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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섬 규슈 서쪽에 자리한다. 일본 최초의 해외무역항으로 문호를 개방했고 지금도 당시의 개항장의 정서를 전하는 이국스러움이 살아 숨 쉰다. 일본 속 네덜란드와 만나는 리조트 하우스텐보스가 그러하고, 개항장 차이나타운에서 탄생한 나가사키짬뽕과 일본 최초로 전래된 카스테라는 명물이 되어 반긴다. 이국 일본에서 만나는 또 다른 이국, 눈과 입이 즐거운 일본·나가사키현이다.
| 이상직 기자 news@japanpr.com 

나가사키현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이국적’이라는 단어가 가장 어울린다. 일본이 쇄국을 끊고 서구에 문을 연 땅인 만큼, 지금도 나가사키현 곳곳에는 당시의 역사를 전하는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네덜란드의 영향을 받은 거리풍경이나, 포르투갈의 영향을 받은 주택구조, 중국대륙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차이나타운 등, 이국 속에서 또 다른 이국을 느낄 수 있기에 나가사키로의 여행은 더욱 특별하다. 
이런 나가사키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바로 사세보에 위치하고 있는 리조트 테마파크인 하우스텐보스. 네덜란드어로 ‘숲의 집’이라는 뜻을 가진 리조트 테마파크로, 152㏊의 거대한 리조트 부지 가득히 네덜란드의 도시를 그대로 재현하는 꿈의 공간이 펼쳐진다.
메인게이트 초입에 자리한 캐널스테이션에서 출발하는 캐널크루징이 먼저 발길을 사로잡는다. 운하를 따라 천천히 풍경을 즐기고 있노라면 이내 내 자신이 일본에 있는 것인지, 네덜란드에 있는 것인지 유쾌한 착각이 시작되고, 튤립을 비롯해 봄꽃으로 만개한 절경까지 운하 위 선상에서 만날 수 있으니 흔치 않은 풍경에 사람들 입에선 감탄사가 연발한다.
하우스텐보스의 정 가운데 우뚝 솟은 전망대인 ‘돔 투른’도 지나치기 아쉽다. 네덜란드에서 가장 높은 교회 종탑을 재현한 높이 105m의 심볼타워로 멀리 오오무라 앞바다를 병풍처럼 끼고 펼쳐지는 하우스텐보스의 따스한 봄의 절경을 공중에서 독차지할 수 있다. 
몸을 해방시키는 스파체험도 각별하다. 일본에서 흔한 것이 온천이고 스파체험이라지만 하우스텐보스에서라면 이러한 스파에도 품격이 달라진다. 
한 차원 높은 스파를 즐길 수 있는 곳은 호텔 유럽을 지나 팰리스 하우스텐보스로 가는 길목에 자리한 ‘The Life Spa RIN’. 수영복을 입고 가족이나 연인, 친구와 함께 고급스런 온천 풀에서 스파 및 수영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일상의 피로로부터 몸을 치유하는 마사지까지 다양한 메뉴는 리조트 하우스텐보스에서의 시간을 더욱 윤택하게 한다. 
특히, 여성고객에게 인기 높은 마사지 코스가 인기로 전문 세라피스트에 의한 다양한 마사지 코스가 마련되어 조금은 사치스럽지만 한 번쯤은 체험해 보고픈 여성의 심리를 유혹해낸다. 요금은 코스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반사요법 코스(45분/5,000엔)나 laStone세라피 코스(45분/9,000엔), RIN 페이셜 60분 코스(12,000엔) 등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에 즐길 수 있어 한 차원 높은 리조트라이프를 즐기고픈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이왕 하우스텐보스를 즐긴다면 좁은 비즈니스호텔을 잠시 잊고 파크에서의 숙박을 함께하는 것이 아쉬움이 없다. 호텔유럽을 시작으로 호텔 암스테르담, 호텔 덴하그, 포레스트 빌라의 4종의 숙박시설이 마련되니 선택지도 다양하다. 더욱이 숙박자라면 폐장하는 밤 9시 반부터 파크가 문을 여는 다음날 아침 9시 까지 하우스텐보스 전체를 마치 내 집 정원처럼 독식할 수 있으니 연인과 함께 모두가 잠든 파크 내 공원벤치에서 사랑을 속삭여도 좋을 것이고 이른 아침 부두가나 운하길을 따라 아침산책을 즐기는 것도 하우스텐보스 숙박자만의 특권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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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 내 운하를 순환하는 캐널크루즈와 운하 가운데 우뚝 솟은 돔투른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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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다운 스파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The Life Spa RIN’. 

봄꽃 가득 ‘튤립축제’에 색다른 어트랙션 가득
봄의 하우스텐보스를 찾는다면 3월부터 시작되는 ‘튤립축제’가 있어 더욱 즐겁다. 역대 최대급 규모로 개최되는 만큼 축제의 이름에 ‘큰 대’자가 붙어 ‘大튤립축제’로 명명되었다. 일제히 개화하는 튤립의 수는 약 30만 송이. 지난 해 튤립축제 10만 송이의 3배 규모로 하우스텐보스 사상 최대 스케일로 튤립과 봄의 도래를 만끽할 수 있다.  
튤립의 명소들도 더욱 파워 업 되었다. 풍차를 배경으로 오색의 꽃의 융단이 펼쳐지는 킨델다이크 에이리어는 지난 해 튤립축제보다 1.5배 나 많은 튤립으로 채워졌고, 하우스텐보스 궁전은 화단과 정원을 비롯해 궁전 곳곳이 튤립으로 치장되어 말 그대로 꽃의 궁전으로 변신했다. 축제는 3월 17일부터 4월 8일까지 계속된다. 
튤립으로 가득한 하우스텐보스에서 만나는 개성적인 어트랙션도 이채롭다. 올해는 특히 각별하다. 개원 20주년을 기념해 새롭게 오픈한 ‘어드벤쳐파크’에 새 어트랙션인 ‘슈팅스타’와 ‘천공의 성’이 등장했다. 슈팅스타는 하우스텐보스 내 언덕 위에서 긴 와이어에 매달려 운하를 공중에서 활강하는 와이어로프 어트랙션. 와이어 로프에 매달려 하늘을 나는 유성처럼 발 아래로 운하와 30만 송이의 튤립의 장관을 스릴과 함께 즐길 수 있다. 
천공의 성은 9m 높이의 거대 스케일을 자랑하는 그물타기 어트랙션이다. 동네의 놀이터에서 봤을법한 작은 규모가 아닌 원목기둥을 이용해 높이 9m에 그물이 매달려 공중에서 그물 구름다리를 오고 가는 대모험과 함께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물론 한국에서도 인기 높은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세계와 만날 수 있는 특별한 행운도 하우스텐보스에서 기다린다. 항구와 면한 프리존에는 주인공들이 타고 다니는 해적선 사우전드 써니호를 직접 타고 바다를 즐기는 크루징을 비롯해, 원피스의 세계관을 그대로 살린 레스토랑과 일본 최대의 원피스 기념품점 등이 가득해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팬이라면 시선을 거두지 못할 볼거리들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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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 가득한 킨델다이크 에이리어. 개원 20주년을 기념해 30만 송이의 튤립이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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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으로 장식된 팰리스 하우스텐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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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전드써니호. 애니메이션 원피스 캐릭터들과 함께 바다 유람을 즐길 수 있다.    

나가사키현 명물 요리, “본고장 맛에 감탄”
나가사키현이 개항을 통해 서구와 일본이 처음 만난 땅인 만큼, 풍경은 물론이고 먹거리에 있어서도 개성적인 명물들이 가득하다. 
대표적인 것이 한국에서도 유명한 나가사키짬뽕. 나가사키 짬뽕(長崎ちゃんぽん)이 처음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메이지시대 중기. 당시 무역항이었던 나가사키에는 많은 중국인들이 방문하고 있었는데, 나가사키에 자리한 한 중화요리점이 이들을 위해 본토의 조리법과 나가사키만의 개성을 담아 만들어 낸 것이 시초로 전해진다. 
같은 이름을 가진 봉지라면 맛이 친근하겠지만 한국인 입맛에 맞춘 매운맛이 강조된 라면과 달리 나가사키에서 즐기는 원조 나가사키짬뽕은 매운맛이 전혀 없다. 돼지고기, 해산물, 야채 등 수 십종을 재료를 볶아내고, 돼지고기뼈와 닭뼈로 우려낸 담백한 뽀얀 국물 소재의 맛이 그대로 전해진다. 나가사키 전역에 나가사키 짬봉 전문점이 다수 자리하여 손쉽게 맛볼 수 있다. 나가사키의 차이나타운인 ‘나가사키 신치 중화가’에서는 보다 중국스타일에 가까운 짬뽕을 맛볼 수 있으니 원조 나가사키짬뽕의 다양한 스타일을 즐기고픈 이들이라면 기억해둘 정보다. 가격은 700엔~900엔 전후.
나가사키를 대표하는 명물과자인 ‘카스테라’도 인기다. 통칭 나가사키 카스테라로 불리우며 전국적인 유명세를 탈 만큼 인기도 만만치 않다. 나가사키에 카스테라가 전해진 것은 16세기의 일. 스페인과 포루투칼인으로부터 제조법이 전해진 이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본인의 입맛에 맞추어 제조방법을 바꾸어가며 에도시대에는 현재와 같은 카스테라의 원형이 만들어졌다고 전해지고 있다. 나가사키가 카스테라의 원조인 셈이다.  
나가사키 카스테라의 맛의 특징은 촉촉한 스폰지의 식감이다. 입안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으며 혀끝에서는 아주 약한 단맛이 전해져 우리가 흔히 먹는 카스테라와는 비교할 수 없는 부드러움을 선사해 여행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주된 단맛을 내는 원료로서 물엿을 사용하는 점도 나가사키 카스테라만의 특징이다. 
나가사키 지역 내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후쿠사야(福砂屋), 쇼유오우켄(松翁軒), 쇼우칸도우(匠寬堂) 등 전국적인 유명세를 떨치는 장인급 명과점도 다수 자리하고 있다. 가격은 점포의 급에 따라 상이하나 저렴한 제품의 경우 1,500엔 전후, 고급 선물용 카스테라의 경우 4,000엔 전후면 구입할 수 있다.    
하우스텐보스가 자리한 사세보의 명물인 ‘사세보버거’도 빼놓으면 아쉽다. 사세보에 햄버거가 전해진 것은 1950년 무렵. 미군이 나가사키에 주둔하면서 그 제조법을 전수받아 미군을 대상으로 팔던 것이 지금은 사세보 고유의 정서와 손맛이 더해져 미국음식이 아닌 ‘사세보 전통의 맛’으로서 자리했다.  
사세보에서 팔린다고 모두 사세보버거는 아니다. ‘사세보버거 인증제도’를 통해 역사와 전통, 독창성, 재료산지 등 일정의 기준을 통과해야만 비로소 사세보버거로서 자격이 주어진다. 상질의 100% 비프를 직접 갈아 두툼한 패티를 만들고 에그스크램블과 베이컨, 양상치를 더해 얼굴만한 큰 빵에 샌드된 버거는 한 입 베어 물면 패티에서 흘러나오는 육즙이 고급스런 스테이크를 먹는 듯 입을 호강시킨다. 사세보시내에는 총 20여 인증점포가 영업중에 있어 각양각색의 사세보버거를 맛볼 수 있다. 인증점포는 점포 입구에 호빵맨 캐릭터를 꼭 닮은 사세보버거 캐릭터인 버거보이가 그려져 있으니 이 인증마크를 확인하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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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짬뽕. 원조다운 담백한 국물맛이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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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물 사세보버거. 얼굴만큼 거대한 버거가 한 끼 식사로도 손색없다.  

<여행정보>
하우스텐보스(www.huistenbosch.co.jp)까지는 후쿠오카 하카타역에서 하우스텐보스까지 평일 1일 5회, 주말 1일 8회 왕복하는 특급열차 ‘하우스텐보스호’가 운행되어 편리하다. 파크 1일 입장권은 성인기준 3200엔이며, 입장에 더해 유료 어트랙션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자유이용권인 도쿠도쿠패스는 5700엔 판매된다. 나가사키현 여행에는 나가사키시(長崎市)와 사세보시(佐世保市)의 스마트폰용 앱 어플리케이션이 출시되어 유용하다. 상세한 관광정보에 더해, 할인쿠폰 및 규슈 전역의 교통안내 서비스, 음성지원형 일본어회화집 등 다양한 컨텐츠가 포함되며, 앱스토어 및 안드로이드마켓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할 수 있다. 

ⓒ일본관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기사작성:2012. 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