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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남쪽바다를 360도 대파노라마로 만나는 힐링 트레일”

벳푸·유후인으로 잘 알려져 있는 규슈 동남부에 자리한 사이키시(佐伯市)는 규슈 내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가진 인구 7만의 도시. 명물은 끝없는 수평선의 장관이 일품인 푸른 바다의 절경이지만, 오는 3월 명품 트레일코스로 인기가 각별한 규슈올레의 새로운 코스가 오픈하며 더욱 큰 즐거움을 준비중이다. 규슈올레의 총 21개 코스에 당당히 이름은 올린 코스의 이름은 ‘사이키·오뉴지마 코스’. 오는 3월 10일 공식 코스를 오픈하고 규슈를 찾는 많은 한국인관광객을 맞이할 예정인 코스를 한 발 앞서 일본관광신문이 찾았다. 
| 가토 유카리 기자

오이타현 사이키시까지의 여정은 더없이 편리하고 폭넓다. 인천공항을 출발하는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대한항공의 3개 항공사가 쉼 없이 오이타현 공항까지 정기편을 취항중에 있고, 공항에서는 리무진버스를 이용해 약 2시간 여면 여행의 무대인 사이키시에 발을 디딜 수 있다. 오이타현의 관광중심지로 자리한 벳푸에서도 가깝다. JR닛포혼센(日豊本線)의 전철을 타고 약 1시간 반이면 차창 밖 일본의 시골정서 가득한 풍경과 개방감 가득한 바다의 절경이 이어지는 사이키와 조우할 수 있다. 
새롭게 문을 여는 규슈올레 ‘사이키·오뉴지마 코스(さいき・大入島コース)’는 섬을 무대로 코스가 구성되어 배를 타고 들어가는 독특한 로케이션이 가장 큰 특징이자 매력이다. 코스의 무대인 오뉴지마섬은 인구 약 700명 정도의 작은 섬으로, 동방정벌 도중 마실 물을 찾아 오뉴지마섬에 들린 신무천황을 섬사람들이 떠나보내며 항해의 안전을 기도하며 횃불을 태운 전설에 기인한 ‘오뉴지마 톤도 불축제(大入島トンド火まつり)’가 매년 1월 개최되며 ‘신의 우물전설’이 전해지는 신비로운 섬이다. 
작은 섬이지만 관광지이기에 교통여건은 더없이 좋다. JR사이키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사이키항구가 자리하고 섬까지는 ‘마린버스’라는 이름의 소형 여객선이 상시 운행하여 단 10분이면 오뉴지마섬에 발을 디딜 수 있다. 요금도 편도 200엔으로 지갑 걱정도 던다.
섬으로 향하는 8분 여 의 짧은 여정도 꽤나 즐겁다. 지하철의자처럼 마주보는 선내의 긴 의자에 자유롭게 앉아 큰 차창 밖으로 바다풍경을 즐길 수 도 있고, 측면 갑판으로 나오면 시원한 바닷바람을 생으로 맞으며 시리도록 새파란 수평선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어 기분만은 고급 크루즈 못지않게 호사스럽다. 
규슈올레의 코스로 문을 연 사이키·오뉴지마 코스의 정서도 재미있다. 코스는 옛날 오뉴지마섬의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의 통학로였다. 길은 약 3시간의 10.5km의 트레일코스로 변모했지만, 지금도 수십 여 년 전과 다름없는 풍경으로 섬사람들의 삶이 그대로 서려있다. 
“길을 걷다보면 폐교가 된 학교와 운동장이 그대로 남아 있고, 중학교 부근에는 오뉴지마섬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신호기가 지금도 황색점멸신호를 내고 있어 섬마을만의 독특한 정서와 여운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가이드를 맡은 사이키시 관광과의 시테씨의 설명이다. 

오뉴지마 식채관에서 출발, 산과 바다절경 모두 만끽
오뉴지마섬에 도착하여 제일 먼저 조우하는 명소는 ‘오뉴지마 식채관(大入島食彩館)’. 식당을 겸해 오뉴지마의 특산품을 판매하는 장소로, 규슈올레 사이키·오뉴지마 코스의 출발점이자 중간 휴식처다. 사이키·오뉴지마 코스는 섬 중앙부에 자리한 오뉴지마 식채관에서 출발해, 섬 북부를 한 바퀴 돌아 나와 다시 오뉴지마 식채관을 거쳐 섬의 남부를 가로지르는 숫자 ‘8’자 형태의 유니크한 코스 형태다. 흔히 규슈올레의 경우 코스 도중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도시락을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사이키·오뉴지마 코스에서라면 오뉴지마 식채관이 자리해 식사는 물론 코스 도중의 휴식의 공간을 제공하는 점도 코스의 특색이다. 
식사메뉴도 매력적이다. 매일매일 메뉴가 바뀌는 정식을 비롯해, 사이키의 명물인 고마다시우동을 점심메뉴로 즐길 수 있다. 정식이 특히 호화롭다. 사이키의 바다에서만 잡히는 신선한 생선회와 튀김, 국, 디저트에 커피까지 포함되는 꽉 찬 볼륨의 한 끼를 단 돈 600엔에 즐길 수 있으니 규슈올레 사상 최고의 한 끼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코스는 스타트 지점인 식채관을 뒤로 바다와 면한 길을 따라 이어진다. 바다절경의 장관이 한 참을 이어지고 섬의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사이키·오뉴지마 코스의 첫 번째 명소인 후나가쿠시(舟隠)가 모습을 드러낸다. 더없이 투명한 바다가 눈앞에 펼쳐지고, 좁다란 돌다리를 건널 때면 다리 아래 바다의 아래까지 선명하게 펼쳐져 마치 스노클링이라도 하는 듯 청정한 오뉴지마의 바다 속을 탐할 수 있다. 
후나가쿠시의 바다 절경을 뒤로하고 접어드는 산을 오르는 코스는 산나물인 고사리와 버섯을 발견하는 소소한 즐거움까지 주어 규슈올레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산간코스에서는 급한 오르막도 있지만 숲 사이로 바다를 조망하는 명소들이 곳곳에 자리해 산간코스이면서도 바다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탐할 수 있어 이채롭다. 이뿐만이 아니다. 산 안쪽으로 들어가면 상쾌한 공기와 청량감을 더해주는 때 이른 봄바람까지 여행자들을 맞이하니 마이너스이온 가득한 코스에서 대자연의 건강케어까지 챙길 수 있다.
올레의 본산인 제주도의 특산품으로도 유명한 한라봉과 같은 과인 데코폰 가득한 농장도 시선을 당긴다. 수확에 여념이 없는 주인장에게 한국어로 인사를 건네자 데코폰 몇 개를 가져가라고 손을 내민다. 극구 사양하는 손을 마다하고 쥐어준 데코폰 서 너 개가 오뉴지마섬의 가득한 인정을 대신 부연해주니 이 또한 올레만의 감성이자 감동이 된다.  
잠시 지나치는 코스이지만 전반코스 중간지점에 자리한 신사인 카모샤(賀茂社)와 오뉴지마섬의 명산인 텐코산(天向山)도 볼거리다. 카모샤는 가을이면 은행나무가 가득해 경내를 온통 노랑으로 장식해 산중의 볼거리를 더해주고, 텐코산은 바다의 경치를 통나무를 잘라 손수 만든 벤치에 앉아 만끽할 수 있으니 이 역시 기억해둘 포인트다. 
산 아래로 발길을 계속하여 옮기면 깊은 청색의 바다가 이어진 시라하마해안(白浜海岸)이 반긴다. 시라하마해안은 그리 깊지 않은 해안으로 밀물과 썰물의 차가 가장 큰 대조기때에는 바닷게가 잡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수 년 전 해수욕장으로 지정되어 진청색의 바다를 즐기는 것은 물론 여름시즌 한가로운 해수욕까지 즐길 수 있으니 올 여름 오뉴지마섬을 찾을 이들이라면 수영복도 함께 챙겨볼 일이다. 
시라하마해안을 지나치면 거대한 동굴과 같은 터널을 통과해 중학교와 우체국 앞을 지나면 후반부 코스의 분기점이자 스타트지점이었던 식채관으로 돌아온다. 전반부 코스를 모두 돌아보는 시간은 약 2시간 정도. 출출해진 배를 신선한 생선회 가득한 정식으로 채우고 나면 천국이 따로 없다. 

토오미야마산 정상 대파노라마 장관, 4월 왕벚꽃도 만개
사이키·오뉴지마 코스의 후반부는 두 개의 코스로 나뉘어 즐거움도 두 배다. 코스는 쿠보우라(久保浦)~토오미야마(遠見山) 구간의 A코스와 쿠보우라~슈고우라(守護浦) 간의 B코스 2곳으로 나뉜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매력적이지만 이번 여정에서는 오뉴지마섬에서 가장 높은 표고 193.5m의 토오미야마산(遠見山) 정상을 향하는 A코스로 향했다. 
오뉴지마섬의 가장 남쪽으로 향하는 A코스는 오뉴지마코스 내에서도 상급코스로 불리우지만 그 만큼 정취도 각별하다. 동백꽃이 피고, 일대가 대나무의 숲에 둘러싸인 산길이 자리하는 등, 일본적 정취까지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발한지 30분 여를 걸으면 명산 토오미야마산 정상에 다다른다. 정상은 넓은 공간이 마련되는데, 역시나 조망이 각별하다.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은 감탄사를 부른다. 사방을 바다와 하늘이 감싸고, 시선을 가까이 가져가면 사이키시내의 전경이, 멀리 가져가면 바다 건너 시코쿠까지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 토오미야마산 정상에 오른다면 사이키시가 자리한 규슈에 더해 멀리 시코쿠까지 경험할 수 있는 셈이다. 
내달 4월이면 봄의 명물인 왕벚꽃이 만개해 오뉴지마섬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벚꽃놀이까지 덤으로 즐길 수 있다. 정상부의 명물인 그네도 포인트다. 왕벚나무 근처에 그네가 마련되어 있으니 오뉴지마섬의 가장 높은 곳에서 발아래 바다를 향해 발을 굴러 그네를 뛸 수 있으니 잠시 동심으로 돌아가는 경험도 각별하기 그지없다. 
산 정상부에서 절경의 풍경을 만난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종점인 선착장으로 향한다. 종점인 이시마항으로 가는 길에서 만나는 풍경은 코스의 백미로 손색이 없다. 감귤과 데코폰 농원이 연이어 이어지는 바다에 반사된 빛이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며 반사되어 코스의 종반부까지 이어진다. 
사이키·오뉴지마 코스는 코스의 구성상 섬에 입도하는 선착장과 출도하는 선착장이 다르다. 입도시에는 중소형의 여객선인 마린버스를 이용해 섬 중앙부의 호리키리(掘切) 선착장에서 내리고 코스를 끝내고나서는 섬의 가장 남쪽에 자리한 이시마항(石間港)에서 대형여객선인 오뉴지마관광페리를 타고 사이키항으로 돌아온다. 
오뉴지마관광페리 승선장 앞의 예스러운 정취도 즐길거리다. 반백년은 훌쩍 넘겼을 매점건물에 더해 어린 시절 만났던 뽑기기계와 막과자들이 늘어서는 일본다운 시골정서에 입꼬리가 자연스레 올라간다. 사이키항으로 돌아오는 승선권은 성인 150엔. 오뉴지마섬에 입도하는 마린버스보다 50엔 저렴하다.  
규슈올레 사이키·오뉴지마 코스를 끝냈다고 해서 사이키여행이 끝이라고 생각해선 섭섭하다. 사이키항의 명소로 항구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명물수산시장이자 관광명소로도 유명한 ‘사이키 바다시장(さいき海の市場)’이 자리해 시장다운 저렴한 가격으로 사이키의 명물을 맛보고 쇼핑까지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시장에서는 사이키시의 명물로 흰살생선의 살과 참깨, 간장을 섞어 만든 양념장을 넣어 만든 면요리인 ‘고마다시우동(ごまだしうどん)’을 비롯하여, 규슈 제일을 자랑하는 어항인 분고수도(豊後水道) 사이키의 초밥과 건어물, 감주를 비롯해 기념품으로 인기인 과자류의 풍성한 라인업과 만날 수 있다. 호텔에서 즐길 저녁 술상의 안주를 겸해 초밥과 모듬회를 포장해가는 방법도 있으니 염가에 각별한 한 끼를 기대하는 이들이라면 필히 코스에 넣어둘만하다. 

<여행정보>
규슈올레 사이키·오뉴지마 코스는 오는 3월 10일 공식 코스를 오픈한다. 숙박은 JR사이키역 주변에 1박 조식포함 6천엔 선의 비즈니스호텔이 다수 자리해 편리하며, 역 주변으로 24시간 마트인 ‘맥스밸류’와 선술집, 식당가 등이 있어 불편 없이 여행할 수 있다. 올레 코스인 오뉴지마섬 내 숙박도 가능하여 스타트지점인 식채관 인근에 마린하우스 아마나츠칸(海人夏館)이 자리해 단체 및 가족단위 숙박에 최적이다. 섬 내 숙박자를 위해 사이클링, 낚시, 명물인 고마다시 만들기 체험 등의 액티비티 및 체험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 http://saiki-kankou.com 
●취재협조 : 사이키시 지역진흥부 관광과 +81-977-22-3942(일본어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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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1)▲사이키항에서 오뉴지마섬으로 향하는 마린버스 여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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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2)▲좁다란 돌다리가 인상적인 후나가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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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3)▲반갑게 섬의 특산품인 한라봉을 건네는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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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4)▲식채관에서 맛볼 수 있는 매일 찬이 바뀌는 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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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5)▲도오미야마산 정상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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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6)▲사이키항 쇼핑코스인 바다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