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pr_paper_3289_0_1281429686.jpg

 

지하철로 찾아가는 숨은 도쿄 맛집
역에서 10분이면 찾을 수 있는 도쿄의 숨은 밥집이야기

 

최승욱 저 | 중앙북스

도쿄를 여행할 때 지레 겁을 먹기 쉬운 것이 바로 지하철 타기이다. 10여개가 넘는 노선들이 얽혀 마치 미로처럼 보이니, 목적지까지 지하철 갈아타고 도착하는 것만 해도 엄청난 미션을 수행하는 것 같다. 하지만, 막상 지하철을 타 본 여행객이라면 알 것이다. 주로 이용하는 노선은 몇 개로 한정되고, 갈아타기에 대한 두려움만 없애면, 웬만한 곳은 쉽게 찾아갈 수 있는 도시가 바로 도쿄라는 것을 말이다.
<숨은 도쿄맛집>은 바로 이 도쿄의 지하철만 타고 찾아갈 수 있는 맛집 75곳을 소개하고 있다. 모든 맛집이 지하철역에서 걸어서 1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며, 각 맛집마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을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어, 더욱 찾아가기 쉽게 설명한다.
저자는 열 살 때부터 유럽, 미국 등에서 어린 시절부터 유학을 하고 도쿄에서 4년간 산, 어찌 보면 집밥보다 객지 밥이 익숙한 청년이다. 그래서 얼큰하고 구수한 것만 찾는 토종 한국 입맛도, 여러 향신료가 어우러져야 만족하는 유럽 입맛도, 캐주얼한 인스턴트 푸드에 익숙한 미국 입맛도 아닌, 그야말로 잡식성이자, 편견 없는 입맛을 소유하고 있다. 게다가 요리학교로 유명한 핫토리영양전문학교에서 조리사 과정까지 수료해, ‘맛을 찾는 미각’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매일매일 일본 TV프로그램에서 쏟아져 나오는 맛집들과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 3개를 받은 레스토랑부터 번화가 뒤 숨은 뒷골목까지 샅샅이 뒤지며 먹어본 도쿄의 수많은 먹거리들, 저자는 그 무수한 맛집들 가운데서도 ‘가격대비 최고만족도’라는 기준으로 행복한 한끼를 선사하는 맛집들만 골랐다. 이 책에 소개된 음식점은 그가 4년간 먹은 ‘도쿄맛집 월드컵’에서 살아남은 승리의 맛집들인 셈이다. 
<숨은 도쿄맛집>에서 소개된 맛집들 중 가게 평수가 크다거나, 가이드북에 너무 많이 소개된 나머지 관광객들만 우르르 몰려가 기념사진을 찍어대는 관광식당은 없다. 대신, 일본어가 가능하다면 주인아저씨와 농담 따먹기도 할 수 있는 자그마하고 아늑한 맛집들이 즐비하다. 아무리 번화가더라도 한 골목만 들어가면 전통 방식을 고수하며 고유의 맛을 내는 맛집이 많은 도쿄의 외식업 문화 덕분이기도 하지만, 500엔 동전 하나를 내더라도 맛과 정성을 느낄 수 있는 집들을 최우선으로 골랐기 때문이다. 때문일까, 여는 맛집가이드북과 달리 이 책에는 가게의 훌륭한 인테리어 사진보다는 먹음직스러운 음식 사진이 가득하다. 음식을 보고 바로 “먹고 싶다”, “가고 싶다”는 느낌이 오는 곳, 그런 맛집들만이 <숨은 도쿄맛집>에 소개되는 영광을 누렸다. 
한국인의 한 끼 스타일에 맞춘 시점도 <숨은 도쿄맛집>을 읽는 즐거움이다. 한입이면 끝나는 얄궂은 샐러드나 이것이 정녕 메인 메뉴인가 싶을 정도로 소량만 내어지는 멋내기용 음식들은 아예 소개조차 없다. 반대로 여행자의 주린 배를 채우면서도 최고의 맛을 내는 것들이 군침을 돌게 한다. 바삭하고 두툼한 돈카츠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둥근 오므라이스 등, 푸짐하고 볼륨감 만점의 메뉴들은 보기만 해도 든든하다.
덤으로 소개한 군것질거리들도 감초 역할을 한다. 도쿄에서 가장 이름난 9곳의 단팥빵, 와플, 타코야끼 등이 소개되어 도쿄의 명물들을 놓치지 않고 즐길 수 있게 배려한다.
지역별, 장르별, 가격별로 너무나 다양한 식당이 존재하는 도쿄, 때문에 맛집을 찾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도쿄에서 이름있는 가이드북에 소개되어진 맛집들이 성에 차지 않는 이들이라면 <숨은 도쿄맛집>이 도쿄여행에서의 행복한 한 끼를 선사하는 좋은 안내자가 될 것이다.

 

ⓒ일본관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기사입력:2010. 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