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_26_150902_1.JPG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진한 일본 내음에 취하다
기후현 다카야마시

 

 

“시간이 멈췄다”. 설명할 수 있는 말은 이 말 뿐이다. ‘작은 교토’라 불리우는 산중 도시 다카야마(高山)는 에도시대 당시의 거리로 여행자를 초대한다. 작은 교토라는 별칭은 1000년 이상 황궁이 있던 일본의 옛 수도 교토의 모습을 쏙 빼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다카야마의 또 다른 이름. 현재까지 16세기 말에 건축된 400년 이상 된 가옥들이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니 타카야마의 전통거리를 걷는 것만으로 일본의 살아있는 역사와 교감하는 셈이다.


| 이상직 기자

 

 

118_26_150902_2.jpg

    ▲ 지난 4월 개최된 다카야마 마쓰리. 오는 10월에 다시 열린다.

 

 

기후현이라는 이름은 낯설다. 가는 길도 쉽지 많은 않다. 하지만 진정한 일본내음을 찾는 이들에게 더없이 안성맞춤인 작은 교토라 불리우는 다카야마가 기다리니 일본여행 마니아를 자처한다면 결코 지나칠 수 없는 땅이다.


기후현 다카야마시로의 여행 관문은 나고야 주부국제공항이다. 주부지역의 중심도시인 아이치현 나고야역에서 JR특급열차 히다호를 타고 2시간 반 이상을 달려야한다. 하지만 지루함은 없다. 나고야 도심을 출발한 열차는 2시간 여 동안 들과 산을 넘어가며 창밖 풍경이 바뀌듯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여행의 열차가 되니 말이다.  


작은 교토라 불리우는 다카야마는 JR다카야마역을 기점으로 펼쳐진다. 1000년 이상 황궁이 있던 일본의 옛 수도 교토의 모습을 쏙 빼닮았다고 해서 붙은 다카야마의 별칭으로, 현재까지 16세기 말에 건축된 400년 이상 된 가옥들이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일본 어디나 있는 그저 그런 거리가 아니다. 세계적 명성의 여행가이드북인 프랑스 미슐랭 가이드에서 최고 랭크인 별 세개를 획득했고 2009년 발간된 가이드북에서는 ‘시간을 내서 여행할만한 가치 있는 관광지’ 17곳 중 하나에 꼽힐 정도이니 여행지로서의 가치에 대한 의심은 일찌감치 접어 두어도 좋다.
여행자들의 발길을 유혹하는 전통거리는 JR다카야마역에서 걸어서 10분 여. 다카야마 시내를 흐르는 미야(宮) 강 동편 산마치스지(三町筋)는 자그마한 박물관과 미술관이 많이 몰려 있는 지역으로 과거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거리다.


거리는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옛 공예품을 파는 가게와 여관, 일본 전통술 양조장, 향토음식점 등이 늘어서는데 건물은 대부분 300∼400년 전과 같은 상태로 보존되어 탄성을 자아낸다.
전통거리를 즐기는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산마치스지 내 양조장에서 기 백년을 이어온 사케를 시음해 볼 수 있고 전통 목공예 공방에선 에도시대의 정취를 담은 장식품들이 관광객들의 지갑을 유혹한다. 일본 전통 의상인 유카타도 빼놓을 수 없다. 다카야마 시내에 자리한 온천여관에 숙박하면 무료로 산책용 유카타를 대여해 주는데, 유카타에 전통 목제신발인 게타를 신고 사마치스지의 전통거리를 걷노라면 기분은 이미 400년 전 에도시대의 다카야마로 전이되고 만다. 
산마치스지의 거리는 작은 교토라는 별칭처럼 길들이 모두 바둑판처럼 규칙적으로 짜여있다. 사람들이 걷는 길들도 400년 전 그대로다. 도로를 아스팔트로 포장하고 가로등이 세워진 것을 제외하면 에도시대와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 오죽하면 에도시대 당시 만들어진 지도를 지금의 다카야마 산책에 사용할 수 있을 정도다.
산마치스지만이 아니다. 다카야마시의 다른 거리의 건물들도 모두 옛 모습 그대로다. 그야말로 살아있는 박물관인 셈이다. 시야를 가로막는 그 흔한 고층 빌딩도 하나 없고 해발 400m에 자리한 산중도시인 탓에 청정한 공기까지 남다르니 다카야마에서라면 심신의 힐링이 동시에 찾아든다. 
다카야마를 즐긴다면 봄과 가을을 기억해 두어야한다.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 다카야마시에서 전국적 명성의 ‘다카야마 마쓰리’가 펼쳐지니 말이다. 마쓰리의 하이라이트는 인형과 깃발, 꽃, 금조각 등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23대의 가마들이 펼치는 거리 행진이다. 작디작은 다카야마시에 이 마쓰리를 보기 위해 40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을 정도이다.
봄의 다카야마 마쓰리는 지난 4월, 가을 다카야마 마쓰리는 10월에 개최되며, 올해 가을 다카야마 마쓰리는 10월 9일과 10일 양일간 개최될 예정이다.

 

 

<여행정보>
기후현까지는 인천공항을 출발하는 다수의 정기편이 취항중인 나고야 주부국제공항이 관문이다. 다카야마와 게로온천까지는 JR나고야역에서 JR특급열차 히다호를 타면 별도의 환승없이 찾을 수 있어 편리하다. JR다카야마역까지는 2시간 30분, 다카야마에 앞서 자리한 JR게로온천까지는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시라카와고까지는 JR다카야마역 앞 다카야마 노히버스센터 3번 승강장에서 직행버스(왕복 4,420엔)가 운행중에 있어 다카야마시를 거점으로 기후현 여행을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다. | www.hidatakayama.or.jp
문의전화 : 02-737-1122

 

 

  ▼ 유카타 차림으로 다카야마 전통거리를 산책하는 관광객.

118_26_150902_3.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