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리그 최고의 빅맨이 팀을 떠나길 바라고 있다.

『ESPN』의 애드리언 워즈내로우스키 기자는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의 'The Brow' 앤써니 데이비스(포워드-센터, 208cm, 114.8kg)가 트레이드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데이비스는 에이전트를 통해 뉴올리언스를 떠날 의사를 보였다. 다른 누구도 아닌 현역 최고 빅맨인 그가 트레이드를 요구한 것만으로도 리그에 일고 있는 파장은 실로 엄청나다.

데이비스가 트레이드 시장에 나온 가운데 예상대로 LA 레이커스, 뉴욕 닉스, 보스턴 셀틱스가 관심을 드러냈다. 데이비스는 이들 중 레이커스행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커스에 르브론 제임스가 포진하고 있어 우승 도전에 나서겠다는 심산이다. 또한 오프시즌에 다른 슈퍼스타 영입 가능성까지 열려 있어 할리우드 진입을 원하고 있다.

그간 데이비스는 뉴올리언스의 간판이자 현역 최고 빅맨으로 제 몫을 다했다. 꾸준히 팀을 이끌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지난 여름에 뉴욜리언스는 드마커스 커즌스(골든스테이트)와 재계약을 맺지 않는 등 전력 보강에 실패했다. 결국 데이비스는 팀의 행보에 불만을 드러냈다. 시즌 도중에도 뉴올리언스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꾸준히 피력한 그였기에 충격은 단연 크다.

뉴올리언스는 이미 손해가 막심하다. 트레이드가 진행된 것도 아니지만, 리그 최고 선수인 그가 팀을 떠나기 때문이다. 문제는 데이비스를 보내고 다수의 유망주와 복수의 지명권을 확보한다고 하더라도 데이비스를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미 케빈 가넷(미네소타)이 트레이드를 요구할 당시와 상황은 다르지 않다.

데이비스와 즈루 할러데이 등 주축들을 데리고도 현재 서부컨퍼런스 13위에 그쳐 있을 정도로 좋지 않다. 서부에 속한 팀들이 막강한 전력을 구축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뉴올리언스의 성적이 13위에 그칠 정도로 처져 있는 부분은 아쉽다. 데이비스도 이 부분에서 더 이상 개선의 여지를 느끼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면서도 뉴올리언스는 내부적으로는 엘빈 젠트리 감독이 이번 시즌까지 뛰어줄 것을 말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외부적으로는 조건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이번 시즌이 아닌 오프시즌에 트레이드할 의사까지 내비치고 있다. 일단 내부 단속을 하면서 차분하게 협상에 나서겠다는 뜻이지만, 이미 팀분위기는 흐트러졌다고 봐야 한다.

이는 레이커스를 보다 압박하기 위함이다. 혹, 레이커스가 만족할만한 협상안을 제시하더라도 다른 후보들과의 경쟁을 통해 보다 더 많은 자산을 취하겠다는 의도로 이해된다.

현실적으로 데이비스 트레이드는 불가피하다. 빠르면 오는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보이며, 늦어도 시즌 후에 트레이드가 타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어떤 팀들이 데이비스 영입을 노리고 있으며, 각 팀들이 제시할 수 있는 카드가 어떤지 살펴보고, 이후 예상 상황을 그려보자.


최소 원투펀치에서 최대 삼각편대 꿈꾸는 레이커스

레이커스가 트레이드 국면에서 가장 앞서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시즌 중에도 르브론 제임스(레이커스)가 데이비스의 가세를 언급한 바 있을 정도다. 사전 접촉과 무관한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제임스(선수옵션)와 데이비스(계약만료)의 잔여계약기간이 동일한 것을 감안할 때, 적어도 시간이 많이 필요했겠지만, 2021년에는 합칠 가능성이 없진 않았다.

레이커스로서도 데이비스를 데려온다면, 샤킬 오닐, 파우 가솔(샌안토니오)에 이어 오랜 만에 올스타 센터와 함께하게 된다. 올스타 센터와 함께 우승에 다가선 기억이 많은 레이커스로서는 데이비스가 가세한다면 당연히 우승후보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가솔을 트레이드한 이후 좀처럼 센터와 인연이 없었던 레이커스로서는 데이비스만한 선수가 없다.

문제는 거래 조건이다. 우선 레이커스는 론조 볼, 조쉬 하트, 브랜든 잉그램, 카일 쿠즈마, 이비카 주바치로 이어지는 다수의 유망주들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복수의 신인지명권도 보낼 준비가 되어 있다. 현역 올스타를 데려오고자 한다면 당연히 복수의 1라운드 티켓이 필요하다. 유망주와 지명권을 합쳐 사실상 5명 이상을 건네야만 뉴올리언스가 응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몸값을 조율하기 위해 레이커스에서 켄타비우스 콜드웰-포프나 자베일 맥기 등 만기계약자들도 포함되어야 한다. 뉴올리언스에서 뛰어본 경험이 있는 레존 론도를 뉴올리언스가 원할 수도 있겠지만, 레이커스도 포인트가드가 필요한 만큼 볼까지 내주는 이상 론도를 보내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레이커스가 유망주, 만기계약자, 1라운드 지명권까지 도합 7명에 달하는 조건을 제시한다면 뉴올리언스는 고심할 것으로 파악된다. 위에 거론된 유망주 네 명, 만기계약자 한 명, 1라운드 티켓 두 장이라면 뉴올리언스도 마지못해 거래에 나설 수 있다. 관건은 레이커스가 이처럼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할 수 있을 지다.

제임스 영입 당시 레이커스는 오는 오프시즌에 슈퍼스타를 데려와 제임스와 함께 원투펀치를 꾸리고 유망주들로 하여금 이들의 뒤를 받치면서 순차적으로 우승권에 다가서겠다는 것이 목표였다. 이번 여름에 케빈 듀랜트, 클레이 탐슨(이상 골든스테이트), 지미 버틀러(필라델피아), 카이리 어빙(보스턴)이 모두 자유계약선수가 될 것이 유력해서다.

그러나 데이비스가 트레이드 시장에 나오게 되면서 사안이 달라졌다. 데이비스는 현역 최고 빅맨이다. 커즌스와 함께 하면서도 여전히 뒤처지지 않는 압도적인 기록을 만들어 낸 바 있다. 제임스와 함께 한다고 해서 결과물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제임스가 공을 소유하고 있는 시간이 길지만, 데이비스가 부담을 덜 수 있다.

레이커스는 지난 2017년 여름에 폴 조지 영입에 나서지 않았다. 조지는 트레이드를 통해 레이커스에 합류할 뜻을 드러냈지만, 레이커스는 자유계약을 통해 조지와 계약을 바랐다. 조지를 데려왔다 하더라도 전력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이해된다. 결국 조지 영입은 실패했고, 그는 지난 오프시즌에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 장기계약을 맺었다.

그 때는 제임스를 보유하고 있지 않을 때였다. 조지를 데려옴으로서 유망주를 모두 내준다면, 레이커스의 미래가 어두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지난 여름에 제임스를 불러들이면서 중심이 확실히 생겼다. 그렇다면 레이커스가 굳이 데이비스 영입전에 뛰어들지 않을 이유가 없다. 레이커스는 이미 데이비스 트레이드에 착수한 상태다.

레이커스가 이번 마감시한을 앞두고 데이비스를 데려온다면 리그 판도를 뒤흔들기 충분하다. 이는 레이커스가 가솔을 데려와 우승후보로 도약한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전반적인 선수층은 당시보다 약하겠지만, 현역들 중 제임스와 데이비스를 막을 자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들 둘이 동시에 나서는 것 만으로도 상대에겐 공포다.

만약 선수층이 약한 것만도 아니다. 여기에 론도, 랜스 스티븐슨, 타이슨 챈들러 등 이들을 도울 선수들도 자리하고 있다. 이들 중 론도와 챈들러는 우승 경험을 갖고 있다. 데이비스를 데려오기 위해 엄청난 출혈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데려온 이후 파급효과와 이후를 감안하면 레이커스로서는 절대 주저할 이유가 없다.

데이비스 트레이드가 성사된다면, 오프시즌 행보까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앞서 거론한 듀랜트나 탐슨은 물론 다른 선수들과도 접촉할 수 있다. 듀랜트 영입은 어렵겠지만, 탐슨이라도 품는다면 레이커스는 남부럽지 않은 BIG3를 구축하게 된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전력까지 약화시키는 이점까지 갖고 있어 우승 도전에 나서기 보다 더 용이하다.


이번만큼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뉴욕

뉴욕도 이번에 단단히 벼르고 있다. 이미 시즌 도중 듀랜트에 대한 영입의사를 피력한 바 있는 뉴욕은 이번에 가능하다면 데이비스를 데려와 확실한 간판으로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데이비스를 데려온다면, 이번 시즌 후 다른 슈퍼스타 영입에 적극 뛰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듀랜트 외에도 여러 선수들이 나오는 만큼 뉴욕도 빠질 수 없는 후보다.

관건은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 포함 여부다. 뉴욕이 데이비스를 데려오기 위해 그를 내준다고 하더라도 막상 뉴올리언스가 그를 원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뉴욕이 복수의 슈퍼스타들로 BIG3 규합을 노린다면, 오히려 포르징기스를 내주면서 교통정리에 나서는 것도 나쁘지 않다.

포르징기스를 필두로 팀 하더웨이 주니어까지 포함한다면 뉴욕으로서도 통 큰 제안을 하는 셈이다. 포르징기스는 아직 연장계약을 맺지 않아 시즌 후 제한적 자유계약선수가 된다. 하더웨이는 계약이 장기계약으로 남아 있지만, 뉴올리언스가 외곽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다. 데이비스의 몸값과 포르징기스+하더웨이면 구미를 당기게 할 만하다.

뉴욕이 하더웨이까지 보내면서 데이비스를 품는다면 당장 다가오는 2019-2020 시즌 샐러리캡에 보다 큰 여유가 생긴다. 뉴욕이라는 큰 시장을 연고로 두고 있어 사치세를 두려워할 필요도 없는데다 데이비스를 중심으로 다른 슈퍼스타 영입이 가능해진다. 이미 지난 여름부터 어빙과 버틀러를 동시에 데려오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뉴올리언스가 보다 많은 유망주를 원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데이비스를 보낼 떼 다른 선수를 보내면서 선수단 정리에 나설 여지도 없지 않다. 이를 테면, 솔로몬 힐이나 이투안 무어를 더한다면 판이 좀 도 커진다. 상황이 이와 같다면, 뉴욕에서는 포르징기스와 하더웨이 외에도 프랭크 닐리키나 혹은 이마뉴얼 무디아이, 케빈 낙스도 포함될 수 있다.

1라운드 티켓도 당연히 지불해야 한다. 뉴올리언스의 의중이 중요하겠지만, 판이 커진다면 뉴욕으로서도 단단히 각오해야 한다. 레이커스가 제시할 수 있는 유망주들이 워낙에 많은 만큼 뉴욕으로서도 데이비스 쟁탈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슈퍼스타 영입에 실패했던 뉴욕으로서는 이번 기회를 확실히 잡아야 한다.


다소 불리하지만, 여전한 태풍의 핵인 보스턴

보스턴은 이야기가 다소 다르다. 어빙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어빙의 현 계약은 지난 2014년에 체결된 연장계약으로 데릭 로즈 규정이 적용된다. 공교롭게도 데이비스의 계약도 로즈 규정으로 묶인 계약이다. 현 규정상 로즈룰(Rose Rule)로 묶인 두 선수를 한 번에 보유할 수 없다. 즉, 보스턴이 이번 시즌 중 트레이드를 통해 데이비스를 데려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로즈 규정은 지난 2011년에 노사협약을 통해 생긴 규정이며, 올스타전 출전, 올-NBA팀 입성, MVP가 될 경우 계약 규모가 좀 더 커지는 것을 일컫는다. 지명선수로 묶인 연장계약자들(신인계약 만료에 앞서 체결된 연장계약으로 최대 5년 계약)에 한해 적용받는 것으로 어빙과 데이비스도 모두 지명선수이면서 로즈 규정의 적용대상이 된다.

이에 보스턴이 데이비스를 데려가고자 한다면, 불가피하게 시즌 후에야 가능하다. 선수옵션을 갖고 있는 어빙이 이적시장에 나간 후에 데이비스를 트레이드할 수 있다. 이후 어빙과 계약하면 된다. 혹은 어빙과 새로운 계약 후 트레이드를 통해 데이비스를 데려오는 역순도 가능하다. 어빙과 데이비스가 한솥밥을 먹게 될 가능성이 없진 않다.

보스턴이 거론되고 있는 이유는 레이커스 못지않은 유망주 군단이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들어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우승을 노리는 팀이기도 한 보스턴에는 제이슨 테이텀, 제일런 브라운, 테리 로지어 Ⅲ가 자리하고 있다. 마커스 스마트도 빼놓을 수 없다. 시즌 후 알 호포드도 옵트아웃을 통해 자유계약선수가 된다면, 보스턴도 재정적인 여유는 충분하다.

보스턴도 오는 여름이면 유망주와 지명권을 매개로 남부럽지 않은 선물보따리를 만들 수 있다. 유망주들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테이텀을 데리고 있는 것만으로도 큰 이점이다. 브라운도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저력을 선보인 만큼 기회만 주어진다면 언제든 제 몫을 해낼 수 있다. 유망주들의 가치로 감안한다면 보스턴의 조건이 좀 더 매력적이다.

게다가 보스턴은 가치가 높은 상위 지명권을 두루 보유하고 있다. 보스턴은 자체적인 지명권 외에도 멤피스 그리즐리스로부터 양도받을 1라운드 지명권(2019 8순위 보호)을 확보하고 있다. 이게 다가 아니다. 테이텀을 데려올 당시 보스턴은 2019 1라운드 티켓(from 새크라멘토)을 받기로 했다. 새크라멘토가 선전하고 있어 가치가 높지 않지만, 이만하면 충분하다.

즉 보스턴이 보유하게 될 최상의 지명권은 멤피스로부터 받을 지명권이다. 8순위 이내가 나온다면 보스턴이 갖게 된다. 공교롭게도 멤피스는 서부컨퍼런스 14위로 처져 있는데다 반등할 것 같지 않다. 보스턴이 멤피스발 1라운드 티켓을 갖고 있는데다 새크라멘토발 1라운드 티켓은 이미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보스턴의 자체적인 지명권에다 다른 지명권(from 클리퍼스, via 멤피스)과 자체적인 지명권까지 갖고 있어 2019 드래프트에서 보스턴은 최대 네 장의 1라운드 지명권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이중 멤피스, 새크라멘토의 지명권들이 온전히 보스턴의 손에 떨어진 가운데 자체 지명권까지 해도 최소 세 장은 완전히 보스턴 소유라고 봐야 한다.

만약 뉴올리언스가 2019 드래프트를 좀 더 염두에 두고 있고, 레이커스와의 협상이 여의치 않다면 시간을 넘겨 보스턴을 후보로 끌어들일 것으로 짐작된다. 데이비스의 트레이드가 시즌 중에 성사되지 않는다면, 보스턴은 보다 전력을 확실히 다질 기회를 갖게 된다. 다만 보스턴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데이비스 트레이드 달려들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그 외의 팀들

앞선 세 팀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이 데이비스 트레이드를 통해 실익을 챙기긴 쉽지 않다. 동부컨퍼런스에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토론토 랩터스와 밀워키 벅스도 빠지지 않고 거론은 되고 있다. 하지만 가능성이 낮다. 토론토와 밀워키 모두 각각 카와이 레너드와 야니스 아데토쿤보라는 올스타 포워드를 보유하고 있는 장점이 있지만, 조건이 여유롭다고 보기 어렵다.

토론토와 밀워키가 트레이드에 나서고자 한다면 레너드와 아데토쿤보는 당연히 제외되어야 한다. 문제는 이들을 제외한 채 트레이드 패키지를 꾸릴 경우 레이커스나 뉴욕처럼 상대적으로 확실한 제안을 하기 쉽지 않다. 유망주 보유가 적은데다 지명권의 가치도 낮다. 이번 시즌 선두권에 자리하고 있어 2019 드래프트 1라운드 티켓은 하위순번이 확실시 된다.

설사 데이비스를 데려온다 하더라도 기존 선수들 중 상당수를 내보내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자칫 잘 나가는 팀 분위기를 흐트러트릴 수도 있다. 데이비스가 가세하는 이상 전력 상승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러나 선수층이 지나치게 취약해진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혹 동부를 제패하더라도 파이널에서 골든스테이트를 상대하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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