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Tour>도쿄 미술관 산책 : 오전에 떠나서 오후에 즐기는
장윤선 저 | 시공아트

 

북투어83.jpg

 

인천공항이나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면 두 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도쿄. 이처럼 가까운 도시인데도 도쿄의 박물관과 미술관들은 영미나 유럽 도시들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으며, 관련 책들도 거의 출간되지 않았다. <도쿄 미술관 산책>은 일본 미술을 전공한 저자가 도쿄를 대표하는 박물관, 미술관, 문화시설 20여 곳을 선정하여 길 안내를 해 주는 예술 에세이다.
국립서양미술관, 도쿄 국립박물관, 국제어린이도서관, 국립신미술관, 도쿄 국립근대미술관과 같은 국공립 시설뿐 아니라 모리 미술관, 일본 민예관, 산토리 미술관, 스파이럴에 이르기까지, 도쿄에서 꼭 보아야 할 문화 공간들이 자세히 소개된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면서도 동시에 세계 유행을 선도하는 현대적인 도시 도쿄의 다양한 매력이 가득 담겨 있다. 또한 역사의 흔적과 최첨단 트렌드가 공존하는 도시인 만큼 예술적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볼거리들도 부지기수다. 그중에서도 놓치지 말아야 할 장소가 일본의 예술과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공간들, 바로 마술관들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도쿄 미술관 산책>은 지나칠 수 없는 가치를 가지고 있음에도 많은 이들이 눈치채지 못하고 지나치는 도쿄의 문화 공간들에 주목했다. 유럽 등의 여행에서는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미술관과 박물관들이 유독 일본여행의 카테고리에서는 소수 마니아들만의 코스로 전락해 있음을 안타까워하면서 말이다. 
도쿄의 매력은 각별하다. 많은 외국인들이 도쿄에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전통의 멋과 현대적인 감각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다는 점. 일본 문화의 근원을 살펴볼 수 있는 박물관부터 최신 예술 경향을 보여 주는 갤러리까지 다양한 도쿄의 모습은 결코 놓칠 수 없는 도쿄의 가치라고 저자는 힘주어 이야기한다.
벚꽃과 신사로 유명한 우에노 지역에서는 일본 최초의 공원, 박물관, 미술관, 예술대학, 백 년이나 된 도서관을 만날 수 있다. 도쿄 국립박물관에서는 약탈된 우리 문화를 목격할 수도 있다. 도쿄의 과거가 궁금하다면 에도 시대부터 현재까지 도쿄의 역사를 모형으로 보여 주는 에도 도쿄 박물관과 옛 건물들을 실물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에도 도쿄 건축박물관을, 우리의 과거가 궁금하다면 조선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일본 민예관도 추천코스다. 
세계적인 명소이자 환락적인 거리인 롯폰기에서는 초고층 롯폰기타워에 위치한 모리미술관과, 초대형 복합단지인 미드타운에 자리한 산토리미술관이 기다린다. 한 걸음 더 나아가면 패션 거리 아오야마의 스파이럴에서 예술과 생활의 결합한 색다른 공간과도 만날 수 있다. 
이 책에 실린 문화 공간들은 도쿄가 가진 예술적 명성이 훌륭한 예술가들과 그들을 키운 일본 문화에서 기인했음을 알려 준다. 국제적인 예술가 무라카미 다카시는 일본적 가치를 가르친 도쿄 예술대학의 수혜자였으며, 일본계 미국 조각가 이사무 노구치는 일본 전통의 등을 변형한 ‘아카리-Akari’로 주목받았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건물을 설계하고 진취적인 디자이너들이 운영하는 ‘21_21 디자인 사이트’는 일본 디자인의 힘을 증언해 준다.
하지만 저자가 더욱 강조하는 측면은 일반인들이 만들어 가는 문화의 중요성이다. 기모노 차림의 할머니부터 코스튬 플레이를 하는 젊은이들까지 다양한 세대를 볼 수 있는 박물관 풍경이 바로 도쿄의 명성을 낳은 문화라는 것이다. <도쿄 미술관 산책>은 일본의 문화시설과 그곳을 채우는 사람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 내면서 우리 문화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일본관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기사입력:2011. 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