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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에 피는 해안 벚꽃절경에 취하고 항구도시 극상 참치에 감동"

규슈 오이타여행이라 하면 다들 ‘온천’이라는 키워드부터 연상한다. 하지만 오이타현에 온천만 있다 생각해선 곤란하다. 겨울이 채 끝나기도 전인 2월에 피는 벚꽃을 필두로, 동화속의 작은 항구의 풍경과 규슈를 대표하는 참치어항다운 먹거리, 그리고 돌고래의 생태를 눈앞에서 즐기는 네이쳐파크까지 반긴다. 주인공은 오이타현 쓰쿠미시. 온천에 식상함을 느낀 이들에게는 물론이요, 여유로운 감성의 힐링을 기대하는 이들에게 쓰쿠미는 더없는 선택이 되니 지금까지 만나지 못했던 규슈와 오이타현의 일면을 기대하는 이들이라면 쓰쿠미로 발길을 옮겨볼 일이다.  
| 이상직 기자

티웨이항공이 취항하는 오이타공항에서 공항특급버스를 타고 오이타현의 중심지 오이타역까지 약 1시간 여를 달리고, 오이타역에서 다시 닛포혼센(日豊本線) 열차에 몸을 싣고 약 50분이면 오이타현이 자랑하는 항구도시인 쓰쿠미시가 얼굴을 내민다. 
이름도 낯선 쓰쿠미시는 오이타현의 현청소재지인 오이타시로부터 직선거리로 약 30km 남동쪽에 자리하며 분고수도로 불리우는 규슈의 동부해안과 맞닿은 인구 1만 7천 여 명의 작은 도시다. 위로는 오이타현의 대표적 성하마을로 일본의 전통적 거리풍경을 자랑하는 키츠키가, 아래로는 규슈 제일의 어항으로 손꼽히며 초밥으로 이름 높은 사이키와 마주해, 일본 내에서는 오이타현의 온천과 바다절경을 찾는 여정의 명품코스로 이름 높다. 
쓰쿠미시를 즐긴다면 자연절경부터 즐기는 것이 순서다. 테마는 겨울이라는 계절과는 대비되는 벚꽃이다. 
한 겨울에 벚꽃을 말하니 당혹스러울수도 있겠지만, 쓰쿠미에서 피는 벚꽃인 가와즈사쿠라(河津桜)는 겨울이 막바지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2월에 가장 먼저 피어나는 겨울에 즐기는 벚꽃. 가와즈사쿠라 품종 자체가 빨리 꽃을 피우기도 하지만 일본 최남단 규슈 내에서도 남쪽으로 자리한 탓에 쓰쿠미에서는 남들보다 2~3달은 이른 벚꽃을 만날 수 있는 이유다.
가와즈사쿠라 벚꽃은 2월 초부터 쓰쿠미시 전체를 아우르는 요우라반도(四浦半島)를 따라 장관을 연출한다. 
가와즈사쿠라가 명물로 자리한 것은 쓰쿠미시 시민들의 노력의 결과다. 지난 2005년부터 시민들이 중심이 되어 쓰쿠미시의 거리와 해안선을 따라 가와즈사쿠라 식재를 시작한 이래, 쓰쿠미의 아름다운 해안 절경과 매치되며 단 숨에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매년 묘목의 기부가 이어져 현재는 약 4,600그루의 가와즈사쿠라 벚꽃군락을 이루어 쓰쿠미는 물론, 오이타현의 대표적인 겨울 벚꽃관광지로 각별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겨울인 2월에 피어 빨리 만날 수 있는 매력에 더해, 오래 즐길 수 있는 점도 가와즈사쿠라 벚꽃만의 선물이다. 단숨에 피었다 지는 여느 벚꽃들과 달리 2월 상순에 개화를 시작해 중순경 만개를 맞이하고, 한 달을 꽉 채운 2월 말까지 꽃이 여행자들을 반긴다.
가와즈사쿠라는 쓰쿠미시의 해안가 곳곳에서 만날 수 있지만 벚꽃과 어우러진 바다절경이 일품인 요우라전망대가 최대 포인트다. 맑은 날이면 푸르디 푸른 바다와 해안로를 따라 만개한 분홍빛 가와즈사쿠라의 꽃이 어우러져 감탄사를 부른다. 
요우라전망대에서 즐거운 것은 벚꽃의 장관만이 아니다. 전망대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면 닛포해안국정공원으로 지정된 리아스식 해안이 펼쳐지는 360도의 대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쓰쿠미만에 솟은 아름다운 섬들에 더해 쾌청한 날이면 멀리 규슈와 마주한 시코쿠의 에히메현까지 조망할 수 있으니 감동의 주파수는 더욱 더 커진다. 

트래킹 명소 호토지마, “예스러운 어촌마을 풍경에 감탄” 
쓰쿠미를 찾는다면 쓰쿠미시의 동쪽 바다 끝에 자리한 비경의 섬 호토지마섬을 여행코스에 넣어볼만하다. 호토지마섬은 쓰쿠미항에서 약 14km 정도 떨어져있는 분고수도에 자리한 섬으로, 둘레 4km, 인구 900명의 작디 작은 섬. 메이지시대 당시부터 참치원양어업으로 번성하여 지금도 참치의 명소로 인기가 자자하다. 
먼저 풍경이 시선을 압도한다. 쓰쿠미항에서 연락선을 타고 약 25분을 달리면 호토지마섬의 선착장에 닿게 되는데, 높게 솟아오른 산등성을 따라 어촌마을이 형성된 아름다운 항구풍경이 호토지마섬에 입항하는 순간 배위에서 감탄사를 내뱉게 만든다. 
어촌마을의 풍경은 일본의 여느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산에서 해안으로 이어진 경사면을 따라 3~4층의 목조주택들이 계단형으로 채워지는 장관을 연출하는데, 거대한 산 아래로 항구가 자리해 마치 판타지한 동화 속 세상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호토지마섬의 거리 풍경도 소소한 볼거리다. 높은 산자락에 자리한 거대한 묘지들이 계단형을 마련되어 마치 호토지마섬을 상징하는 오브제로 볼거리를 전해주고, 부산의 감천문화마을처럼 마을 곳곳은 수 많은 작은 계단으로 연결되어 거대한 미로 속을 거니는 듯한 즐거움을 전해준다. 
항구를 중심으로 하는 어촌마을을 가볍게 둘러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일본의 어촌역사문화재 100선에도 선정될 만큼 아름다운 일본 어촌의 풍경을 만날 수 있으니 걷지 않는 것이 손해다.

명물 참지로 만든 휴우가돈부리로 미각 충전해 볼까
쓰쿠미시 여행에 미각이 빠질 수 없다. 쓰쿠미는 일본 오이타현 유수의 참지어장으로 참치회를 이용한 다양한 먹거리가 가득하다. 대표메뉴는 참치회덥밥의 일종인 휴우가돈부리(ひゅうが丼)다.휴우가돈부리는 참지의 붉은살을 간장과 설탕 등을 넣은 특제 소스를 곁들여 무친 후 밥위에 올려 먹는 회덥밥 메뉴. 오이타현이 직접 실시하는 ‘오이타현 미식 그랑프리’에서 금상을 연속 2회 수상할 만큼 유명세다. 
휴우가돈부리의 유래가 재미있다. 메이지시대 당시부터 원양어업의 전진기지로 쓰쿠미와 홋타지마섬에는 참치 유통이 넘쳐났고, 당시 어부들이 열악한 작업환경 내에서 보다 빠르고 간편하게, 또 높은 영양을 얻을 수 있는 메뉴를 찾다가 완성된 것이 휴우가돈부리다. 강한 파도와 바람이 부는 배위에서도 따로 불을 쓰지않고 먹을 수 있고, 초밥처럼 밥을 따로 쥐어내거나 간장을 따로 찍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으로 어부들사이에서 사랑받던 요리가 입소문을 타며 지금은 쓰쿠미시를 찾는 관광객들의 명물이 되었다. 
휴우가돈부리라는 이름은 바람이 부는 의성어인 ‘휴우휴우’에서 왔다고 전해지나 아직까지 정설조차 없어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맛은 역시나 각별하다. 두툼하게 썰어낸 신선한 참치회에 간장을 베이스로하는 소스가 잘 배어들고 고소한 참깨까지 곁들여져 참치의 비릿한 맛을 잡아주니 참치초밥과는 또 다른 식감을 선사해준다. 가격은 800엔~900엔 대로 푸짐한 참치회의 양을 생각하면 결코 비싸지 않고, 쓰쿠미시와 홋타지마섬을 포함해 도합 7곳의 전문점이 자리하니 어렵지 않게 맛볼 수 있다. 
휴우가돈부리 외에도 참치의 본고장인 만큼 다양한 참지요리와 전문점들이 즐비하다. 참치코스요리를 비롯해 일본 전통 가이세키풍의 요리, 참치 스테이크 등, 메뉴가 풍성하니 참치 마니아를 자처한다면 천국이 따로 없다. 

돌고래와 함께 바다 만끽, ‘쓰쿠미 이루카지마’ 즐거워
쓰쿠미를 아이들과 찾는다면 귀여운 돌고래와 함께하는 체험파크 ‘쓰쿠미 이루카지마(つくみイルカ島|www.tsukumi-irukajima.jp)’가 있어 반갑다. 이루카지마는 돌고래와 사람과의 소통과 치유를 테마로하는 체험형 시설. 다이내믹한 돌고래 퍼포먼스와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고, 무엇보다도 대자연에 사는 돌고래를 가장 가까이서 만날 수 있어 가족단위 관광객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곳이다. 
볼거리와 체험거리도 풍성하다. 매일 11시, 13시. 15시에 각각 하늘 높이 뛰어오르는 활력 넘치는 돌고래의 점프쇼가 펼쳐지는 돌고래 퍼포먼스를 비롯하여, 돌고래 트레이너가 되어 돌고래와 악수하고, 돌고래와 나란히 기념사진을 찍는 촬영체험, 전통보트를 타고 돌고래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 등을 500엔~2,000엔 선의 부담스럽지 않은 비용으로 즐길 수 있다.
이중에서도 가장 추천하는 체험은 ‘’돌고래와의 수영체험‘코스. 실제 돌고래의 가슴지느러미를 잡고 배영으로 헤엄치는 돌고래의 배 위에 올라타 함께 물 속을 헤엄치는 더없이 특별한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 체험료는 6천엔으로, 웨트슈트도 별도로 렌탈해야해 도합 8천엔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이 들지만 일평생 돌고래와 함께 수영할 수 있는 기회를 우리돈 8만원에 체험할 수 있는 셈이니 도리어 즐기지 않는 것이 손해다.

<여행정보>
쓰쿠미시가 자리한 오이타현까지 티웨이항공이 인천공항발 주 7회 매일 취항중에 있어 편리하다. 쓰쿠미시까지는 오이타공항에서 공항특급버스 에어라이너를 이용해 JR오이타역에 하차후, 닛포혼센 열차를 이용해 JR쓰쿠미역에 하차하면 된다. 오이타역에서 쓰쿠미역까지의 소요시간은 약 50분 선. | http://tsukumiryok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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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1)멀리 시코쿠까지 조망할 수 있는 요우라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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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2)산자락에 터를 잡은 홋타지마섬 항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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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3)참치회덥밥의 일종인 휴우가돈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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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4)돌고래체험파크인 이루카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