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Tour> 재일교포 2.5세 노란구미 일행의 일본여행 오사카 고베 교토

김미정 · 정구미 지음 | 안그라픽스
정가 : 13,000원

일본여행을 하는 재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빼놓을 수 없는 재미는 단연 이국의 맛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절경의 경치를 보고 한국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멋진 경험을 했다하더라도 그 나라의 문화와 정서가 담긴 음식을 맛보지 못한다면 그 여행은 분명 실패한 여행이 됨이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외국인 여행자가 그 나라의 먹거리를 자세히 체험하는 것도 쉽지는 않은 일. 여행가이드북을 뒤적여 봐도 인터넷을 뒤져봐도 어디에 가면 맛있는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지 정확히 답해주는 곳은 찾기 힘들다.
이러한 고민에 쌓인 예비 일본여행자라면 ‘노란구미 일행의 일본여행 오사카·고베·교토’(이하 노란구미의 오사카·고베·교토)에 주목해 보는 것은 어떨까. 
재일교포 2.5세이자 만화가인 노란구미 정구미氏와 친구인 김미정氏의 일본여행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일본에서 나고 자란 현지인만이 알 수 있는 '감'으로 오사카, 고베, 교토의 독특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직접 찾아다니며 소개하는 현지인의 감각과 정보에 의한 오사카·고베·교토 여행가이드북이다. 
“우리도 현지인처럼 여행할 수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항상 머릿속을 따라다니지만 천편일률적으로 쓰여진 여행가이드북에 실증이 날대로 난 이들이라면 이 책은 더욱 반갑다. 기존의 많은 여행가이드북이 외부인의 시선으로 한정되어 그려질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가졌다면, 재일교포 정구미의 <오사카·고베·교토>는 한국인이면서도 일본에서 태어나 20여 년을 살면서 몸으로 익힌 경험을 토대로 만든 현지여행서이기 때문이다.
“전 한국 국적이고 지금 한국에서 살고 있지만 태어나서부터 22년 동안 일본에서 일본의 정서를 배우며 살아온 교포입니다. 여러분이 김치가 맛있는 시기를 알 수 있듯이 저도 일본 사람처럼 일본의 좋은 것들을 감으로 알 수 있습니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일본 현지에서 살아온 이 만의 감성으로 간사이의 중심도시인 오사카·고베·교토의 독특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직접 찾아 체험으로 기록했다.
책의 중심이 되는 것은 단연 일본의 먹거리.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여타의 가이드북에서는 소개받을 수 없는 개성적인 맛집들이 이 책 안에는 가득 들어차 있다. 관광객만 바글대는 관광지 일본이 아닌, ‘일본적인 삶’이 그대로 스며있는 현지 일본인들의 식도락과 여유를 그대로 만나볼 수 있다. 오사카 도톤보리에서 만나는 온갖 종류의 다코야키, 고베의 개성 있는 숍, 전통 교토 요리집 등 각 지역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아이템을 골라 직접 체험하고 전화번호, 약도 등을 꼼꼼하게 정리하여 친구처럼 솔직하고 재미나게 들려준다.
정보는 많지만 지루하고 공감하기 어려운 가이드북에 질린 이에게도 노란구미의 오사카·고베·교토는 더욱 즐거운 책이다. 편집에 있어서 저자의 직업인 만화가라는 개성을 한껏 살려 사진보다 생생한 일러스트가 만화책은 보는 듯 눈을 즐겁게 한다. 직접 손으로 그린 음식 일러스트는 사진보다 생생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훨씬 먹음직스럽게 입맛을 당기며, 중간중간 삽입된 일본이야기를 다룬 만화는 일본에 대한 보다 풍부한 이해를 돕는데 부족함이 없다. 텍스트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여행 정보를 이미지의 힘으로 재구성한 만큼 책의 흡입력은 읽는 동안 여행을 결심하게 할 만큼 흥미롭다.  
맛이 중심이 되지만 여행가이드북으로서의 본연의 목적에 있어서도 부족함이 없다. 특히 교토는 ‘교토 58년 토박이’인 저자의 아버지의 안내에 따라 산책코스를 짜서 걸어 다니며 여행할 수 있도록 소개하는 부문은 일본인의 정서가 그대로 담겨있는 코스로 타 가이드북에서는 절대 찾아볼 수 없는 매력이기도 하다.
단순 여행안내서이기에 앞서 일본을 알고 일본을 이해하려는 이들에게 있어서도 노란구미의 오사카·고베·교토는 흥미로운 읽을거리를 제공해줄 것이다.

ⓒ일본관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기사입력:2007.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