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Tour>눈, 기차, 온천! 한 가족의 일본 일주 여행기!

9박 10일 우리 가족 일본 여행

김형원 저 | 북노마드

여기 한 가족이 있다. 교사인 남편과 가족만 바라보고 사는 아내, 그리고 대학과 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평범한 가족의 모습이다. 평온하지만 뭔가 삶의 로망은 찾을 수 없다고 단정한 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 그저 가족의 행복을 위한다는 이름으로 하루하루 일상의 쳇바퀴를 굴리며 살아가는 모습은 바로 우리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가족은 달랐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걸 업으로 삼고 있는 아버지는 젊은 시절부터 실천해온 ‘여행 마니아’의 삶을 혼자 누려온 게 늘 미안했다. 언젠가 함께 가야지, 가야지 하면서도 마음과 달리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한 번 다녀오면 괜히 불안해지는 재정 문제도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어느 날, 자신보다 훌쩍 커버린 두 아이를 본 순간 더 이상 망설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스쳤다. 오직 남편과 두 아이만을 위해 청춘을 바친 아내의 얼굴에 환한 웃음을 선물로 주고 싶은 마음도 더욱 간절해졌다. 그건 바로 사랑이었다. 여행이 좋아서, 세상이 좋아서, 가족이 좋아서 선택한 사랑이었다. 그렇게 한 집안의 가장인 아버지는 ‘가족 여행’을 준비했다. 온 가족이 함께, 여행 초보자도 무리 없는, 아이들의 겨울방학을 이용해 갈 수 있는 곳! 그곳은 바로 일본이었다. 남쪽 규슈에서부터 북쪽 홋카이도에 이르는 일본 열도를 일주하는 여행을 계획한 것, 아니 실천하게 된 것이다.
이 책 <9박 10일 우리 가족 일본 여행>은 이처럼 어느 평범한 가족의 9박 10일간의 일본 일주 여행을 담은 책이다. 그동안의 여행서가 대부분 20~30대 젊은이들을 타깃으로 여행을 다녀온 감상 위주였다면, 이 책은 지금이라도 당장 온 가족이 일본으로 떠나도 좋을 만큼 ‘친절한 가족여행 길잡이’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
이 가족이 선택한 여행의 목적은 ‘가장 일본다운 체험 여행’을 하는 것. 이를 위해 이들은 가족회의를 통해 ‘눈, 기차, 온천’이라는 세 가지 테마로 낯선 곳에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하나하나 만들어갔다. 그래서일까. 책장을 넘기다보면, 이들의 여행을 몰래 훔쳐보다보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함께 누린 첫 가족 여행의 설렘과 흥분이 오롯이 담겨 있음을 실감한다.
<9박 10일 우리 가족 일본 여행>은 평소에는 지나치기 쉬운 가족 간의 사랑과 정을 다시 한 번 새겨보게 한다. 하루 여행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 각자 사용하고 걸어둔 4개의 수건을 통해 서로 모양은 다르지만 한자리에 모이니 어딘지 비슷한 가족의 모습을 발견하고 빙긋이 웃음 짓게 되고, 여행하는 내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감사함을 나누게 되고, 눈앞에 펼쳐진 홋카이도의 눈 세상 앞에서 같은 시간, 같은 공간을 소유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뭉클해지는 책이다. 일 년 365일 같은 집에서 살고는 있지만 각자의 일상으로 분주한 탓에 같은 공간에서 비가 오는 날, 눈이 내리는 날, 맑은 날, 흐린 날을 함께 누린 기억이 까마득한 우리에게 『9박 10일 우리 가족 일본 여행』은 일상에서 뚝 떨어져 나와 오롯이 가족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해준다. 아울러 9박 10일간의 여행 코스는 물론 일일 경비와 숙박, 음식과 교통 정보 등이 상세히 수록되어 있어 일본을 테마로 한 가족 여행의 친절한 길잡이로도 손색이 없다.
모두가 꿈꾸는, 하지만 그저 막연하게만 생각해온 가족 여행. 지금부터라도 이 책으로 먼저 경험하고, 멋지게 떠나보는 건 어떨까? 나를 낳아준 부모님을 모시고, 세상에서 가장 큰 기쁨을 안겨주는 내 자녀들과 함께 말이다.

ⓒ일본관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기사작성:2011. 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