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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Tour>일본, 기차 그리고 여행

 

JR 패스로 떠난 33일간의 일본 기차 여행기

 

심청보 저 | 테라
정가 13,800원

 

“특별히 대단한 여행을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 일상이 조금 단조로웠고 틈만 나면 어디로든 떠나고 싶었다. 그러다 문득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일본으로 여행을 가기로 결정한 데에 어떤 대단한 이유는 없었다. 언제라도 마음 편히 떠날 수 있는 시간과 비용이 갖춰진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여권 하나만 들고 떠날 수 있는 곳이 일본이었다. 때문에 특별히 오랜 시간 동안 꼼꼼하게 계획 또한 세우지 않았다. 그저 만화책의 책장을 넘기듯 술렁술렁 다녀오고 싶었다. 어려운 철학이나 골치 아픈 현실의 고민들을 끌어들이지 않아도, 어떤 특별한 의미를 찾지 않아도 되는 즐겁고 유쾌한 여행이 하고 싶었다” (본문 중에서)
프리랜스 여행작가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작가는 어느 날 문득 바쁜 일상을 잠시 접어두고 후배와 함께 일본 기차 여행길에 오른다. 여행에 필요한 건 한 달이라는 시간과 JR패스, 최소한의 경비뿐이었다. 후쿠오카에서부터 삿포로까지, 무더웠던 여름날 무난한 일상을 훌훌 털어버리고 떠난 두 청춘이 겪은 33일간의 기차 여행 이야기를 이 책 <일본, 기차 그리고 여행>에 그대로 담아냈다.
혼슈, 홋카이도, 시코쿠, 규슈의 크게 4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일본을 여행하는 가장 좋은 교통수단은 다름아닌 기차. 일본의 기차는 초고속 신칸센부터 각 도시를 잇는 특급열차와 한 명의 기관사가 운전과 티켓검사를 겸하는 소도시의 원맨 열차, 각 지방의 특색을 살린 요괴 열차와 몇 백 년을 이어온 증기기관차, 좁은 골목을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노면 전차와 산악 지역을 운행하는 등산 열차까지 그 종류와 수만 해도 상상을 초월한다. 여기에 열차에서 맛보는 각양각색의 에키벤(각 역마다 판매하는 지역 명산 도시락)까지 더한다면 일본 기차 여행이 주는 즐거움은 끝이 없다.
신칸센 안에서 즐기는 호사스러운 낮잠과 연착되는 시골 보통 열차 안에서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가슴 태우는 밤. 지나침이나 부족함이 없는 솔직하고 담백한 여행의 시간들이야말로 일본 기차 여행이 주는 진정한 낭만이라고 저자는 기차여행의 매력을 찬양해마지 않는다.
도시마다 숨어 있는 이야기와 재미를 찾는 것 또한 일본 기차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이다. 다카마츠에서 맛본 쫄깃쫄깃한 사누키 우동과 게이샤를 찾아 헤매던 교토의 오래된 골목, 비오는 날 우에노 성에서 만난 정체불명의 닌자들과 가나자와 게스트하우스에서 보낸 불꽃놀이의 밤, 배고픔을 달래며 이세의 오카케 요코초에서 마신 토속 맥주와 무더운 여름 자전거를 타고 존 레논의 흔적을 따라간 가루이자와, 열광적인 아오모리의 네부타 마츠리와 홋카이도 비에이의 보라색 라벤더 밭, 료칸에서 즐긴 노천 온천과 삿포로에서 만끽한 오리지널 맥주와 라멘, 고혹적인 도쿄타워의 야경과 여행의 마지막 날 후쿠오카 이자카야에서 일본인 친구와 보낸 송별회까지. 화려한 대도시와 알려지지 않은 소도시에서 겪은 소소하면서도 재미있는 33일 동안의 이야기를 흥미로이 풀어 놓는다. 
더욱 즐거운 것은 <일본, 기차 그리고 여행>이 단순히 읽을거리에 그치는 것이 아닌, 일본 여행을 꿈꾸는 이들이 실제로 기차 여행을 할 수 있게 돕는 여행 가이드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다는 점이다. 부산에서 고속선을 타고 후쿠오카에 도착하여 삿포로, 도쿄를 지나 다시 후쿠오카로 돌아오기까지 여행 루트를 짜고 어디를 가야 할지, 무엇을 먹어야 할지, 유스호스텔, 게스트하우스, 료칸, 호텔 어디에서 자야 할지, 여행 경비는 얼마나 필요할지 등, 친절히도 독자를 챙긴다. 더불어, TRAVEL NOTE에는 각 도시에서 꼭 찾아봐야 하는 명소와 가는 방법, 요금 등의 정보는 물론 작가가 들려주는 풍부한 경험담까지 더해지니 일본 기차여행을 위한 매력적인 지침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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