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덤, 아이들과 함께 ‘배움’과 ‘재미’ 동시에 즐겨볼까”
뻔하지 않고 펀(FUN)한 도쿄 ‘뮤지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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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관광의 중심지이자 트렌드의 발신기지인 도쿄. 트렌디한 즐거움이 다양한 도쿄이지만 전통과 예술이 가득한 반가운 반전을 가진 곳 또한 일본 도쿄다. 테마는 뮤지엄이다. 트렌디하지는 않지만 딱딱하지도 않은 절묘한 감성과 재미로 무장한 뮤지엄들이 도쿄엔 부지기수로 자리하고, 더군다나 재미에 더해 배움까지 더할 수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더욱 더 제격이다. 평범한 도쿄여행이 아닌 추억에 더해 배움의 가치까지 더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도쿄로의 뮤지엄 여행길이 더 없는 가족여행의 이상향이 된다. 
| 이상직 기자 news@japanpr.com 

도쿄 동북부의 관문 우에노에서 한 달음인 도쿄국립박물관. 일본과 동양의 문화재, 특히 미술품과 고고학 유물 등이 전시되어 있는 도쿄의 명품 여행코스다. 
도쿄국립박물관(東京国立博物館|www.tnm.jp)이 문을 연 것은 지금으로부터 140년 전인 1872년. 일본 문부성 주최로 만국박람회 관련 첫 전시회를 개최한 것이 그 시작이다. 거쳐 간 이름도 많다. 1889년부터 1900년까지는 도쿄제국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뒤이어 1900년부터 1947년까지는 도쿄제실박물관으로 불리웠고, 1974년에는 국립박물관으로 명찰을 바꾸었었다. 지금의 명칭인 도쿄국립박물관으로 명명된 것은 1950년부터이니 몇 번이고 바뀐 이름들이 긴 도쿄국립박물관의 역사를 대신한다. 
수장품은 도합 10만 점을 넘어선다. 그중에는 국보가 87점, 중요문화재 610건이나 되어 명실상부한 일본 최고의 박물관으로서의 명성을 뽐낸다. 
전시물품의 가장 큰 특징은 고고미술사와 관련된 부장품이 폭넓게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칫 무거운 역사에 한정하지 않고 일본을 중심으로 각국의 회화·조각·서예·건축모형·도기·칠기·고고유물을 비롯하여 다양한 예술품들을 소장하고 있어 일본과 주변 각국의 역사와 예술의 흔적을 함께 즐길 수 있으니 박물관이기보는 미술관 감각으로 즐길 수 있는 점이 도쿄국립박물관의 각별함이다. 
시야도 넓다. 지역적으로 일본 및 근린아시아 국가의 소장품을 메인으로 일본으로의 문화적 영향이 지대했던 중국 및 한반도 미술에 역점을 두고 있지만, 이집트, 인도, 베트남, 메소포타미아 등 중앙아시아의 미술품과 소장품까지 폭넓게 전시되어 있으니 지루함도 없다.
전시관은 총 5개나 된다. 박물관의 대표적 전시관이자 중심인 본관(本館)을 시작으로 동아시아의 유물들이 전시된 동양관(東洋館), 건물자체가 문화재인 효케이관(表慶館), 고고학 관련 자료들로 채워진 헤이세이관(平成館), 마지막으로 호류지로부터 헌납된 300여 개의 보물을 전시중인 호류지 보물관(法隆寺寶物館 *2016년 3월 14일까지 내부공사로 휴관)까지 개성 넘치는 전시시설이 가득하다. 
기왓장의 지붕과 건물 앞으로 자리한 호수가 인상적인 ‘본관’은 1938년 개관했다. 내부로 들어서면 중앙 계단과 홀을 중심으로 웅대한 공간이 성을 연상케 하는데, 궁정건축양식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도쿄국립박물관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 건물자체가 이미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을 만큼 빼어난 조형미가 시선을 압도한다.  
본관의 전시실은 1층과 2층을 합쳐 총 25개 실로 중앙의 큰 계단을 둘러싸고 ‘口’자로 전시실이 배치되어 있다. 일본갤러리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주된 전시물품은 일본의 회화, 조각, 공예, 서적으로 제1실~제10실(2층)까지는<일본 미술의 흐름>이라는 타이틀로 시대별 흐름에 따라 불교미술, 차(茶)의 미술, 무사의 치장, 노와 가부끼 등 일본 정서가득한 문화재를 감상할 수 있다.
역사에 흥미를 가진 아이들에게는 한국과 중국, 인도 등 대륙으로부터의 흔적을 소개하는 동양관(아시아 갤러리)이 추천코스다. 전시실은 총 10실로 3층 건물임에도 실제로는 5층 건물로 느낄 만큼 계단을 이용한 공간배치가 이채롭다. 중국·인도·간다라의 조각(제1실)을 시작으로 중국미술을 체험하는 제2실, 한반도와 서역의 귀중한 보물들이 자리한 제9실과 제10실은 친근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어 더욱 반갑고 지난 2013년 2월 전시물과 관람시설을 완전히 새롭게 단장해 더욱 볼거리가 풍성하다. 
도쿄국립박물관의 추억을 더할 수 있는 뮤지엄숍도 놓치지 말자. 총 3곳의 뮤지엄숍을 통해 4500여 종의 수장품 관련서적이나 박물관 한정 기념품을 손에 넣을 수 있으니 콜렉터라면 둘러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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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938년 건축된 박물관 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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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시물 이상의 볼거리를 선사하는 본관 내부. 

도쿄 중심 롯폰기에서 ‘아트’ 감성에 취하다
뮤지엄을 탐하는 여행이지만 도쿄국립박물관처럼 경건함만으로는 무언가 여행답지 않다고 느끼는 이들이라면 도쿄 롯폰기에서 관광명소도 즐기면서 동시에 뮤지엄을 탐하는 코스가 있으니 욕심내볼만하다. 
롯폰기는 가장 고급스럽고 럭셔리한 도쿄의 거리다. 초고층 호화맨션이 자리하고 최고급 요정과 바, 명품샵 등, 화려한 도쿄의 얼굴과 더불어 도쿄의 부를 지지하는 TV방송국, IT기업과 세계적 기업들이 집결하는 비즈니스의 향내까지 더해내는 명소중의 명소다. 
이러한 롯폰기의 랜드마크로 자리한 것이 롯폰기힐즈(六本木ヒルズ). 도쿄 메르토 히비야선(日比谷線)의 롯폰기역과 접해있는 대규모녹지에 자리 잡고 있는 롯폰기힐즈는 초고층빌딩인 롯폰기힐즈 모리타워빌딩을 중심으로하는 복합시설을 가리키는 말. 지난 2003년 문을 열자마자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도쿄의 신명소로 그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롯폰기힐즈를 찾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여행의 테마가 도쿄 뮤지엄 투어라면 도쿄 하늘 위에 자리한 모리뮤지엄이 제물이다. 모리미술관(森美術館|www.mori.art.museum)은 지난 2003년 ‘문화가 도시의 정체성을 규정한다(culture shapes a city’s identity)’는 설립자 모리 미노루 선생의 신념을 바탕으로 개장, 아시아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관을 목표로 대중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해왔다. 특히 도쿄의 랜드마크 롯폰기힐스 모리타워 53층에 위치해 ‘천국에서 가장 가까운 미술관’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모리뮤지엄은 현대미술이 중심테마다. 일본은 물론 세계적으로 활동중인 유명 아티스트의 수준 높은 작품을 만날 수 있기에 예술이나 미술에 깊은 흥미가 없더라고 캐주얼한 감각으로 즐길 수 있으니 아이들과 찾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올 여름시즌 모리미술관을 찾는 이들이라면 운이 좋다. 지난 4월 25일 모리미술관이 대규모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완전히 새단장을 했으니 말이다. 리노베이션 오픈을 기념한 ‘단순한 형태: 아름다움을 숙고하다(Simple Forms: Contemplating Beauty)’ 특별전(~7.5)도 진행한다. 퐁피두-메츠 센터(Centre Pompidou-Metz) 및 에르메스 재단(Fondation d'entreprise Hermès)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동서고금의 단순한 형태 미학을 소개하는 공동기획전. 국제 및 동시대 테마에 초점을 둔 기획전 외에도, 모리미술관은 ‘MAM Collection’, ‘MAM Screen’, ‘MAM Reserch’의 세 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시리즈를 새롭게 론칭해 다양한 현대미술세계를 탐할 수 있다.  
오후 6시면 문을 닫는 여느 뮤지엄들과 달리 밤 10시까지 개관(단, 화요일 제외)하는 점도 반갑다. 모리미술관 바로 아래 모리타워 52층에는 붉게 빛나는 도쿄타워를 발 아래로 내려다보며 도쿄의 야경을 만끽할 수 있는 도쿄시티뷰가 자리하니 모리뮤지엄 관람 후에 도쿄여행다운 체험을 즐길 수 있고, 롯폰기힐즈의 남쪽 아름다운 가로수가 약 400m 빼곡히 들어선 언덕길인 ‘롯폰기케야키사카토오리(六本木けやき坂通り)’로 발길을 옮기면 세계적인 명품숍과 오래된 맛집, 카페 등이 가득하니 도쿄의 화려함을 상징하는 롯폰기다운 정취도 만끽할 수 있어 뮤지엄과 도쿄야경, 쇼핑까지 더하는 일석삼조의 즐거움과 함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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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리타워 53층의 미술관 메인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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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도쿄시티뷰 전망대.  

동심을 자극하는 만화세계에 빠져볼까, 미타카의 숲 지브리 미술관
도쿄 동부 미타카에 위치한 미타카의 숲 지브리 미술관(三鷹の森ジブリ美術館|www.ghibli-museum.jp)은 아이들은 물론 일본 애니메이션에 흥미를 가진 어른들이라도 반색할 미술관이다. 지난 2001년 일본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명가 지브리 스튜디오가 세운 미술관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가 직접 디자인한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세계관을 그대로 펼쳐놓은 꿈의 뮤지엄이다. 
크지 않은 미술관이지만 지브리 미술관은 입구부터 지브리의 세계관을 그대로 발산한다. 아늑한 분위기의 입구에는 안내원과 함께 지브리의 대표적인 캐릭터 토토로가 관람객을 맞이하고, 대저택 거실처럼 생긴 센트럴홀로 들어가는 통로 양쪽의 스테인드글라스에는 지브리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이 자리 잡아 초입부터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미술관은 지하 1층과 지상 2층으로 구성된다. 지하 1층은 지브리 단편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는 ‘새턴 시어터’가 자리하고, 지상 1~2층은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과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업실, 어린이 놀이터, 뮤지업숍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계단을 따라 오르면 지브리의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작업실과 특별 전시실이 마련돼 있다.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업실이 단연 볼거리다. ‘할아버지가 손자와 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것들’을 주제로 한 작업실은 지브리가 추구하는 변하지 않는 가치를 보여준다. 
아이들에게는 지하 1층의 새턴시어터와 2층의 토토로 고양이버스가 인기다. 지브리의 단편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는 ‘새턴시어터’는 극장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위해 전혀 어둡지 않게 설계했다. 햇살이 들어오는 창문이 있는 것은 물론이요, 영화가 시작하기 직전까지 천장에 해와 달이 밝게 빛나고 있어 극장을 낯설어하는 아이들이라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토토로 고양이버스는 <이웃집 토토로>에 등장하는 고양이 버스를 그대로 재현한 시설이다. 푹신한 털로 만들어진 고양이버스는 실제로 아이들이 들어가서 뛰어놀 수도 있으니 아이들은 만화 속 주인공이라도 된 듯 기쁨을 감추지 않는다.  
미술관 외부에 마련된 6m 높이의 거신병 로봇도 호기심을 당긴다. 1986년도 작품인 <천공의 성 라퓨타>에 등장한 거대 로봇이 리얼하게 재현되어 있고, 지브리 미술관 내 전시시설 중 유일하게 촬영이 허락된 장소이니 지브리 미술관을 찾은 증거사진을 남기기에도 딱이다. 
지브리 미술관은 운영방식도 특별하다. 매일 10시부터 18시까지 운영되고 하루에 총 4번, 10시, 12시, 14시, 16시의 정해진 시간에 단 500명씩만 입장이 가능하다. 입장권도 예약제로만 판매한다. 지브리 미술관을 도쿄 뮤지엄 여행의 필수코스로 넣고 싶다면 미리미리 서두르는 부지런함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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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토토로가 지키는 티켓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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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레스토랑과 뮤지엄숍을 즐길 수 있는 가든테라스.

<여행정보>
도쿄국립박물관까지는 JR, 게이세이전철, 도쿄메트로 각선의 우에노역에서 하차, 도보 10분이면 찾을 수 있어 편리하다. 개관시간은 오전 9:30부터 오후 5시까지로, 입장료는 성인 기준 620엔(특별전 입장료 별도)이다. 박물관 내에서는 주변으로 국립과학박물관, 국립서양미술관도 자리해 박물관 투어를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롯폰기 모리미술관은 도쿄 지하철 히비야선 롯폰기역 또는 오오에도선 롯폰기역이 가장 가깝다. 모리미술관 외에 새벽 1시까지 전망대 도쿄시티뷰가 영업하며, 롯폰기힐즈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일본 내 다섯 번째의 국립미술관인 국립신미술관(國立新美術館)도 있어 더불어 즐기기 좋다. 관람료는 상설전 성인기준 1,800엔. 미타카의 숲 지브리 미술관은 JR주오선 미타카역에서 하차하면 되며, 입장권 예약은 일본 현지 내에서는 편의점 로손(LAWSON), 한국 내에서는 공식대리점인 KTB대한여행사(www.ktbtour.co.kr)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입장료는 성인기준 1,000엔. | ●도쿄관광재단 공식사이트 : www.gotokyo.or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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