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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미 가득한 항구도시, ‘시모노세키’

명물 칸몬대교의 장관 아래로는 거대한 초밥집으로 변신한 카라토시장이 입맛을 유혹하고, 북적이는 항구도시의 정서와는 180도 다른 고즈넉한 에도시대의 성하마을은 칸몬해협의 파도만큼이나 여행자의 감성을 요동치게 한다. 주인공은 혼슈 최서단 야마구치현의 서쪽 끝에 자리한 해협도시 시모노세키다. 볼거리부터 먹을거리까지 하나 같이 시모노세키가 아니면 만날 수 없는 명물들로만 채워지니 겨울의 끝자락 활력을 충전하기에 시모노세키는 더없이 안성맞춤이다. 
| 이상직 기자

일본 혼슈(本州) 야마구치현 서쪽 끝에 자리한 시모노세키. 부산에서 시모노세키까지는 정기페리선박인 부관훼리를 타고 11시간. 항구를 중심으로 해안선을 따라 거대한 도시가 자리한 모습이 우리네 부산과 꼭 닮았다. 
시모노세키에 첫 발을 들였다면 시모노세키 여행의 하이라이트이자 상징으로 자리한 칸몬대교부터 둘러보는 것이 순서. 1973년 완공된 칸몬대교는 길이 1,068m, 높이 61m의 현수교로 혼슈의 시모노세키와 규슈의 기타큐슈를 연결하는 시모노세키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낮 시간대에 칸몬대교를 즐긴다면 JR시모노세키역에서 버스로 12분 거리인 미모스소가와공원이 제격이다. 공원의 바로 앞은 칸몬해협 내에서 가장 물길이 좁고 빠른 곳으로, 조류의 방향이 하루에 4번이나 바뀐다. 조류의 속도도 10노트(시속 18km)에 달해 다이내믹한 해조류의 움직임을 칸몬대교의 웅장함과 함께 즐길 수 있어 인기다. 
미모스소가와공원을 찾았다면 칸몬터널인도도 걷지 않으면 섭섭하다. 칸몬터널인도는 칸몬해협 해저에 만든 도보용 터널로, 총 길이 780m의 세계적으로도 드문 보행자 전용해저터널이다. 터널은 시모노세키와 마주한 기타큐슈시까지 이어진다. 시모노세키가 혼슈 최서단 야마구치현에 자리하고 터널 끝은 규슈 후쿠오카현에 해당하니 터널을 걷는 것만으로 혼슈에서 규슈로의 횡단을 경험한 셈이 된다. 걷는 길도 멀지 않다. 단 15분이면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시에서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로 이동할 수 있고, 터널 중간에는 야마구치현과 후쿠오카현을 나누는 현 경계선도 자리하니 기념촬영의 포인트로도 제격이다. 

항구도시 속 역사여행만끽! 아카마신궁&성하마을 초후
항구도시이기에 화려하고 도시적인 매력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시모노세키 중심가에서 지근거리에 일본 정서를 발산하는 명소들이 그득하니 말이다. 
칸몬해협을 조망하는 시모노세키항 한켠에 자리한 붉은 기둥이 강렬한 아카마신궁이 대표적이다. 1185년에 건립된 아카마신궁은 안토쿠천왕을 모신 신궁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820여년 전 일본을 지배하고 있던 두 세력인 헤이케와 겐지가 패권을 둘러싸고 이곳 칸몬해협에서 최후의 결투를 펼쳤다. 이 결투에서 패한 헤이케 최후의 황제인 안토쿠 천황은 이곳 아카마신궁에 잠들어 있다. 
신성한 신궁인 만큼 일본 신사의 감성을 체험하기 제격이다. 백색의 벽체를 바탕으로 강렬한 붉은색의 대들보, 그리고 처마 아래까지 붉게 채색되어 웅장함이 만만치 않다.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도 이야기거리다. 아카마신궁은 조선시대 당시 조선통신사의 사절단 객관으로도 사용되기도 하였는데 신궁 건너편에 있는 공원에 조선통신사 상륙 기념비가 있으니 한국인관광객이라면 필히 둘러볼 일이다. 
아카마신궁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자리한 초후(長府)도 일본감성이 만만치 않다. 초후는 에도시대 당시 성하마을의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 에도시대 당시의 세도가의 저택과 당시의 거리풍경이 그대로 남아있어 일본다운 시모노세키 산책을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명소는 1903년 당시 시모노세키를 다스리던 초후 모리가문의 14대손 모토토시에 의해 세워진 초후 모리저택. 살아있는 박물관이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당시의 건축양식과 일본식 정원구조가 고스란히 살아 있어 시선을 어디에 두어도 그림이 된다. 과거 번주가 즐겼던 정원풍경을 바라보며 진한 가루녹차(유료)를 즐길 수 있으니 시모노세키 여행에 잠시 여유를 부릴 포인트가 된다. 
초후 거리풍경도 감각적이다. 에도시대 당시의 형태 그대로 황토의 흙벽이 골목마다 이어지고 그 골목 끝에선 세련된 찻집들이 반기니, 상상도 못했던 일본 풍정에 시모노세키에 대한 감흥도 초후에서 한층 더 깊어진다. 
일본적 감성의 특별한 체험도 기다린다. 일본 전통 의상인 기모노 체험으로 시모노세키시 관광정책과가 시모노세키시에 숙박하는 10명 이상의 단체관광객에게만 특별히 제공하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1인 당 단 돈 500엔(별도 시설입장료가 필요)으로 고가의 기모노와 유카타를 입어 볼 수 있으니 시모노세키에서 일본 전통을 체험하기에 더없이 제격이다. 예약은 시모노세키시 관광정책과(+81-83-231-1350)에서 1주일 전까지 예약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본 제일 초밥과 복어요리, “미식가 감동시키네”
시모노세키가 일본 유수의 항구도시이니 해산물 먹거리가 빠지지 않는다. 명물은 서일본 유수의 수산시장으로 꼽히는 카라토 시장의 초밥. 시모노세키 중심가에 시장이 자리하니 찾는 것도 한 달음이다.   
카라토시장(唐戸市場)은 시모노세키의 명물 중 명물이다. 눈앞으로 칸몬대교가 자리하고 그 아래로 시장이 자리하는데 신선하기 그지없는 초밥과 화려한 해산물 덮밥들을 염가에 맛볼 수 있어 시모노세키 미식여행의 포인트로 인기다. 
시장은 초입부터 분위기로 압도한다. ‘어서오라’는 인사가 끝나기 무섭게 막 만들어낸 초밥이라며 이제 막 시모노세키에 발을 내딘 여행객을 매대 앞으로 유혹한다. 수산시장에서 웬 초밥장사일까 의아한 이들도 있겠지만 카라토시장은 매주 금·토·일요일·공휴일이면 흥겨운 노상 초밥집으로 변신하는 이색시장이다. 시장 내 가게들마다 생선 가판대를 걷고 그네들이 잡은 생선으로 일품초밥을 만들어 내는데 놀라움이 3번 이어진다. 
먼저 크기에 놀란다. 초밥의 밥을 몇 번 뒤집고도 남을 생선회가 올려지니 그 아래 밥이 보이질 않아 놀라고, 그 큼직한 초밥이 단 돈 100엔부터면 맛볼 수 있으니 다시 놀란다. 마지막은 그 맛에 반한다. 욕심을 내 짚어든 700엔짜리 최고급 참치 대뱃살은 여간한 고급초밥집이 아니면 내어지기 힘들만큼 지방살엔 윤기가 나고 입안에선 그대로 녹아내린다. 도쿄 긴자의 초밥집이었다면 초밥 하나에 몇 천 엔을 부르고도 남을 맛이니 카라토시장을 다시 찾지 않는다면 처음이자 마지막이란 애절함에 그 맛의 여운은 몇 배가 된다.  
초밥의 감동으로 시모노세키에서의 미식기행을 끝내기엔 아직 이르다. 자타공인 시모노세키의 명물인 ‘복어요리’가 기다리니 말이다. 시모노세키가 복어요리의 명소가 된 지는 지금으로부터 140여 년 전인 메이지 시대에 이르러서다. 이전엔 독으로 인해 식용이 금지되었었다. 그러던 중 당시 총리대신이 시찰을 겸해 시모노세키의 요정 슌판로(春帆楼)를 찾았다. 허나 계속된 폭풍우로 마땅한 요리용 생선이 없었고, 요정의 안주인이 죽을 각오를 하고 식용이 금지된 복어회를 대신 내어 놓는다. 총리대신은 내어진 복어를 직접 맛보곤 이내 그 맛을 높이 치하하였는데, 이를 계기로 시모노세키에서는 일본 전국에서 가장 먼저 복어의 식용이 허락되었고, 이후 복어는 각별한 맛으로 전국적 인기 요리로 발돋움하게 된다. 
복어의 본고장인 만큼 고급 복어 요리를 보다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 시모노세키 중심가를 따라 전문점들이 즐비한데, 복어회 코스는 1인 7천엔 선으로 조금은 고가다. 하지만 시모노세키를 찾아 복어를 즐기지 않는 것은 시모노세키의 감동의 절반을 잃어버리는 격이니 미식가를 자처한다면 맛보지 않는 것이 도리어 손해가 된다. 
시모노세키 명물인 복어를 체험으로 즐기는 복어요리체험도 시모노세키에서만 만날 수 있는 스페셜한 메뉴다. 복어어장이 자리한 하에도마리시장 인근에 위치한 후쿠라쿠샤(www.fukurakusya.jp)는 복어조리 자격을 보유한 일류요리사의 지도 아래 직접 복어를 손질하고 요리해 즐길 수 있는 명소. 독을 완전하게 제거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참복을 소재로 복어회와 복어전골 등을 요리사의 지도아래 배울 수 있는 것은 물론, 직접 조리한 복어 요리를 맛볼 수 있어 감동도 두 배다. 비용은 복어 1마리를 2명이 체험하는 요시츠네코스가 1인 당 3,980엔, 1인 당 복어 1마리씩을 조리하는 텐파쿠코스는 1인 7,000엔에 체험 할 수 있다. 개인여행자는 물론 단체관광객을 위해 최대 80명까지 동시에 체험할 수 있으며, 체험 후 수료증까지 지급되니 시모노세키 여행의 추억을 남기기에 더없이 제격이다. 

“시모노세키에서 즐기는 아웃도어”, 츠노시마 사이클링&골프투어 
시모노세키를 찾는다면 ‘아웃도어’ 테마로 빠질 수 없다. 대표격은 사이클링과 골프다. 사이클과 골프백만 지참하면 시모노세키 지근거리에 사이클링과 골프의 명소들이 가득하니 즐기지 않는 것이 손해다. 
사이클링은 츠노시마대교가 명소로 꼽힌다. 시모노세키의 대표적인 명승지인 츠노시마섬과 시모노세키 본토를 잇는 츠노시마대교는 1,780m의 길이의 초장교로, 도요타 렉서스를 비롯해 자동차 CF에 단골로 등장할 만큼 코발트블루의 바다빛과 메비우스의 띠를 연상시키는 곡선과 높낮이가 있는 대교의 레이아웃 덕에 시모노세키의 대표적인 사이클링 명소로 인기다. 바다위에 놓인 한적한 도로를 사이클로 내달리는 쾌감은 일본 제일의 자전거도로라해도 아깝지 않으니 사이클링 마니아라면 기억해둘만하다.
골프마니아라면 주고쿠자동차도로 오즈키IC에서 멀지 않은 토요타코 골프클럽(www.unimat-golf.jp/toyotako)이 있어 반갑다.    
토요타코 골프클럽은 시모노세키의 대자연을 만끽하는 18홀 규모의 산중 코스로, 합리적인 가격과 다양한 세트 패키지가 매력적이다. 3그룹 9명 이상 단체를 위해 중식 및 드링크, 콘페 상품혜택까지 담은 콘페패키지를 평일 셀프플레이 기준 6,160엔에 만날 수 있고, 전용 숙박 롯지를 이용하는 숙박객을 대상으로 일본 정통 가이세키요리를 포함한 1박 1플레이 3식을 포함한 패키지도 평일 기준 14,800엔(2플레이시 20,960엔~)부터 만날 수 있다.

<여행정보>
부산항에서 시모노세키항까지 부관훼리가 매일 1회 정기 취항한다. 취항시간은 부산항 출발은 밤 9시(익일 아침 8시 도착)로, 출국편은 11시간, 귀국편은 13시간이 각각 소요된다. 후쿠오카공항 이용 시에는 JR하카타역에서 고쿠라역까지 신칸센 또는 특급 소닉호를 이용하고, 고쿠라에서 시모노세키까지 로컬선 전철이 상시 운행중에 있어 편리하다. 소요시간은 신칸센 기준 약 30분 대, 특급 소닉호 기준 약 70분. 야마구치현 내 에어서울이 신규 취항하는 야마구치 우베공항 이용도 가능하며, 우베공항에서 산덴교통의 시모노세키행 시외버스(3번 승강장)를 타면 75분 만에 시모노세키에 도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버스요금은 1,460엔. 더불어 개인여행자를 위해 시모노세키 시내를 운행하는 산덴교통의 노선버스를 1일 동안 무제한 탑승할 수 있는 ‘시모노세키관광 1일 프리승차권(성인기준 720엔)’도 인기리에 발매중에 있어 시모노세키 여행에 유용하다. 
| https://shimonoseki.travel/korean/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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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1)▲칸몬대교를 조망하는 미소스소카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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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2)▲아카마신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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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3)▲성하마을 초후 명물인 초후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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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4)▲신선한 초밥을 즐길 수 있는 카라토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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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5)▲후쿠라쿠샤의 복어요리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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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6)▲절경을 뽐내는 츠노시마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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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7)▲토요타코 골프클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