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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가 아닌 일상의 시선으로 만나는 도쿄의 매력”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짐을 꾸려, 어깨에 메고 훌쩍 떠나는 시대다. 낯선 여행지를 돌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시야를 넓히며, 마음의 에너지를 힘껏 충전한다. 그러고 또다시 여행으로 채운 그 힘으로 반복되는 하루하루를 조금씩 버텨낸다. 이 일련의 여행 과정 중 여행자를 가장 설레게 하는 순간은 단연 여행지를 고르는 일. 여러 도시를 놓고 고민하다가 아무래도 가까워서, 친근해서 떠나게 되는 곳 중 하나가 도쿄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안다고’ 착각하기 쉬운 곳도 도쿄가 아닐까. 
『소소동경』은 그 ‘안다고’ 생각하기 쉬운 도쿄를 새로운 시선으로 그려낸다. 저자에게 도쿄는 교환 학생 시절부터 첫 직장 생활, 남편과의 첫 만남 등 삶의 소중한 순간을 오랫동안 함께해온 도시. 그래서 도쿄를 궁금해할 사람들에게 자신만이 해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저자인 정다원은 인스타그램 팔로워 3만 6천 명에 달하는 SNS 스타다. 저자는 한국을 떠나 12년 동안 호주, 일본, 싱가포르, 미국 등 낯선 도시로 사는 곳을 옮겼다. 그중에서도 그녀에게 도쿄는 모든 게 처음이라 낯설고 서툴렀던 도시였다. 그곳을 떠난 뒤에도 그리운 마음에 몇 번이고 다시 찾았고, 그러는 사이 이전엔 미처 보지 못했던 도쿄의 새로운 매력을 뒤늦게 발견했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찾은 도쿄를 떠나기 전, 저자는 자신이 좋아했던 곳에 들러 사진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사랑하는 도쿄의 모습을 가득 담기 시작했다. 이후 그 사진들을 자신의 SNS에 하나씩 올렸고, 수많은 팔로워들이 그녀가 소소한 일상에서 포착해낸 아름다운 사진에 공감을 표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소소동경』은 그 기록들을 모아 출간한 책이다. 특유의 청량하고 눈부신 감성은 흔히 알고 있는 도쿄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선사한다. 
-오후 5시, 장 보러 온 자전거 행렬로 북적이는 상점가, 이웃들과 한마음으로 즐기는 동네 축제, 찬물에 흐르는 소면을 건져 먹으며 달래는 더위…. 평범해 보이던 생활 속의 도쿄가 이렇게나 매력적이었다니.- 「서문」중
서문의 글처럼 시선을 압도할 만큼의 강렬함은 아니지만, 저자는 시간이 멈춘 듯 느긋한 풍경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일상에 짓눌린 무거운 마음도 잠시 쉬어갈 여유가 생기고 그것이 도쿄를 즐기는 또 다른 방식이 됨을 강조한다.  
책에는 시부야, 신주쿠, 아사쿠사 같은 누구나 찾는 흔한 명소들은 싣지 않았다. 『소소동경』이 아니더라도 여느 여행책에서 충분히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 대신 저자는 현지인들만 아는 비밀스러운 공간, 자신이 만난 도쿄 사람들의 모습을 오롯하게 전하려 했다. 그것이 이 책이 각별한 이유다. 
책에서 다룬 나폴리 피자로 느끼는 장인 정신, ‘심야식당’을 떠올리게 하는 단골집의 마스터, 몬자야키와 도쿄 사람들의 자부심, 동료들의 못 말리는 야구 사랑, 축제를 즐기는 형형색색 유카타 차림의 사람들,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和(와)’ 문화 등 쉬이 보지 못한 생생한 이야기는 자못 친근하면서 새롭다. 그간 흔하고, 뻔한 도쿄라고 치부했던 이들이라도, 이 책을 읽는다면 어느 순간, 도쿄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정다원 저 | 상상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