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호쿠가 아니면 못 만나! 겨울 명물 ‘스노우몬스터’

스노몬스터_로고.jpg

스노우몬스터(Snow Monster)라는 조금은 판타지한 네이밍. 이름을 처음 접한 이들이라면 그 정체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스노우몬스터’라고하면 언뜻 생각나는 것은 ‘설인’이다. 눈 폭풍 치는 설원에서 거대한 몸짓으로 사람들을 위협하는 판타지 속의 생명체인데, 이 설인처럼 설경속에서 거대한 위용을 드러내는 명물이 일본 도호쿠에 자리한다. 
스노우몬스터라고 불리우는 대상의 정체는 수빙(樹氷)이다. 추운 겨울 도호쿠지방의 높은 산악지대에 내리는 눈이 거친 바람을 타고 전나무 등의 침엽수림의 잎과 가지에 얼어붙고, 이러한 과정이 수 일에 걸쳐 반복되며 거대한 눈 기둥을 만들어내는데, 눈과 바람, 그리고 한 겨울의 추위가 만들어 낸 자연의 조형물이 마치 눈에 휩싸인 괴물처럼 사람들을 압도한다 하여 스노우몬스터라는 별칭으로 불리운다.
단순히 나무에 눈이 쌓인 것만으로 수빙이라 부르지 않는다. 한 겨울 0도 이하로 차가워진 수분이 강한 바람을 타고 나뭇가지와 침엽에 차곡차곡 쉼 없이 쌓이지 않으면 거대한 수빙 덩어리로 성장하지 않는다. 눈이 많이 오는 곳이면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세계적으로도 일본 도호쿠지방의 특정 지역에서만 만날 수 있는 흔치않은 볼거리이기에 그 가치가 남다르다. 
판타지한 수빙을 만날 수 있는 곳은 도호쿠 내 야마가타현 자오, 아오모리현 핫코다, 아키타현 모리요시산의 3곳이다.
야마가타현 자오(山形県 蔵王)는 수빙의 대표적 명소로 꼽힌다. 1914년 일본에서 처음으로 수빙현상이 확인되었고 ‘수빙’이라는 이름과 ‘스노우몬스터’라는 별칭도 자오산의 수빙의 발견과 함께 명명되었을 정도이니 수빙의 탄생지라는 찬사도 과하지 않다. 
만들어진 수빙의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5~6m를 넘는 압도적인 높이에 가지를 따라 얼어붙은 눈덩어리가 마치 표효하는 설인의 모습을 쏙 닮아있고, 이러한 거대 수빙이 수 십, 수 백 그루에 이르니 거대한 자연의 장관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특히 야마가타현 자오산의 수빙은 겨울시즌동안 오색의 경관조명으로 라이트업되는 겨울이벤트까지 펼쳐 낮에는 물론 밤에도 만끽할 수 있어 더욱 귀한 볼거리를 전해준다. 수빙이 자리한 자오산 정상까지는 자오로프웨이의 곤돌라가 운행중에 있어 하늘에서도 거대 수빙의 장관을 만끽할 수 있다. 
도호쿠지방 내에서도 호설지대로 유명한 아오모리현 핫코다(青森県 八甲田)도 수빙의 명소다. 핫코다산 정상으로 향하는 핫코다로프웨이 끝에 수빙이 기다리는데, 수빙에 더해 핫코다산 정상에서의 절경까지 즐길 수 있어 인기다. 수빙 가득한 산 정상에서는 아오모리 시내와 명산 이와키산을 360도로 조망하고 날씨가 좋은 날이면 일본 혼슈 최북단의 땅인 만큼 최북단의 섬 홋카이도와 마주한 츠가루반도의 바다까지 조망할 수 있으니 그 감동이 남다르다.  
아키타현 모리요시산(秋田県 森吉山)에서도 아름다운 수빙이 기다린다. 극상의 파우더스노우로 인기인 아니스키장 내 아니곤돌라를 이용해 정상까지 단 15분 만에 오를 수 있으며, 매년 2월 중순부터 3월 상순까지 금~일요일에 한해 전용압설차량을 이용해 한 밤의 수빙장관을 만끽하는 ‘밤의 수빙감상회’ 특별상품도 마련하여 더욱 다채로운 수빙의 장관을 만끽할 수 있다. 
올 겨울 남들과는 다른 판타지한 겨울 볼거리를 찾는 이들이라면, 스노우몬스터 수빙이 가득한 별세계 도호쿠가 더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  고미네 아키라 기자 

박스_수빙A_야마가타.jpg
▲야마가타현 자오

박스_수빙B_핫코다.jpg.jpg
▲아오모리현 핫코다

박스_수빙C_모리요시.jpg
▲아키타현 모리요시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