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맛기행] 중국?! 일본?! 어느 나라 요리? ‘구마모토 타이피엔’
-메이지 시대에 일본 전래, 담백한 국물에 한국인 입에도 딱 

우리네 자장면이나 짬뽕이 중국에서 전래된 중화요리이긴 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요리인 것처럼 일본에도 이와 같은 위치에 있는 요리가 구마모토현의 타이피엔이다. 1900년 대를 전후로 중국의 화교를 통해 전래된 타이피엔은 중국 복건성의 향토요리로 삶은 오리알을 넣은 완탕스프 형태의 요리. 일본 구마모토에 전래되면서 오리알 대신 계란을 이용하고 갖은 야채와 해산물로 내린 육수에 고구마전분을 넣어 살짝 걸쭉하게 만들고 거기에 면을 넣어 먹는 방식으로, 우리네 맑은 국물의 굴짬뽕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중화요리를 일본 스타일로 어레인지하여 중국요리 특유의 느끼함이나 일본라멘의 강한 뒷맛이 없어 까다로운 입의 여행자라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다.
100여 년을 넘는 역사를 통해 이미 구마모토의 향토요리로 자리한만큼 구마모토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각별함도 타이피엔만의 매력이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구마모토시를 중심으로하는 구마모토 중부지역에 대중화되어 있어 구마모토시를 찾지 않으면 맛볼 수 없다. 다른 곳에서는 찾기 힘든 요리이지만 구마모토 시내 중화요리점의 대표 메뉴로 자리하고 있기에 마니악한 포지션이 더욱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스프에 들어가는 면은 하루사메(당면)로 반투명한 면발이 걸죽한 국물을 머금어 스프를 따로 먹지 않아도 담백한 타이피엔의 맛을 만끽할 수 있으며 칼로리가 낮은 점도 메리트다. 스프 안에 갖은 야채와 푸잠한 해산물도 일품이다. 
가격은 1천 엔 전후로, 시모도오리 등 시내 중심가 중화요리점을 통해 손쉽게 만나볼 수 있다.

ⓒ일본관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기사입력:200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