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컹 덜컹 기차를 타고 만나는 색다른 일본
드로잉 일본 철도 여행

김혜원 글·그림 | 씨네21 
정가 18,500원

 

한국종합예술학교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하고 만화가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 김혜원이 JR패스만 가지고 떠난 2006년과 2007년 두 차례의 여행을 만화와 일러스트, 사진으로 담았다. 도쿄와 오사카, 온천여행으로만 알려진 일본의 새로운 모습이 책 <드로잉 일본 철도 여행>에 펼쳐진다.
예쁜 온천마을 유후인, 따끈따끈한 삿포로 라멘, ‘달려라 메로스’호를 타고 찾아가는 다자이 오사무의 생가, 노보리베쓰의 지옥온천, 야간열차에서 읽는 추리소설, 지구의 신비가 숨쉬는 활화산 아소, 느긋하게 즐기는 교토 산보, 골목골목 숨겨진 새로운 도쿄 만나기, 호화롭고 운치 있는 낭만열차 석양의 익스프레스호에서 보내는 하룻밤 등, <드로잉 일본 철도 여행>에는 다 셀 수 없는 일본 여행의 추억들이 담긴다.
저자가 이러한 여행이 가능했던 것은 모두 철도 덕분이다. 일본은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철도강국으로 꼽힌다. 홋카이도부터 규슈까지 총 연장 23,577km, 하루 운행 노선 25,000회, 신칸센부터 증기기관차, 작은 시골마을까지 구석구석 뻗은 선로까지 철도는 일본 대중교통의 정점에 자리한다.  
일본을 대표하는 철도회사인 JR뿐 아니라 지방마다 다양한 사철까지 늘어선다. 개중에는 지역의 문화를 대표하는 상징으로서 자리하는 철도들도 있다. <드로잉 일본 철도 여행> 또한 이러한 이야기꺼리에 시야를 가까이 한다.
다자이 오사무의 동명 소설을 통해 이름 붙여진 다자이의 고향 쓰가루행 ‘달려라 메로스’호가 그러하고 나쓰메 소세키의 고향 마쓰야마에서 만난 동명 소설에 등장했던 ‘봇짱’열차는 소설을 익히 읽은 이라면 감동이 남다르다.
기차여행 본연의 즐거움도 담긴다. 오사카에서 삿포로까지 1,500km에 달하는 구간을 21시간 동안 달리는 트와일라이트 익스프레스는 호화롭고 운치 있는 열차여행으로 일본인들에게도 선망의 대상으로, 낮 12시에 오사카역에서 출발해 다음날 오전 9시에 삿포로에 도착하여 어느 계절이건 남에서 북으로 이동하는 동안 기후의 변화를 체험할 수 있다며 철도여행의 즐거움을 찬양해 마지않는다.
여태껏 접해보지 못했던 열차 여행의 코스도 속속 드러낸다. “규슈의 구마모토에서 가고시마까지 가는 길엔 규슈오단도큐, 하야토노카제, 이사부로·신페이를 합친 ‘3단 콤보’ 열차가 있다. 신칸센을 타면 한 시간이면 가는 거리인데, 기차여행자를 위해 규슈의 아름다운 지역으로만 철로를 연결해 3가지 기차를 타보는 코스이다. ‘일본 3대 차창’ 중 하나라는 곳이 있을 만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특히 하야토노카제를 타고 사쿠라지마 섬을 지날 때는 바다에서 뛰어노는 돌고래도 볼 수 있다. 목적지로 가기 위한 방편이 아닌 기차여행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노선이다”(본문 중에서)라고 말이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저자답게 책의 구성미도 읽는 맛을 더한다. 낡은 필름카메라가 선사하는 따스한 사진에 더해, 직접 그려낸 간결한 일러스트는 신기하게도 사진 보다 더욱 생생하게 현장감을 전해준다. 
더불어, 기차역에서만 파는 도시락인 에키벤을 종류별로 모아 소개하는 에키벤 컬렉션, 오래된 미용실의 정취를 전하는 올드스쿨 미용실 컬렉션, 야간열차에서 읽을 만한 추리소설을 모아 소개하는 코너, 편의점에서 사 먹은 음식들을 품평한 편의점 컬렉션 등, 그림쟁이의 시선으로 담아낸 도시 곳곳에 숨겨진 아름다운 요소와 사소한 볼거리, 물건 소개도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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