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맛기행>고치현編
고치(高知)가 전하는 가을 별미, ‘가츠오타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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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현은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꼽히는 시코쿠의 가장 아래에 자리한다. 절경의 대자연과 역사적 위인 사카모토 료마의 흔적이 가득해 시코쿠의 신흥 명소로 급부상중이다. 관광명소도 각별하지만 올 가을 고치현을 찾는다면 고치현 발상의 별미 ‘가츠오타타키’가 주인공이 된다. 가츠오 활어를 껍질 채 가볍게 불에 구워내어 활어회 특유의 식감과 농후한 향까지 담아내니 가츠오타타키를 맛보기 위한 목적만으로도 고치현의 찾을 가치는  충분하다.
| 이상직 기자 

고치현은 시코쿠지방의 가장 남쪽에 자리한다. 현의 북부에는 시코쿠산지가 늘어서 있으며, 남부는 ‘도사 만(灣)’이라고 불리우는 태평양을 바라보는 활 모양의 해안선에 둘러싸여 있다.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꼽히는 시코쿠에 자리하고, 더군다나 태평양을 마주한 긴 해안선을 가진 만큼 자연절경도 일품이다. 도사만을 따라 서쪽 끝에는 <아시즈리 곶>, 동쪽 끝에는 세계지질공원에도 지정된 <무로토 곶>에 더해 시코쿠 제일의 바다풍경으로 꼽히는 <가쓰라하마> 등, 빼어난 자연미에 혼슈에서 먼 발치에 있음에도 여전히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절경이 먼저 시선을 유혹하지만 가을의 고치현을 찾았다면 가을철 대표 미각부터 즐기는 것이 것이 순서다. 명물은 가츠오 타타키. 가츠오(鰹)는 우리말로 가다랑어라고 하는데, 고치현은 가츠오의 최대 산지이자 가츠오를 활용한 다채로운 요리가 있어 미식가들이 먼저 찾는 명소로도 유명세다. 
고치현에 있어 가츠오의 위치를 설명하는 말이 있다. 바로 “가츠오는 버릴 것 하나 없는 생선”이란 말이다. 신선한 활어회로도 즐기고, 살을 말려 갈아내면 시원한 국물을 내는 양념이자 일본요리에서 빠지지 않는 양념인 가츠오부시(가다랑어포)가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내장은 소금에 절여 슈토우(酒盗)라고 하는 귀한 젓갈로 만들어질 정도다.
그중에서도 대표격은 역시나 가츠오 타타키다. 가츠오의 순살을 잘라 껍질 채 불에 살짝 구워내 두툼하게 썰어 양념에 더해 먹는 요리로 가츠오 활어회의 테두리를 불에 살짝 익혀먹는 생선회의 일종이라고 생각하면 틀리지 않는다. 고치현에서 태어난 요리로 고치현의 옛 이름인 도사(土佐)를 넣어 ‘도사즈쿠리(土佐造り’라는 이름으로도 불리우는 고치현의 대표 미각이다. 
익숙한 활어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식감과 향이 단연 일품이다. 가츠오를 껍질 채 가볍게 불에 구워냄으로서 훈제와 비슷한 향을 살리고, 가열을 통해 생선살코기에 남은 여분의 수분을 감소시켜 활어회 특유의 식감을 상승시키니 크게 한 입 베어 문 가츠오타타키의 농후한 맛은 감탄사도 쉽사리 떠오르지 않을 만큼 감동적이다.   
매년 봄부터 겨울에 접어드는 11월까지가 어획기간인데, 특히 가을인 10월과 11월이 단연 제철로 꼽힌다. 산란기에 접어 들기 전 살이 오를대로 올라 맛은 물론 식감도 1년 중 가장 각별하여 미식가들은 가을의 가츠오타타키만 고집할 정도다. 
가츠오타타키를 즐긴다면 요리의 기원을 알아두는 것도 재미다.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지만 설은 여러 가지다. 하나는 어부들의 간식에서 시작되었다는 설이다. 가츠오부시(가다랑어포)를 만들고 남은 고기를 껍질 채 꼬치에 끼워 구워먹던 것이 지금의 가츠오타타기로 발전했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하나는 에도시대 당시 지금의 고치현인 도사(土佐)의 번주(藩主:영주)인 야마우치 카츠토요(山内一豊)가 마을에 식중독이 유행하자 식중독 예방 차원에서 가츠오의 활어회를 금지시켰고, 이에 마을사람들이 번주의 눈을 피해 가츠오의 활어회를 숯불에 살짝 구워 구운 생선처럼 보이게 한 후 즐겼던 것이 풍미와 식감이 좋아 고유의 요리로 발전했다는 설도 전해진다. 
이름의 유래도 알아두면 유용하다. ‘타타키’란 일본어로 ‘두두리다’라는 뜻인데 조리과정을 보면 타타키란 이름이 붙은 이유를 알 수 있다. 신선한 가츠오의 순살을 통째로 잘라내어 껍질 채 가볍에 불에 그을리고 차가운 물에 담가 식히고, 다시 물기를 가볍게 제거하고 마늘과 파, 산초잎 등의 고명에 절이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때 손으로 가츠오를 두들기기에 ‘가츠오를 두드려서 먹는다’는 뜻의 ‘가츠오타타키’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고치현 어디서든 맛볼 수 있는 요리이지만 같은 고치현이라도 지역별로 그 맛이 또 다르다. 고치현 동부에서는 식초, 설탕, 간장을 배합한 삼배초(三杯酢)를 간장 삼아 찍어 먹고, 고치현 중앙부에서는 간장에 생강을 갈아 넣어 즐긴다. 고치현을 찾아 가츠오타타키를 즐기지않았다면 고치현을 즐겼다고 말할 수 없으니 고치현 여행에 나섰다면 필히 가츠오타타키를 맛볼 일이다. 
고치현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타타키이지만 고치시 중심가에 자리한 <히로메시장>이 관광객에게 인기다. 히로메 시장은 일식ㆍ양식ㆍ중식 등 다양한 음식점 약 40점포와 선물가게 및 옷가게 등의 판매점 약 20점포가 함께 집결해 있는 거대한 포장마차촌. 저녁 무렵이면 자리를 가득 메운 인파와 술렁이는 열기로 시끌벅적한 고치의 저녁풍경을 연출하는 곳으로, 히로메 전용 쿠폰을 구입한 후 마음에 드는 점포에서 좋아하는 요리를 주문하여, 아무데고 마음에 드는 자리에서 가츠오타타키를 비롯해 고치지방의 향토음식의 맛을 마음껏 즐길 수 있으니 필히 코스에 넣어봄직 하다.

<여행정보>
고치현까지는 한국발 직항편이 없어 인천공항 직항편이 취항중인 가가와현 다카마츠공항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다카마츠공항에서는 리무진버스를 이용해 JR다카마츠역까지 이동 후 JR철도 특급 시만토에 탑승(약 2시간 10분) JR고치역에서 하차하면 된다. 고치현의 다양한 여행정보는 고치현 공식 관광사이트(www.attaka.or.jp)를 통해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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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1)▲가츠오 조업 모습. 잇폰즈리(一本釣り)로 불리우는 외줄낚시로 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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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2)▲조리중인 타타키. 볏짚을 태워 표면을 살짝 익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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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3)▲타타키를 비롯한 가츠오 별미를 맛볼 수 있는 히로메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