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Tour>

도쿄 싱글 여행자를 위한 소박한 한 끼
혼자라도 즐거운 도쿄 싱글 식탁

김신회 지음 | 넥서스BOOKS
정가 12,800원

최근 서점가엔 해외여행북 전성시대다. 해외여행이 침체기다 여행업계가 어렵다 말들이 많지만 매달 해외여행 카테고리로 등장하는 책들은 그런 업계의 호소도 푸념정도로 치부할 만큼 숨 가쁘게 쏟아져 나온다.
우리와 이웃한 일본, 특히 도쿄는 그러한 해외여행북 전성시대의 중심에 서있다. 작은 사진과 촘촘한 글씨가 가득한 식상한 가이드북 포맷은 이미 10년 전 이야기가 되었을 만큼 그 테마도 형식도, 작자도 각양각색이다.
도쿄의 카페만 돌아다니며 소개한 책이 있는가하면, 만화나 게임 등 매니악한 유저를 대상으로한 도쿄가이드북도 있다. 게다가 가이드본연의 목적을 상실(?)한 채 도쿄의 대표적인 관광지는 커녕 어떻게 여행해야하는지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고 작자의 이야기만 풀어놓는 반(半)에세이적인 책들도 있다. 바로 지금의 일본 도쿄를 즐기는 이들의 방식을 이러한 책들이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혼자라도 즐거운 도쿄 싱글 식탁>도 그런 규정된 여행가이드북에서 즐거운 일탈을 범한 책이다.
요약하자면 이 책은 ‘맛’를 테마로 도쿄이야기를 풀어낸다. 그것도 흔한 가족이나 친구도 아닌 홀로 도쿄를 여행하는 싱글을 위해서 말이다. 일본인들이 먹는 소박하고 간단한 한 그릇의 음식, 더불어 작자의 도쿄여행의 추억 어린 잔잔한 에피소드들과 함께 간편하고 저렴하게, 그리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도쿄의 음식들이 거대 레스토랑 도쿄 앞에서 머뭇거리는 이들에게 메뉴판이 되어준다.
일본여행에 나선다면 맛보고 싶은 음식 베스트3에 어김없이 들어가는 규동과 야끼소바를 시작으로, 큼지막한 튀김이 얹어진 텐동, 너무 예뻐 먹기 아까운 백화점 도시락, 처음이라면 조금은 용기가 필요한 오챠즈케, 그리고 혼자 먹기에 더욱 돋보이는 카페런치까지 페이지를 넘기고 있노라면 이미 마음은 도쿄 도심 한 복판 레스토랑 테이블 위에 자리해 있다.
먹거리만의 소개로도 즐거운데 그 음식에 얽힌 작자의 유쾌한 에피소드가 더해지니 스파이스가 곁들여진 음식마냥 즐거운 상상엔 가속도까지 더해진다. 방송작가 출신인 작자가 직접 찍고 고른 감각적인 음식사진과 도쿄를 바라보는 색다른 시선으로 추려낸 사진 또한 도쿄를 이야기하는 작자만의 또 다른 소통구가 된다.
누구나 가고 싶은 도쿄의 명소가 소개되진 않지만 ‘혼자라도 즐거운 도쿄 싱글 식탁’이 도쿄여행북으로서 가치가 있는 것은 실제 도쿄여행에서 이 책이 충분히 쓸 만하기 때문이다. “○○역에서 하차해서 도보 ××분”이라는 불친절한 가이드, 또는 어디 숨어 있는지 30분을 돌아도 찾기 어려운 레스토랑을 찾아 도쿄 숨바꼭질로 고생한 여행자라도 <혼자라도 즐거운 도쿄 싱글 식탁>과 함께라면 지도를 미워하고 약도와 친하지 않더라도 손쉽게 맛집을 찾아갈 수 있는 점은 초보 여행자는 물론, 도쿄를 다시 한 번 제대로 즐기고픈 도쿄여행 마니아에게 있어서도 즐거운 배려다. 더군다나 그런 도쿄의 ‘맛집’들이 혼자 도쿄를 찾은 이들이기에 느낄 수 있는 감성이라고 하니 이 어찌 흥미롭지 아니하겠는가.
음식과 함께 여성이라면 더욱 즐거운 각 카테고리 말미에 더해진 디저트 소개코너인 Tokyo Sweets나 여행에서 힘이 되는 식탁일본어 등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
여행의 추억에서 가장 큰 것이 ‘맛’이라 했다. 여행준비를 하며 코스와 짐꾸리기까지 마쳤지만 아직까지 무엇을 맛볼지 ‘맛’에 대한 여행준비를 하지 않은 이들이라면 <혼자라도 즐거운 도쿄 싱글 식탁>에서 도쿄에서 맛 볼 나만의 맛을 미리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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