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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단 60일 동안만 허락된 일본 최고봉 "일본의 하늘 끝, ‘富士’에 오르다"

일본의 상징 후지산을 보다 확실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대상이 산이니 답은 당연히 오르는 일이다. 굳이 더운 한 여름에 후지산 등산을 이야기할 필요가 있는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후지산은 1년에 단 60일간, 7월과 8월에만 입산이 허락되고 그 등산로라 열리니 올 여름을 놓치면 또 다시 1년을 꼬박 기다려야 한다. 
| 이상직 기자

시즈오카현과 야마나시현에 걸쳐 자리한 해발 3,776m의 산. 정상에는 직경 약 800m, 깊이 200m의 분화구가 자리하고 있으며 산기슭 또한 동서로 약 35km, 남북으로 약 38km나 길게 펼쳐져 있을 만큼 그 높이나 면적에 있어서도 일본 최대급의 산이다. 한국에서 산 좀 타보았다는 이들이라면 욕심내지 않을 수 없는 목표다. 
일본의 상징이라는 가치만으로도 감동의 격이 다른데, 경사가 더해졌다. 지난 2013년 6월 23일자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지정되는 영광까지 안았다. 유네스코 측은 후지산이 산에 종교적 의미를 부여하고 각종 의례를 행하는 산악신앙의 대상이자 많은 예술작품의 소재로 쓰여 문화적 가치가 높다며 세계유산 등재를 결정했다고 그 이유를 밝혔을 만큼 후지산의 영험하고 신비로움을 만끽하기에 등산만큼 완벽한 방법도 없다.
하지만 후지산 등산이 그리 호락호락하진 않다. 후지산은 후지산의 환경보호와 등산객의 안전을 고려하여 1년에 단 60일(7월과 8월의 2개월 간)에 한하여 등산이 허락되고 있는데, 이 시기가 되면 일본 전국은 물론 전 세계로부터 약 30만 명에 이르는 많은 관광객과 등산애호가들이 ‘후지’를 만나기 위해 찾아들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름답게만 보이는 후지산이지만 실제로는 화산재와 암석 등으로 이루어진 척박한 산으로 아름다운 녹차밭과 산책로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 여행객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반전을 선사하기도 한다. 
후지산에 오르기 위한 기본적인 준비는 일반적인 등산과 큰 차이는 없다. 단, 3,000m 이상의 고지대에 자리한 만큼 30도를 넘나드는 한 여름에도 정상의 기온은 10도 이하일 만큼 기온차가 크므로 방한도구 등을 꼭 챙겨두어야 한다. 또한 기후의 변화 또한 심하므로 우비 등의 준비물이나 음료수 등도 별도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물론 중간 중간 산장에서 음료수 등을 판매하고 있지만 표고가 높아짐에 따라 음료수의 가격도 함께 높아지므로 약 1리터 정도의 음료를 따로 준비하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하다. 
등산코스는 총 4개 코스. 가와구치호수 코스(河口湖口)를 시작으로, 후지미야 코스(富士宮口), 고텐바 코스(御殿場口), 스바시리 코스(須走口)로 나뉘어지는데, 가장 인기 있고 대중적인 코스는 야마나시현으로부터 시작되는 가와구치호수 코스가 대표적이다.   
인기의 이유는 편리한 교통. 등산로의 시작점에 해당하는 표고 2300m의 오합목까지 버스 등 차량노선을 통해 이동할 수 있으며 가장 많은 이들이 몰리는 코스인 만큼 중간 중간 휴식할 수 있는 산장들이 많아 체력에 큰 부담 없이 등산을 즐길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후지산 등반에 있어 자주 듣게 되는 합목(合目)이란 용어는 후지산을 일합목부터 십합목까지 총 10개 구간으로 나누어 구분 짓는 말로 대략 정상까지 어느 정도 지점에 있다는 의미이다. 단, 정확히 10등분 하여 나눈 거리가 아니기 때문에 실제 등산거리와는 큰 차이가 있으므로 휴식을 취하는 기점 정도로만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720m의 후지산 정상까지 약 15km 거리의 가와구치호수 코스는 인기가 높은 만큼 오합목부터 북적임이 다르다. 대형 레스토랑을 시작으로 우체국, 외국인을 위한 외화환전소까지 마련되며, 7~8월의 주말이면 전국으로부터 모인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집결해 예비등반객의 마음에 묘한 설레임을 선사한다. 
표고 2,390m인 육합목부터는 요시다 코스 등산로와 합류하는 점도 가와구치호수 코스의 특징. 대게 육합목부터는 가와구치호수 코스라는 이름보다 요시다 코스로 불리우는 것이 일반적인 만큼 요시다라는 코스명을 기억해 두는 것이 좋다. 
긴 등산로를 따라 칠합목을 지나 팔합목에 다다랐다면 표고 3,000m를 지났음에 자화자찬해도 좋다. 팔합목에는 산장 타이시관(太子館)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간단히 식사를 하거나 가면(假免)을 취할 수 있으므로 이곳 명물인 카레라이스로 떨어진 체력을 추슬러두는 것이 정상까지 무리 없는 산행을 할 수 있는 비결임을 기억해 두자.  
오합목을 출발한지 대략 6~7시간 정도면 표고 3,720m의 가와구치호수 코스의 후지산 정상에 도착하는 기쁨을 맛볼 수 있는데, 정상에는 4채의 산장이 늘어서 있음은 물론 신사도 마련되어 후지산 정상의 색다른 세상과 조우하는 경험도 가능하다. 더욱이 가와구치호수 코스 정상에 자리한 신사인 쿠스시신사(久須志神社)에서는 70세 이상 등반자를 대상으로 기념품을 증정하고 있으므로 더욱 특별한 추억을 함께할 수도 있다. 

개성 만점 코스 다양, “일출 감동 특별하네”
최고 인기코스는 가와구치호수 코스이지만 여기에 더해 개성 만점 코스들도 가득하다. 최단시간 내에 정상에 오르고픈 이들이라면 후지미야 코스가 답이다. 버스로 등산로 입구인 표고 2,400m까지 접근할 수 있는 점이 특징으로, 등산로를 따라 거의 일정한 간격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산장이 있어 규칙적인 패턴으로 등산을 즐길 수 있다. 정상까지는 약 5시간이 소요되며 보행거리는 가장 짧은 10km다. 정상에 자리한 산정우체국이나 일본 최고봉에 위치한 오쿠미야 신사가 특히 볼거리로, 특히 산정우체국에서는 후지산 정상 등반을 기념하는 등반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어 더욱 이채롭다. 
등산객이 적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본격적인 등산을 즐기고 싶은 여행객이라면 비교적 한산한 고텐바코스(정상까지 7시간 30분 소요/보행거리 19km)나 스바시리 코스(정상까지 5시간 30분/보행거리 14km)를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후지산 정상에서 만나는 일출 또한 감동이다. 발아래 구름을 박차고 서서히 떠오르는 붉은 태양, 그리고 태양의 떠오름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는 후지산의 대지는 사진이나 영상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직접 오른 자만의 특권이다. 일출을 목표로 한다면 시간조절에도 신경 써 두어야한다. 일반적으로 7월에는 새벽 4시 30분경에, 8월에는 새벽 5시경부터 해가 뜨기 시작되므로 일출의 장관을 정상에서 체험하고 싶다면 새벽 4시까지는 각 코스의 정상에 도착해야만 등산도중 해가 떠버리는 불상사를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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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 입구의 여성등산객들. 7~8월에도 기온차를 대비한 방한복장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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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2500m의 후지산 코스 중반. 산 아래 구름의 절경이 장관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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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재와 암석의 거친 코스가 이어지는 코스 종반부.   

<여행정보>
정상부근은 새벽의 경우 영상 5도까지 기온이 떨어지므로 8월에도 다운파카나 장갑 등의 방한도구는 꼭 챙겨야 하며, 등산로 대부분이 화산암과 자갈로 이루어져 전문등산화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장 인기 있는 가와구치호수 코스로는 등산로가 시작되는 5부능선까지 노선버스를 통해 이동할 수 있어 등산이 한결 수월하다. 노선버스는 후지큐코 가와쿠치코선 가와구치코역(야마나시현)에서 출발하며 7월 1일부터 8월 말까지 매일 30분~6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운임은 편도 1,500엔/왕복 2,000엔 선. 

(HOT INFO)후지산 등정증명서로 후지산의 추억 간직해 볼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일본의 상징 후지산이 자리한 야마나시현이 후지산 정상 등정을 기념하는 등반객 대상 등정증명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야마나시관광추진기구(やまなし観光推進機構)가 제공하는 후지산 등정증명서는 후지산에 오른 관광객이 후지산 등반 후 인터넷을 이용해 신청할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로, 유료 서비스인 후지산등정증명서(富士山登頂証明書)와 무료 서비스인 후지산등산기념장(富士山登山記念状)의 2종이 제공되며, 등정증명서는 후지산 정상까지 완주한 등반객에게 발행하는 기념서류로 1통 당 1000엔에 우송료가 더해지며, 후지산등산기념장은 후지산을 방문한 전원에게 무료로 발행되는 온라인 증명으로, 증명서 발행 공식사이트에서 다운로드하여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연동하여 보다 쉽게 온라인 투고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도 단체관광객을 위한 단체용 신청메뉴도 마련되어 여행사 관계자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보다 특별한 증명서를 원하는 여행객을 위해 레이저 조각 기술을 이용해 3D효과를 가미한 특제 아크릴패널 옵션(4,200엔)도 제공한다.   
이용은 발행 공식사이트(www.fujisan3776.com)에 접속하여 후지산 등정 당시 기념사진을 업로드하고 이름과 등반일 등의 기본정보를 기입하여 신청하면 되며,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PayPal을 이용한 신용카드 결제에도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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