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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작은, 더 깊은, 그리고 더 낭만적인 일본 소도시 여행”


일본은 생각보다 넓다. 구석구석 우리가 모르는 곳이 많다. 작고 오래된 맛과 멋을 잘 지켜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 곳. 그래서 일본의 작은 도시들로 여행을 떠나면 뜻하지 않았던 행복과 기쁨을 만끽하게 된다. 

맑고 투명한 일본 최대 호수 비와코에서 19세기 미국 분위기 물씬 나는 미시간 크루즈를 타고 호수 일주하고, 휴식과 힐링의 대명사인 벳푸 온천에서 7개의 지옥 온천을 순례하는 ‘벳푸 지고쿠 메구리’를 경험하고, 오래된 증기기관차를 차고 추억 속으로 떠나는 시마네현의 SL여행, 그리고 우동 버스를 타고 다양한 우동을 맛보는 카가와현의 우동 버스 투어 등, 그 어떤 비싸고 화려한 여행보다 오래 기억되는 오직 일본의 소도시에서만 누릴 수 있는 색다른 여행이다. 

저자의 소도시에 대한 신념은 단단하다. ‘작은 교토’라고 불리는 아키즈키는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내내 아름답다고 말하고 황홀한 벚꽃엔딩을 꿈꾼다면 쿠라시키 미관지구를 놓쳐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가 오래 머물렀고, 그가 만든 애니메이션 <벼랑 위의 포뇨>의 실제 무대가 되기도 했던 히로시마의 토모노우라, 그리고 NHK가 선정한 ‘21세기에 꼭 남기고 싶은 일본 풍경’에서 츄고쿠 지방 1위를 차지한 이와쿠니 킨타이쿄 등, “진짜는 소도시에 다 모여 있다”고 칭송한다. 

이런 저자 덕분에 <소소낭만, 일본 소도시 여행> 이 책 한 권이면 우리가 잘 모르는,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일본의 숨은 도시들을 구석구석 돌아볼 수 있다. 히메지에서 그 유명한 마츠리를 구경하고, 도쿠시마에서 삼바축제를 즐기고, 나루토 해협에서 거친 조류의 흐름으로 만들어지는 우즈시오(소용돌이)에 감탄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최근 일본여행의 큰 트렌드로 자리한 맛 여행의 최고급 정보도 이 책 속에 담겨있어 시선을 당긴다. 일본에서의 맛집 여행은 멀고 먼 길을 찾아가서 오래오래 줄서서 기다리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아야 겨우 맛을 볼 수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크고 화려한 식당들도 아니고 간판도 없고 새로 지은 건물도 아닌 허름한 집들이지만 품격과 자존심과 전통을 지켜오는 맛집들이 늘어서기에 저자는 “몇 시간 동안 차를 타고, 몇 시간 동안 줄을 서는 것쯤이 뭔 대수겠는가. 무슨 일이 있어도 죽기 전에 꼭 한번 먹어봐야 하는 맛이라면 기어코 먼 곳을 찾아가여 한다”고 등을 떠민다. 

문제는 이러한 맛집들을 쉽고 친절하게 알려주는 안내서가 없었다는 것. 블로그를 뒤지거나 알음알음 소문으로 찾았던 맛집들은 <소소낭만, 일본 소도시 여행>에서는 서일본 45곳에 띄엄띄엄 분포하고 있는 최고의 맛집들을 오밀조밀 한 권에 다 담아 놓았다. 

저자가 추천하는 맛들은 차원이 다르다. 요부코 아사이치라는 아침 시장에서는 요부코 명물인 오징어를 사용하여 만든 이까 버거(오징어 버거)라는 캐주얼한 맛에서부터 오픈한 지 200여 년이 넘은 두부 전문 음식점 카와시마 토후텐, 1931년에 오픈한 일본 쇼와 시대 초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돈부리 전문점 마츠오 쇼쿠도 등등, 지금까지 일본 여행서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던 귀한 맛집들이 늘어선다.  

“일본 전통의 맛집들은 단순히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한 게 아니다. 우동 한 그릇에도, 소바 한 그릇에도, 수백 번 수천 번의 손이 가고 땀을 흘린 대가다. 귀한 음식이다. 아무것 안 하고 우동 한 그릇만 먹고 와도 그 여행이 최고의 여행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저자는 찬사한다. 

‘그곳’을 찾아갈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도 책에 친절히 담겨있다. 에세이가 아닌 가이드북을 표방하는 <소소낭만, 일본 소도시 여행>은 책에 지도와 지도로 연결되는 QR코드를 삽입했다. 핸드폰으로 손쉽게 QR코드 앱을 다운받아서 읽으면 바로 구글 지도로 연결된다. 만약 자동차 렌트를 하게 된다면, 내비게이션에 입력할 수 있도록 맵코드까지 넣었다. 

일본의 지역별 가이드북은 많았다. 일본 소도시 여행을 담은 에세이도 다양하다. 하지만 그 소도시를 여행하기 위한 안내서는 이제까지 없었다. 소도시의 명소와 숨겨진 맛집, 그리고 변두리의 유명한 료칸들을 찾아가기 위한 정보들을 손에 쥐고 싶다면 <소소낭만, 일본 소도시 여행>이 좋은 길안내서가 될 법하다. 

| 우승민 저 / 꿈의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