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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좋은 도쿄 핫플레이스 87곳을 담은 라이프스타일&트래블 북”

두 명의 디자이너가 한 달간 도쿄에 머물면서 찾아낸 공간과 스타일에 관한 모음집인 <TOKYO SHOP>. 인테리어와 디자인, 앞선 트렌드에 관심 많은 사람이라면 꼭 한 번 들르고 싶은 도쿄 라이프스타일 숍, 리빙&패션 숍, 뮤지엄&컬처 스페이스, 북 숍, 세컨드 핸드 숍, 레스토랑&카페 등 총 87개의 공간을 책 한 권에 담아 소개한다. 
라이프스타일이 소재인 만큼 담아내는 장르도 풍성하다. 리빙&패션 트렌드, 아트&컬쳐 트렌드, 푸드&커피 트렌드의 이 시대를 사는 이들이라면 반가운 커다란 3가지 카테고리로 도쿄의 매력을 탐구한다. 
저자는 “일본 사람들은 오래 입을 수 있는 옷,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 머무는 공간에 대한 소중함을 알고 있다. 오랜 습관이 이어진 의식은 합리적인 소비로 이어진다. 즉흥적인 쇼핑이 아니라 숟가락 하나를 사더라도 두고두고 사용할 수 있는 것, 오래 간직하고 싶은 것에 가치를 두는 것”이라고 일본의 라이프 스타일을 정의한다. 
책의 첫 번째 장인 리빙&패션 트렌드에서는 이러한 합리적 소비와 라이프스타일 테마로한 35곳의 트렌드 숍이 소개된다. 무인양품, 아키반도, 플레이마운틴 등의 라이프스타일 숍과 산로쿠욘, 스타넷 등의 일본 감성의 리빙 숍, 그리고 원엘디케이, 야에카 등의 패션 숍까지 아우르니 지금 일본의 트렌드 주류로 자리한 삶의 방정식과 조우할 수 있다. 
보는 곳에서 즐거운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는 두 번째 장의 아트&컬쳐 트렌드는 건축과 예술을 아우르는 공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도쿄도 정원미술관, 에도 도쿄 건축박물관, 네즈 미술관 등의 지금까지 여타 여행가이드북에서는 만나지 못했던 명소들이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가진 저자의 눈을 통해 새롭게 투영되어 흥미롭다. 
문화 장르에서는 도쿄라는 공간인 만큼 더욱 빛나는 곳들로 채워진다. T-사이트, 카우북스 등의 서점과 디스크 유니언, 쓰바메마켓 등의 중고품점, 그리고 파머스마켓 등의 복합공간까지 도쿄다운 공간도 만날 수 있다. 
마지막 장인 푸드 & 커피 트렌드 테마에서는 여행에 빼놓을 수 없는 맛에 대하여 디자이너다운 시선으로 담긴다. 책은 특히 커피에 주목한다. 저자는 일본의 흥미로운 문화 가운데 하나가 ‘다방 문화’라고 말한다. 블루 보틀 커피, 올 프레스 커피, 푸글렌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커피 브랜드들이 도쿄에 문을 열고 꽤 오랫동안 유지되는 것은 따뜻한 음료 한 잔에 대한 깊은 애정에서 비롯됐다고 말이다. 
책에서는 제3의 커피 바람이 불고 있다는 도쿄는 기요스미시라가, 토미가야, 시모키타자와, 오모테산도에 포커스를 맞춘다. 거리를 직접 돌아다니며 커피를 경험하는 ‘카페투어’가 하나의 트렌드로 떠오른 도쿄의 커피 트렌드에 더해 지금까지 한국 내에 좀처럼 소개되지 않았던 총 27곳의 카페와 레스토랑을 끄집어 낸다. 
이 책 <TOKYO SHOP>은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이시은과 가방 디자이너이자 빈티지 가구 컬렉터인 서동희의 두 명의 저자의 직업에서 짐작케 하듯 시종일관 감성을 이야기한다. 책을 통해 저자들이 말하려고 한 것은 공간을 채우는 사물이 아니다. 분위기, 뉘앙스, 느낌, 정신 등, 보이지 않는 ‘감성’, 그중에서도 질 높은 ‘감성’이었다. 
당연히 그 감성에 공감하는 이들에게 책 <TOKYO SHOP>은 바이블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 도쿄에서 가장 핫하다고 알려졌거나 혹은 도쿄를 정말 잘 아는 사람만 알고 있는 87개의 공간을 통해 독자는 좋은 디자인과 그 속에 담긴 멋진 철학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몇 번에 걸쳐 도쿄를 경험한 이들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이제는 뻔해진 도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쿄를 찾는 애증의 여행자들이 이제 어디를 가야 할지 막막한 순간, 어디를 가도 시간이 아깝지 않을 공간들만 모았으니 말이다. 특히 찾아가는 데 어려움 없도록 위치 정보도 충실히 정리하고, 책의 본 장에서는 다루지 못한 도쿄에서 특별히 가몰만한 곳들을 한 데 묶은 스몰가이드까지 더했다. 
누구나 다 아는 관광지만 나열한 틀에 박히고 백과사전을 연상케 하는 멋스럽지 않은 여행안내서에 질려버린 이들이라면 감성까지 담아낸 화보와 감각적인 편집력까지 더해 책 자체로도 디자이너다움을 발산하는 <TOKYO SHOP>이 도쿄 여행의 좋은 동반자가 될 듯하다. | 이시은․서동희 공저 / 동아일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