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Tour>

폼생폼사 동갑내기 부부의 감성자극 도쿄 여행
동경오감(東京五感)

박성윤 · 김남욱 지음 | 삼성출판사
정가 : 15,000원

디자인에 살고 디자인에 죽는 폼생폼사 동갑내기 부부가 안내하는 감성자극 도쿄 여행. 관광 가이드북에서 접하는 흔하디흔한 도쿄의 모습이 아닌, 구석구석 숨어 있는 도쿄의 보석을 도쿄통으로 불리는 부부가 개성 있는 안목으로 찾아냈다.
일본인이 서울 하면 명동, 남대문, 인사동을 마치 공식처럼 둘러보듯, 한국인은 도쿄 하면 신주쿠, 아사쿠사, 우에노를 대명사로 내세워 수박겉핥기식 관광을 한다. 도쿄를 소개하는 기존의 가이드북들도 이러한 관광 위주의 시점에서 쓰인 것이 대부분. 빡빡한 일정에 쫓기며 어느 가이드북에나 나와 있는 관광 명소를 찾아가 사진만 찍고 돌아와서는 도쿄도 별 볼일 없었다고 말하는 것이 우리의 여행 현실이 아닐까.
보편화되고 획일화된 여행에 질리기는 저자도 마찬가지. 때문에 ‘동경오감’에는 기존 가이드북에서는 볼 수 없는 진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도쿄의 모습을 보다 많은 이들에게 전하고 있다. 가족에게만, 친한 친구들에게만 특별히 알려줬던 그들만의 도쿄 비망록을 도쿄여행자들이 살짝 훔쳐 볼 수 있는 기회다.
도쿄의 알려지지 않은 뒷골목, 인테리어 숍과 디자이너스 호텔, 카페, 레스토랑, 온천, 유명 건축물과 개성 있는 볼거리, 그리고 도쿄에 대한 각종 가십거리 등 관광지로서의 도쿄가 아닌 일상이 펼쳐지는 생생한 도쿄의 모습을 현재 도쿄에서 살아가는 한국인의 감각적인 시선으로 펼쳐진다.
도쿄에서의 긴 생활 속에서 터득한 특별히 엄선된 27개의 지역과, 9개의 테마를 중심으로 구성된 만큼 평범한 코스는 이 책에 등장하지 않는다. 총 500여 개의 숍들이 등장하지만 그 어떤 가이드북에서도 본적 없는 생소하고 흥미로운 것들로 가득 차있다. 때문에 기존 가이드북에 익숙한 이들에게 있어 이 책은 낯설기까지 하다. 이제껏 한국에서 출판된 가이드북에서는 철저히 외면당한 아오야마에서부터 이 책이 시작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인의 관광 동선에 구애 받지 않고, 도쿄의 명소들을 도쿄사람의 입장에서 균형 있게 소개해 나간다. 그것도 깨알 같은 평면적인 정보가 아닌 입체적인 감성으로 말이다.
마리끌레르 메종의 에디터를 거쳐, 다양한 잡지들의 도쿄 통신원을 지내고 있는 박성윤과 ‘agape’ 도쿄 매니저 및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약 중인 김남욱은 그 화려한 경력답게 프로페셔널한 디자인 감각과 진중하면서도 재기 발랄한 시선으로 담긴 도쿄의 모습은 이 책의 진면목이 보이는 부분. 책에 등장하는 500여 개의 숍들은 오로지 그들의 부지런한 발품, 꼼꼼한 취재와 철저한 조사를 바탕으로 소개되고 있으며, 직접 찾아갈 수 있도록 책 말미에 따로 인덱스 페이지를 구성하여 주소와 전화번호, 홈페이지 주소 등을 수록했다. 또한 각 지역의 말미마다 본문 소개에서 미흡했던 추가 정보나 평소 친분 있는 숍 오너 이야기, 취재하면서 생긴 에피소드 등 갖가지 취재 뒷이야기를 담아 더욱 다양한 정보와 풍성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이들 부부의 맛깔 나는 글과 더불어 우리의 오감을 확실하게 자극하고 만족시켜주는 사진 또한 이 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이다. 숍의 전경과 다각도로 촬영한 내부에서부터 옷, 신발, 가방, 음반, 갖가지 디자인 소품들에 이르기까지 직접 가보지 않아도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생생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도쿄를 처음 여행하는 이에게는 낯설지만 도쿄가 슬슬 지루해지는 여행자에게 있어 ‘동경오감’은 오랜만의 단비를 전해줌에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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