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Tour>

한국남자와 일본여자가 찾아낸 도쿄 뒷골목 탐험
도쿄의 보물창고

노승국 · 요시이 마유코 지음 | 바이널
정가 : 15,000원

일본 자유여행의 1번지 도쿄. 너무나 친근하기 때문일까 도쿄에서 더 이상 신선한 것을 찾기 쉽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서점의 여행코너에 가득 꽂혀있는 여행서적을 뒤적여도 그 책이 그 책일 만큼 평준화되고 정형화되어 있는 것이 지금의 도쿄여행. 처음 가는 이에게는 새로움과 기대감이 큰 도시임에 분명하지만 2~3년이 지난 후 다시 찾은 도쿄에서는 변화와 새로움을 느끼기란 그리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우리들이 알고 있는 도쿄이야기는 너무나도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것들뿐이라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자유여행이라는 이름으로 도쿄를 즐기지만 하나같이 같은 코스에 같은 거리, 같은 쇼핑을 하고 돌아오는 것이 10년 전의 패키지여행과 다를 바 없을 정도다. 이런 걱정과 불안을 가진 예비여행자라면 ‘도쿄의 보물창고’라는 책에 시선을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
「도쿄의 보물창고」는 도쿄여행가이드북을 표방하고 있지만 가이드북에서 으레 등장하는 ‘도쿄타워’나 ‘요도바시 카메라’와 같은 정형화된 코스들은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 필수코스가 빠져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새로운 도쿄를 찾고 싶은 이들에게 있어 이러한 일탈은 기대감과 희망으로 다가온다.
책 표지의 ‘GUGI와 MAYU가 찾아낸 도쿄 뒷골목 탐험’이라는 문구에서 알 수 있듯이 도쿄의 보물창고는 저자들이 도쿄의 거리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감각적인 스포트를 소개하는 여행안내서이다. 책의 저자는 일본인 여성 MAYU(요시이 마유코)와 현재 도쿄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한국인 남성 GUGI(노승국). 두 저자 모두 일본 도쿄에서 오래도록 생활해온 만큼 관광지로서의 도쿄가 아닌 현재의 살아있는 도쿄와 만날 수 있는 장소를 풍성한 사진과 간결한 글로 표현해 낸다.
일반 관광서적에서는 물론 일본 내 잡지 등을 통해서도 소개되지 않은 감각적이고 스타일리시한 레스토랑, 카페, 상점들의 소개는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 소개되는 코스 역시 이 책의 개성을 그대로 표현해 낸다. 긴자, 카구라자카, 다이칸야마, 시모키타자와, 아자부 주반 등 13개 에이리어는 관광지로서 보다는 일본인들의 패션과 식도락, 쇼핑의 일번지로 칭해지는 곳들뿐이다.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긴자의 티&케이트숍인 ‘마리아쥬 프레르’의 소개나 오피스의 거리인 신바시에 자리한 120년 전통의 텐푸라전문식당 ‘텐구니’, 그리고 설치미술관을 연상시키듯 이채로운 인테리어로 도쿄 패션쇼핑의 중심인 다이칸야마에 자리한 패션숍인 ‘한지로 다이칸야마’ 등 보통의 여행가이드북에서는 절대 만나볼 수 없는 신선한 숍들이 가득 펼쳐진다.
도쿄의 곳곳을 파고든 탓에 한국인을 위한 도쿄가이드북이라고 하기보다는 일본인을 위한 가이드북이라는 평가가 더 어울릴 정도며, 도쿄에서 지금 생활하고 있는 이들이 보기에도 손색이 없을 만큼 매력적이기 까지 하다. 
숍과 레스토랑 등의 자세한 소개와 약도, 그리고 큼직한 시진들이 책을 읽는 재미와 더불어 가이브북으로서의 기능적 역할에도 충실해있다.
보편화된 도쿄를 기대하지 않고 도쿄에서 새로움을 찾으며 지금 살아있는 도쿄의 본 모습을 만나고픈 멋과 스타일을 아는 도쿄여행 마니아라면 이 책의 의미가 더욱 깊이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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