길을 재촉케 한다.


거대도시 오사카를 바로 옆에 두고도 도시가 크게 번성한 이유는 고베항에 답이 있다. 쇄국을 끝내고 개방과 개혁을 통해 근대화의 기틀을 마련한 메이지유신의 원년인 1868년 국제무역항으로서 고베항이 개항되고, 간사이의 그 어떤 도시보다 빨리 서구의 문물을 받아들인 중심도시가 되어 그 정점에 있었다. 지금도 모토마치와 기타노 지구, 그리고 항구와 인접한 구 거류지를 중심으로 당시의 웅장한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있어 볼거리를 더해주고, 난킨마치의 차이나타운은 10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올 만큼 명물이 되었다.


볼 것 많은 고베지만 역시나 가장 먼저 발길이 향하는 것은 새빨간 철골구조의 고베 포트타워가 지키는 고베항이다. 고베항의 베이 에이리어는 포트타워가 자리한 녹지공원 일대를 가리키는 메리켄파크와, 모자이크를 비롯한 복합 엔터테인먼트 상업시설을 가진 하버랜드의 두 축으로 나뉜다. 규모는 작을지언정 도쿄의 익숙한 오다이바를 연상하면 그 느낌이 사뭇 비슷하다.


고베를 상징하는 고베 포트타워는 고베항의 메리겐파크와 하버랜드를 둘러싸고 우뚝 솟아 있다. 역시나 강렬한 것은 새빨간 철기둥의 색깔과 마치 그물망처럼 촘촘히 연결된 곡선형의 외관. 이 철기둥을 타고 맨 꼭대기에 오르면 지상 100m 높이에서 고베항과 고베시 전역을 파노라마로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자리한다. 뻔한 전망대임을 알면서도 그 강렬한 레드컬러가 타워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호기심을 기어이 부른다.

전망대 바로 아래층에 자리한 공중카페도 명물이다. 360도로 탁 트인 원형의 공간에 자리해 있으니 전망을 즐기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더욱이 티 테이블이 창문을 따라 자동으로 서서히 회전하니 고베여행의 흥분을 가라앉히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국제항 요코하마의 거리가 그렇듯 고베의 거리도 이국의 흔적이 남아있는 거리들이 여행자를 반긴다. 고베의 차이나타운인 난킨마치가 그 대표격. 동서로 300m의 긴 거리를 따라 중화요리점부터 잡화점까지 중국 본토의 진한 향내로 사람들을 유혹해내니 일본 여행에서 중국을 경험하는 각별한 경험에 이방인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진다.


난킨마치는 고베의 중심가인 모토마치와 산노미야의 랜드마크인 다이마루 백화점 앞에서 시작된다. 붉고 화려한 누문(樓門)인 조안몬(長安門)이 상징으로 그 문을 따라 이어진다. 겨울이 제철인 큼직한 고기만두를 쪄내는 찜기의 뽀얀 김이 시장기를 깨우고 차이나드레스 차림으로 요리점을 안내하는 웨이트리스의 모습도 시선을 고정시키니 일본까지 와서 굳이 중화요리를 즐겨야하나?”라는 원론적인 물음의 이유도 어느새 사라져버린다.


난킨마치가 동양적인 이국이라면 모토마치의 위와 아래로 자리한 기타노 지구와 구 거류지 일대는 서구적인 이국이 연출된다. 기타노 지구는 기타노 이진칸 거리로 불리운다. 이진칸이란 외국인을 뜻하는 이진:異人에 집을 뜻하는 :을 붙여 외국인들이 집이 모여 있는 자리라는 뜻. 그 옛날 고베항이 개항하며 고베를 찾은 외국인들이 바다가 보이는 언덕위에 자신들의 고향을 생각하며 집을 짓고 거리를 만든 것이 지금까지 남아 명소가 되었다.


기타노 이진칸까지는 산노미야역에서 북쪽으로 똑바로 이어지는 언덕길인 기타노자카를 따라 10분이면 닿는다. 경사가 급한 언덕길 끝에 자리한 기타노초 광장이 기타노 이진칸의 시작점이 된다.

광장을 중심으로 골목마다 일본의 것과는 사뭇 다른 저택들이 자리하고 그 이국적인 골목 사이마다 그 맛을 더하는 카페까지 들어서니 같은 이국 정취라도 난킨마치 차이나타운과는 그 맛이 또 다르다.

전통 독일 양식의 뽀족한 지붕 위에 새 모양을 한 풍향개가 상징인 가자미도리노 야카타 저택도 볼거리고, 연녹색의 외벽을 한 모에기노 야카타 저택은 건물 내부에 들어가 베란다에서 바라본 풍경이 제법이니 겉모습만 보고 돌아서는 실수도 피하고 싶다.


곳곳에 어여쁜 카페와 레스토랑이 많으니 갈 길 바쁜 여행자의 발목도 기타노 이진칸 거리에서 쉽사리 빠지지 않는다. 모두 그림 같은 카페들만 있으니 행복한 고민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그중에서도 기타노초 광장 바로 앞에 자리한 카페오레 색으로 치장한 라인관이 가장 마음을 붙잡는다. 옛 저택의 1층 전체가 카페로 마련되니 100여 년 전 고베항의 개항과 함께 고베를 찾은 이방인의 향수가 커피향에 배어 또 다른 이방인에게 그 내음을 전하고, 옛 모습 그대로 변치 않고 자리한 저택의 구석구석은 그 어떤 화려한 카페보다 진한 에스프레소를 맛을 드리운다.



서브01-고베항.jpg

고베항 전경. 한 가운데 붉은 철골구조의 고베포트타워가 자리한다.


서브02-기타노거리.jpg

이국적 분위기의 기타노 이진칸 거리의 저택.

 


가장 아름다운 효고현의 심벌, 히메지성을 찾다


효고현을 방문하는 이들은 물론, 간사이를 여행하는 여행자들이 가장 구석에 자리한 효고현까지 발길을 옮기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일본 최고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히메지성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사카 중심가 우메다역에서 보통열차를 타고 고베를 거쳐 30분을 더 달려야하는 거리지만, 간사이를 찾은 여행객들은 이 히메지성을 보기위해 결코 먼 거리를 마다하는 법이 없다.


히메지성(姬路城)은 효고현의 서부 히메지시에 있는 성으로, 14세기 중엽에 처음 축성되어 16세기에는 무장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의해 3층의 천수각이 증축되고 17세기에 성의 성주가된 무장 이케다 데루마사에 의해 다시 증축되는 등 역사를 더하면서 더욱 큰 위용을 자랑하는 성으로 변모하였다.


히메지성이 가지는 가장 큰 매력은 마치 백로가 날개를 펼친 듯 아름다운 모습을 연상시키는 새하얀 성 외관의 모습. 일반적인 검은색 외관이 강조된 여타 성들과는 달리 건물 전체에 눈이 내린 듯 새하얀 외관이 우리들의 시선을 더욱 끌어당긴다. 여기에는 일본의 독특한 도벽재료인 회반죽이 사용된 것으로 성의 웅장함과 더불어 고결하고 순결한 이미지가 더해져 신비함을 더해준다. 더불어, 완전히 또는 일부 소실되었다가 복원한 일본의 다른 성들과 달리 전쟁 속에서도 유일하게 그 형태를 보전하고 있다는 역사적 가치가 더해져 지난 1931년에는 국보로, 그리고 1993년에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유산으로 등록되기도 하였다.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전해진 만큼 건축당시의 성의 기본구조를 그대로 계승하고 있는 것 또한 특징이다. 외관으로는 5층으로 보이지만 내부로 지상 6, 지하 1층으로 이루어진 히메지성은 내부로 당시 성의 위용을 느낄 수 있는 유물과 시설들이 가득하여 풍성한 볼거리 역시 히메지성의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내부에는 화재로 인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조명 등 일체의 전기시설이 없어 인공적이지 않은 당시의 분위기를 그대로 체험할 수 도 있으며, 최정상(지상 약 93m)부인 천수각에 오르면 시원스런 히메지시의 전경을 만끽할 수 도 있다. 참고로 현재 히메지성은 천수각보존수리공사가 진행중에 있어 천수각 내부 관람은 불가능하다. 공사는 20153월 완료될 예정이다.


서브03_히메지성무사.jpg

히메지성의 무사들. 기념촬영을 즐기는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1400년의 역사가 전해주는 일본온천의 감동, 아리마온천


진정한 일본온천을 체험하고픈 마음은 일본을 찾는 여행객이라면 누구라도 욕심내지 않을 수 없는 희망이다. 하지만 많고 많은 일본의 온천중에서 이상적으로 그려온 일본다운 온천을 찾기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하지만, 효고현에서라면 이러한 희망도 금세 현실이 될 수 있다.


아리마온천(有馬溫泉)의 역사는 1400. 도고온천(에히메현), 시라하마온천(와카야마현)과 함께 일본에서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3대 온천에 손꼽힐 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역사서를 통해 조메이천왕, 후지와라노 미치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등 당대의 권력자들이 방문했을 만큼 역사와 더불어 효능에 있어서도 높이 평가받고 있는 온천지이다.


1400년의 역사만큼이나 온천거리 역시 일본적 온천마을의 정서가 그대로 배어있다. 오래된 여관건물과 골목골목 늘어선 상점가들, 거리 곳곳에서 허연 수증기를 뿜어내는 원천들까지, 유카타를 입고 온천거리를 산책하고 있노라면 이상속에서 그리던 온천을 그대로 만끽할 수 있어 이미 일본온천에 익숙한 이들이라도 두근거림을 느낄 정도다.


아리마온천의 수질은 크게 2종류로 금천(金泉)과 은천(銀泉)으로 나뉘는데, 다갈색의 금천은 철분이 함유된 염화물천의 성질을, 무색투명한 은천은 이산화탄소가 풍부한 라듐천의 성질을 가져 신경통, 류머티즘, 근육통, 관절통, 만성피부병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휴식은 물론 요양에도 제격이어 몸을 치료한다는 의미에서 탕치천(湯治泉)으로 더욱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손쉽게 입욕할 수 있는 온천탕을 비롯하여 각 온천여관별로 특유의 노천탕도 다양하여 겨울풍치와 더불어 노천온천도 만끽할 수 있다.

주변으로 고베시내를 한 번에 전망할 수 있는 롯코산 전망대도 가까워 고베의 아름다운 야경파노라마까지 만끽할 수 있어 즐거움을 더한다.

고베에서 전철로 약 40, 오사카에서도 약 1시간 정도로 교통도 편리하여 효고현은 물론 간사이를 찾는 여행자들이라면 부담 없이 들릴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서브04_아리마온천.jpg


일본 전통온천의 분위기가물씬 풍기는 아리마온천 거리.

 


<여행정보>


간사이를 대표하는 관광도시인 효고현까지는 간사이 관광거점 오사카에서 다수의 철도 및 버스노선이 출발하고 있어 편리하고, 특히 도심권인 만큼 전철교통편이 잘 정비되어 있어 개인여행자로도 큰 불편 없이 여행할 수 있다. 개인여행자라면 간사이지역 통합승차권인 간사이스루패스(www.surutto.com)’를 이용하면 고베항, 히메지성, 아리마온천에 이르는 효고현 여행 골든루트를 경제적으로 즐길 수 있다. | www.hyogo-tourism.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