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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명물온천서 개성만점 온천 즐기고, 일본감성 볼거리 즐기고

가을이 매력적인 개성파 일본 온천 3

 

입추(立秋)를 지나자마자 한풍(寒風)이 여행자들의 등을 일본온천으로 떠민다. 일본에 흔하디 흔한 것이 온천이지만 일본 전국에는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않는 개성파 온천들이 가득하니 뻔한 온천이라는 염려는 미리 접어두어도 좋다.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의 지옥이라 불리우는 화산온천부터 도쿄에서 당일 코스로 찾을 수 있는 일본 3대 온천의 명품온천에 이르기까지, 가을이 제철인 개성만점 온천을 일본관광신문이 리포트했다.

| 김종규 기자 icc@japanp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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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홋카이도 태고의 자연에 감동, 노보리베츠온천

삿포로에서 특급열차로 1시간 여. 일본을 대표하는 온천천국, 노보리베츠(登別)가 자리하고 있다. 홋카이도에 많고 많은 온천중에서도 이방인들이 사랑해마지 않는 온천은 다름 아닌 노보리베츠온천. 온통 하얀 유황연기에 휩싸인, 흡사 지옥을 연상시키는 판타지가 홋카이도다운 신비스러움을 끌어내니 온천을 즐기려 찾았던 노보리베츠에서 이방인의 호기심이 폭주하는 까닭이다.

JR노보리베츠역에 내려 노보리베츠온천에 발을 들이자마자 환영인사를 건네는 것이 지독한 유황냄새. 온천마을을 껴안은 화산산은 아직도 숨을 쉬고 있는 탓에 유황온천이라는 천혜의 선물과 함께 메케한 유황의 향도 함께 건넨 탓이다.

온천 중 최고라 칭하는 유황천이니 온천을 즐기는 몸이 가장 호강한다. 하루 1만 톤에 육박하는 풍부한 온천수가 터져 나오고, 같은 노보리베츠온천이라해도 땅에 따라 효능과 효험이 다른 유황천, 식염천, 라듐성분으로 유명한 방사능천 등 11가지가 넘는 개성 넘치는 온천이 샘솟으니 타 온천관광지에서는 맛볼 수 없는 스케일에 먼저 신이 나고 그 유래 없는 온천수의 버라이어티함에 이미 홋카이도를 넘어 일본 제일의 온천이 된지 오래다.

문을 연 것은 최근(?)이다. 1858년에 처음 발견되어 1915년부터 개발이 시작되었으니 몇 천년동안 봉인되었던 화산의 온천수를 보고 흥분하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노보리베츠(登別)’라는 지명도 이야기꺼리다. 홋카이도 선주민족인 아이누족의 언어로 희고 뿌연 강또는 색이 짙은 강이라는 뜻인 누푸르페츠에서 왔다고 고서들은 전한다.

희고 뿌연 강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노보리베츠온천의 상징처럼 자리한 지고쿠다니(地獄谷:지옥계곡)’를 찾으면 답을 찾을 수 있다. 황회색 바위에서 화산가스가 분출되고 주변 일대를 지옥을 방불케 하는 강렬한 유황냄새가 코를 자극하는 지고쿠다니는 이전 화산분화로 생겨난 직경 450미터의 화구계곡을 배경으로 유황가스와 함께 1분당 약 3천 리터의 온천수가 끓어오르는 장관이 연출되는 흔치않은 구경꺼리. 온천은 못 즐겨도 지고쿠다니는 구경할 만큼 노보리베츠온천의 놓치기 아쉬운 볼거리다.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유황의 연기도 일품이다. 연기는 거대한 산과 하늘까지 하얗게 가리고 화구호는 부글거리며 끓어오르고 주위의 초목들은 형체도 없이 싸늘하니 사후의 지옥이 있다면 노보리베츠의 지고쿠다니와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지고쿠다니를 즐긴다면 가을이 최고다. 무채색의 지고쿠다니의 풍경 뒤로 붉은 단풍이 더해지니 사계절 중 유일하게 붉은 화장으로 치장한 지고쿠다니와 만날 수 있어 감흥이 남다르다.

지고쿠다니를 즐긴다면 화구를 둘러싸고 자리한 운치 있는 산책로가 있어 반갑다. 이름은 지옥이지만 이승에 있음을 안도하며 판타지로 즐기면 그뿐이고 부글부글 끓던 유황천은 온천수가 되어 운치 있는 노천탕으로 흘러 들어오니 즐겨야 할 온천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가 된다. 밤이면 경관조명까지 더해져 로맨틱한 감성까지 더하니 밤에도 필히 들려볼만하다.

온천료칸도 매력적이다. 고급스럽기 그지없는 호텔 마호로바를 비롯하여, 큰 온천탕이 자랑인 다이이치 타키모토칸, 리조트 스타일의 노보리베츠 만세이가쿠 등 10여 개 료칸이 그득하니 스타일대로 재미를 찾을 수 있다. | http://www.noboribetsu-spa.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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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마현]도쿄 가까이 자리한 일본 3대 온천, 구사츠온천

도쿄 우에노에서 아즈마선 철도를 타고 1시간 여를 달려, 다시 버스로 갈아타기를 30, 일본이 자랑하는 3대 온천인 구사츠온천(草津溫泉)이 모습을 드러낸다. 도쿄에서 발을 뗀지 1시간 반 만에 만날 수 있고, 그 대상이 일본 3대 온천이니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이 구사츠온천을 이른 말인 듯하다.

군마현은 일본 내에서도 유수의 온천관광지로서 최고의 명성을 떨치고 있는 곳이다. 군마현 내에만 약 70여 곳의 온천지가 자리하고, 용출량만으로도 전국 5위에 들 만큼 도쿄에 인접한 온천으로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풍부한 온천향내가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구사츠온천을 제일로 친다. 기후의 게로온천, 효고의 아리마온천과 더해 일본 3대 온천이라고까지 칭송된다. 우리네에 익숙한 온천천국인 벳부마저도 구사츠온천에겐 한 수 아래이고 과거 부러울 것 없이 일본의 천하를 쥐었던 무장 도요토미 히데요시 조차도 입욕을 그리워했다고 역사는 전한다.

구사츠온천에 발을 들이면 가장 먼저 시선을 자극하는 것이 마을을 가로지르며 자리한 유바다케(湯畑). 유바다케란 온천의 원수를 목재관 등을 통해 흘려보내며 온천의 유효성분인 유노하나를 채집하거나 각 온천여관으로 들어가는 온천수의 온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시설. 근대를 넘어 현대가 되었건만 시간이 멈춘 듯 예스러운 유바다케가 일본 3대 온천이라는 명성의 이유를 자연스레 읊어낸다.

긴 나무관을 따라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온천수의 장관을 만끽할 수 있어 구사츠온천을 대표하는 풍경으로 명물이 된지 오래다. 원천에서 솟아오른 뜨거운 온천수가 7개의 나무관을 따라 흐르고, 나무관을 타고 흐르는 동안 뜨거웠던 온천수가 입욕에 알맞은 온도로 맞추어지고, 이렇게 식혀진 온천수는 유바다케의 끝에 있는 공간에 모여져 각 온천여관에 그대로 흘러든다. 자연 그대로의 온천수가 모든 온천료칸에 들어가니 어떤 료칸을 찾더라도 최고의 구사츠 온천수를 즐길 수 있음에 여행객들은 구사츠를 찬양해마지 않는다.

온천에 왔으니 온천수 자랑이 빠질 수 있으랴. 구사츠온천의 온천수는 산성이 강한 흔치 않은 온천수. 강산성 명반유황천의 수질로 예로부터 마음의 병인 상사병 말고는 모두 고친다고까지 했다.

성분도 심상치 않다. 알루미늄으로 만든 일본 1엔짜리 동전을 구사츠의 온천탕에 담그면 1주일이면 흔적도 없이 녹인다. 강산성은 세균이나 잡균이 번식할 수 없을 정도이고 살균력도 뛰어나니 몸을 순결히 만드는데 구사츠의 온천물만큼 좋은 것이 없다. 때문일까, 단순히 온천여행이 아닌 치료목적으로 쿠사츠를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구사츠의 명물인 유모미(もみ)도 각별한 즐길거리다. 90도를 넘나드는 뜨거운 구사츠의 원천을 입욕하기 좋은 온도로 맞추기 위해 넓은 막대로 휘저으며 수온을 낮추는 구사츠 전통의 방법으로, 예와 변함없이 행하여지니 민속공연을 보듯 그 정취가 각별하다.

공연장도 있다. 구사츠온천 내의 인기시설인 네츠노유()에선 관람에 더해 직접 유모미 체험까지 할 수 있으니 구사츠에서의 입욕만큼이나 인기다. 즐거움은 역시나 흥겨움이다. 전통의 옷을 입은 여인네들이 널따란 나무판을 구령에 맞추어 노를 젓듯이 휘젓고 여기에 춤과 가락까지 더해진다. | www.kusatsu-onsen.ne.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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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현]세계유산의 땅에서 만나는 일본 3대 온천, 게로온천

게로온천(下呂溫泉)은 지금으로부터 1000년 전인 10세기 초에 처음 발견되었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일본을 대표하는 유서 깊은 온천관광지. 기후현 중앙 동부 게로시에 자리한 게로온천은 호적한 자연 속에 들어서 있는 대형 온천관광지로 그 규모에서 알 수 있듯이 약 47여개의 온천여관이 가득 들어차있는 대형 온천관광지이다. 특히, 온천마을을 가로지르는 히다가와강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온천마을이 형성되어 있어 온천은 물론 아름다운 자연의 정서를 느끼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나고야 도심으로부터 전철이나 버스로 2시간이내에 다다를 수 있을 만큼 교통도 편리하여 게로온천으로의 발길은 더욱 가볍다. JR 다카야마본선 게로역에 하차하면 바로 눈앞에 거대한 온천여관들이 펼쳐져 온천관광지에 왔음을 실감케 하며, 게로온천을 일본3대 명천이라고 칭하며 게로온천을 세상에 알린 에도시대 권력자이자 학자인 하야시 라잔의 거리동상이 분위기를 더해준다.

게로온천의 온천수질은 무색·무취의 알카리성단순천. 원천의 온도가 84도에 이를 만큼 구사츠온천, 아리마온천과 더불어 최고의 수질을 자랑한다. 온천을 가로지르는 히다가와강을 좌우로 미묘하게 온천수질도 상이하여 여행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어느 쪽 온천여관에 묵을까 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뜨리기도 한다.

각 온천여관의 풍미도 게로온천을 더욱 즐겁게 하는 요소다. 지극히 일본적인 다다미객실과 노천온천, 그리고 지역 최고급 특산품인 히다규(히다 소고기)를 이용한 샤브샤브가 곁들여진 가이세키요리 등 유유자적 온천과 여유를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으며, 초대형온천여관에서부터 소박한 분위기의 정감 넘치는 온천여관까지 규모와 가격별로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점도 다수의 온천여관이 자리한 게로온천만의 매력이기도 하다.

게로온천에서 숙소로 머물고 있는 온천여관의 온천만 즐기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온천마을 각지에는 숙소의 온천만큼이나 매력적인 공공온천, 노천온천이 자리한 만큼 게로의 온천거리를 둘러보며 게로온천 최고의 온천들을 순회해 보는 것도 게로온천여행의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히다가와 강변에 자리한 온천시설인 쿠어가든 노천온천(クアガ-デン露天風呂)’. 노천온천욕 외에 마사지를 겸한 폭포탕, 이곳의 명물인 나무통 속에 몸을 집어넣고 온천수증기로 피부를 달래는 스팀사우나 통찜질(하코무시:箱蒸) 등 이채로운 7개의 시설이 가득하여 건강과 미용에 신경 쓰는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1926년에 처음 문을 열어 클래식한 서양식 건축물이 개성적인 공동욕탕인 시라사기온천이나 공공욕탕으로서는 드물게 7개의 테마탕을 가진 사치노유도 당일여행객은 물론 온천여관에 숙박하고 있는 여행객이라도 욕심내볼 만큼 매력적이다. 입욕료는 300~350엔 선.

진정한 온천마니아라면 게로온천의 심벌로 칭해지는 노천온천인 훈센치(噴泉池)’를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강변 둔치를 따라 자리한 공공노천탕으로서 몸을 가릴 담장도 탈의실도 없지만 돌로 만들어진 훈센치에 입욕하기 위해 게로를 찾는다는 이가 있을 만큼 게로온천의 명물로 자리 잡고 있다. 24시간 무료로 개방되며 남녀혼욕이지만 수영복차림으로 입욕할 수 도 있어 즐기는데 큰 불편함은 없다. | www.gero-spa.or.jp

게로온천의 명물인 훈센치. 24시간 무료 개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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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

노보리베츠온천이 자리한 홋카이도까지는 대한항공과 이스타항공, 진에어의 3개 항공사가 신치토세공항(삿포로)까지 다수 취항한다. 삿포로에소 노보리베츠온천까지는 JR선을 이용 JR노보리베츠역에서 하차하면 되며 온천단지까지 버스 또는 택시를 이용하면 된다. 소요시간은 삿포로 출발 특급의 경우 80, 보통열차의 경우 140분 정도 소요된다.

군마현 구사츠온천은 도쿄 우에노역에서 출발하는 특급 구사츠호 철도를 이용해 나가노하라구사츠구치역에서 하차, JR연계버스로 갈아타 구사츠온천버스터미널에 하차하면 된다. 소요시간은 약 1시간 30~2시간 대. 우에노역에서 평일 2, 주말 및 공휴일 3회 운행중에 있어 찾기 편하다. 명물인 유모미는 온천시설인 네츠노유()’에서 쇼와 체험을 통해 즐길 수 있으며 현재 13(10·10시 반·11) 공연한다.

게로온천까지는 인천공항과 매일 정기편이 취항중인 주부국제공항(나고야)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나고야역에서는 JR다카야마본선을 타고 JR게로역에서 하차하면 된다. 소요시간은 약 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