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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서울 하늘길로 새롭게 열린 혼슈 남단의 신세계”

‘낯설음’이라는 키워드만큼이나 여행자를 자극하는 단어가 또 있을까. 여행자들은 항상 낯설음을 통해 새로움을 찾는다. 혼슈 남단 야마구치현에 자리한 우베시가 딱 그렇다. 야마구치현의 첫 하늘길인 야마구치 우베공항이 자리하니 한 달음에 찾을 수 있고, 예술과 자연이 결합한 독특한 감성의 볼거리들과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야마구치현 곳곳의 명소까지 더불어 탐할 수 있으니, 색다른 감성의 일본을 찾고자하는 여행자들의 발길이 우베로 향하는 까닭이다. 
| 이상직 기자

일본의 본토에 해당하는 혼슈 최남단에 위치한 야마구치현. 현의 남쪽으로는 칸몬해협을 경계로 바다 건너 익숙한 명소 규슈 후쿠오카현과 마주하고 현의 북쪽으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명성이 자자한 히로시마현과 이웃한다. 위 아래로 유명세인 관광지가 위치한 탓일까. 그동안 좀처럼 여행자의 발길을 붙잡지 못한 곳이 야마구치현이었다. 
하지만 이제 야마구치현도 방관자가 아니다. 지난 해 11월 말, 아시아나항공 계열의 저비용항공사인 에어서울이 인천공항과 야마구치 우베공항 간 직항편에 본격 취항하며 야마구치현 최초의 하늘길을 열며 2017년도 가장 주목할 목적지로 화제를 모으고 있으니 말이다.
단연 야마구치 우베공항이 위치한 관문 우베시가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있다. 야마구치현 우베시(宇部市)는 현 서부의 거점도시로, 야마구치현 내 시모노세키시, 야마구치시에 뒤이어 3번째로 큰 인구 약 17만 명의 도시다. 관문 야마구치 우베공항에서 우베시 중심가까지도 한 달음이다. 공항에서 시영버스를 이용해 단 15분이면 우베관광의 거점인 우베신카와역에 닿을 수 있으니 우베여행의 기다림도 필요 없다. 

자연과 아트 품은 토키와공원, “하루가 부족하네”
우베에서 가장 먼저 여행자를 반기는 명소는 단연 토키와공원(ときわ公園|www.tokiwapark.jp)이다. 우베신카와역에서 노선버스를 이용해 약 15분 정도면 찾을 수 있는 토키와공원은 거대한 토키와호수를 중심으로 조성된 종합도시공원으로 우베시는 물론 야마구치현의 대표적인 명소로 손꼽힌다. 
토키와공원은 거대한 테마파크로 불러도 좋다. 꽃과 녹음이 가득한 거대한 자연 공원을 필두로, 작은 규모의 어트랙션 가득한 유원지, 예술을 전하는 뮤지엄과 조각공원, 그리고 동물원까지 토키와공원 내에 자리해 우베의 대표 즐길거리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으니 ‘테마파크’라는 칭호가 더없이 어울린다. 
계절별 꽃이 가득한 수목과 조경이 앞서 시선을 사로잡는다. 도쿄돔 크기의 약 40배에 달하는 공원 내에는 약 3천 5백그루의 벚나무와 8만 그루에 달하는 각양각색의 꽃들이 장관을 이룬다. 대목은 역시나 다가올 벚꽃시즌이다. 공원 전체를 3천여 그루의 벚나무가 만개하는데, 특히 우베시민 모두가 만들어가는 정원을 컨셉으로 조성된 원형 정원인 ‘꽃 가득히 운동기념가든(花いっぱい運動記念ガーデン)’에서는 장미와 허브가 더해진 수준급의 조경과 벚꽃이 토키와호수를 배경으로 펼쳐지니 다가올 봄꽃시즌 여행에 더없이 제격이다. 
예술과 조우하는 특별한 경험도 기다린다. 토키와공원은 세계적인 역사성과 지명도를 가진 야외조각의 국제 콩쿠르인 ‘UBE 비엔날레’가 2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중심 무대. 반세기 넘게 이어진 콩쿠르의 수상작품 등 약 100여 점에 이르는 세계적 조각작품이 상설전시중에 있는데, 토키와공원의 빼어난 조경 속에 자리해 꽤나 매력적이다.  
특히나 시선을 끄는 조각작품은 1962년에 제작되어 조각야외공원의 상징으로 자리한 무카이 료우키치 작가의 개미의 성(蟻の城)이라는 거대 조각이다. 공원의 녹음과 완벽한 대비를 이루는 강력한 붉은 색의 약 5m 높이의 조각은 우베 현지의 공장 등지에서 얻은 고철과 레일, 배관을 용접하여 만든 것으로, 마치 개미의 집처럼 복잡한 입체구조를 가진 기묘한 조형미를 가지고 있으니 필히 둘러볼만하다. 2년마다 열리는 UBE 비엔날레는 올해 가을 27번째 행사를 앞두고 있다. 조각야외공원의 감동이 각별했다면 다가올 가을 시즌 한 번 더 우베 토키와공원을 찾아볼 일이다. 더불어 조각야외공원 바로 옆에 ‘세계를 여행하는 식물관’을 표방한 토키와뮤지엄이 1년 여의 개보수공사를 마치고 오는 4월 29일 새롭게 문을 연다. 식물의 자생지역 환경과 문화를 조각이라는 예술장르로 포장해 기존의 식물원과는 다른 감성을 전하니 기대치를 높여도 좋다.     
아이들과 함께한다면 공원 내 동물원과 유원지가 있어 반갑다. 5개의 존으로 나뉘어 희귀동물인 흰손긴팔원숭이와 귀여운 외모로 아이들에게 인기인 카피바라 등의 26종의 동물을 코앞에서 만날 수 있어 즐겁고, 동물원과 이웃한 유원지에는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10여 종의 어트랙션이 자리하는데, 특히 우베시내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대관람차를 단돈 300엔에 즐길 수 있으니 전망대 감각으로 올라볼만하다. 

고대부터 근대까지 우베 곳곳 역사유산순례 즐거워
여행테마에 역사가 빠지면 섭섭하다. 야마구치현 우베도 마찬가지다. 우베 도심 곳곳에 천년 역사의 사찰을 비롯해 근대 우베시 발전의 바탕이 된 석탄산업의 역사를 전하는 기념관까지, 역사유산순례를 위한 명소들이 가득 늘어선다.  
고대유산의 대표격은 소린지(宗隣寺)절이다. 777년에 창건된 불교사찰로, 유명한 것은 다름 아닌 정원이다. 본당 북쪽에 ‘류신테이’라는 이름의 정원이 자리하는데 개천을 연상케하는 긴 연못을 따라 수목과 돌들이 부정형하게 배치되어 정리되고 함축적인 익숙한 교토스타일의 일본정원과는 사뭇 다른 정서를 전해 이채롭다. 실제로 정원의 양식은 가마쿠라시대 말기의 수미산(須弥山:불교에서 일컫는 세상의 한가운데에 솟아 있는 산)식 선종(禅宗)정원의 양식으로, 고대정원양식으로서는 도호쿠 이와테현의 모츠지절과 이곳 소린지의 2곳에만 현존하는 만큼 꽤나 귀한 볼거리가 된다. 
토키와공원 내에 자리한 석탄기념관도 놓칠 수 없는 역사유산 테마다. 우베시는 일본이 근대화의 틀을 마련한 메이지유신 이후 석탄산업의 메카로 자리했었다. 석탄기념관은 이런 우베시의 석탄산업의 역사를 전하는 시설. 기념관 내에는 약 3천 여 점의 석탄산업관련 전시유물에 더해 당시의 석탄 채굴 모습을 모델로 재현한 갱도도 마련되어 흥미를 끈다.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은 덧붙인다면 우베시가 과거 석탄산업과 이후 화학공업의 거점으로 급성장하며 심각한 매연공해의 피해지역이었다는 점이다. 토키와공원을 탄생한 배경도 바로 이 때문이다. 매연 가득한 도시를 녹음 가득한 도시로 바꾸고자 했던 시민운동의 결과가 바로 토키와공원인 셈이다. 석탄기념관은 이러한 우베시의 찬란했던 역사와 암울했던 역사를 동시에 투영하는 매개체이니 우베시의 근대역사가 궁금한 이들이라면 필히 살펴볼만하다.  
석탄산업의 역사를 전하는 유산은 또 있다. 우베시 가지가에시 및 시마지구 주변의 ‘분홍빛 벽돌 골목길’은 다이쇼 시대(1910년대 후반) 당시 길거리에 버려진 석탄재로 만든 굽는 과정을 거치지 않은 벽돌로 만들어졌다. 노스텔지어적 감성의 파스텔톤 연분홍의 벽돌 골목길은 우베의 사진촬영 포인트로도 유명세이니 우베여행의 흔적을 사진으로 남기기에도 더없이 제격이다. 
70여 년 전의 근대 건축물인 구 우베은행관은 일본 근대의 건축양식과 조우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1912년 창립한 우베은행의 본점건물로서, 20세기를 대표하는 건축가로 추앙받는 무라노 도고가 1939년 설계한 건물이다. 부채를 연상케하는 사라리꼴 모양의 유니크한 건물 형태와 벽체에서 움푹 들어가 세로로 길게 내어 레이아웃을 통일시킨 현관과 창문, 그리고 실내에 들어서 고개를 올리면 드러나는 벌집을 연상시키는 음각된 팔각형의 천장은 입체적 표현에 능했던 건축가 무라노 도고의 감각을 엿볼 수 있으니 필히 찾을만하다. 참고로 구 우베은행관은 현재 ‘히스토리아 우베’(www.historia-ube.jp)라는 이름으로 카페와 시민 커뮤니티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으니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명인의 건축물에서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 될듯하다.

명물 우베녹차&우베라멘, “맛보지 않으면 후회”
우베를 찾아 우베만의 명물을 맛보지 않을 수 없다. 우베를 대표하는 특산은 다름 아닌 녹차다. 야마구치현은 일본 주고쿠지방을 대표하는 녹차의 산지로, 우베시는 이런 야마구치현에서 생산되는 녹차의 약 90%를 생산하고 있다. 우베시 북부권역에 자리한 후지고우치 다원(藤河内茶園)이 대표적 산지로 약 65ha의 광대한 차밭에서 적당히 쓴맛과 떫은맛이 최적화된 밸런스의 상질의 녹차가 만들어지고 있고, 야마구치차, 오노차, 야마구치오노차 등의 고유명칭으로 판매되어 우베여행의 기념품으로 안성맞춤이다. 
캐주얼한 먹거리인 우베라멘은 우베여행의 한 끼 식사로 챙겨볼 필수 메뉴다. 우베라멘의 특징은 3가지다. 진하게 우려내 탁한 색깔을 띠는 돈코츠(돈골) 육수, 강한 돈골의 향, 그리고 중면 이상의 다소 두껍고 부드러운 면을 사용하는 것이 우베라멘만의 특색이다. 무엇보다도 강한 돼지육수의 향이 인상적이다. 돈코츠 육수의 본고장은 규슈 후쿠오카인데, 규슈의 돈코츠라멘보다 스프의 강도가 진하고 독특한 돈골육수의 향도 훨씬 자극적이다. 일본라멘을 처음 맛보는 이들이라면 조금 난이도가 있겠지만 돈코츠라멘의 보다 진한 맛을 추구하고픈 이들이라면 우베라멘을 한 번 맛보고 나면 일본의 다른 라멘이 성에 차지 않을 만큼 지독한 냄새와 진한 국물의 중독성이 만만치 않다. 우베시내에 20여 점포가 성업중으로, 신텐초상점가에 위치한 오사카야(大阪屋)가 우베라멘 원조집으로 추앙받고 있으니 강렬한 맛을 경험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찾길 추천하다. 

야마구치현 여행에 최적, 야마구치 우베공항
-에어서울 주 3회 취항, 시모노세키 등 인근 여행지 접근성 탁월 
야마구치현 최초의 한일 정기항공편으로 지난해 11월 28일 에어서울을 통해 하늘길이 열린 야마구치 우베공항을 이용하면 공항이 자리한 우베시는 물론 시모노세키시와 야마구치시, 하기시, 미네시 등의 야마구치현 내 인기 관광지로 한결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야마구치현의 대표 관광도시로 명물인 복어요리와 초밥명소로 인기인 카라토시장, 칸몬해협의 상징으로 자리한 거대 현수교인 칸몬대교와 만날 수 있는 시모노세키까지는 공항노선버스(산덴교통)를 이용해 단 75분 대에 접근할 수 있다. 야마구치시까지도 공항노선버스(보쵸교통 또는 주고쿠JR버스)가 직통 운행한다. 야마구치시에서는 온천명소인 유다온천과 일본 3대 명탑으로 꼽히는 루리코지절 오층탑이 기다린다. 
‘서쪽의 작은 교토’라는 별칭으로 불리우는 성하마을 하기도 1시간 40분 대에 만난다. 우베공항에서 우베시영버스를 타고 신야마구치역에서 내려 보쵸교통의 버스 또는 주고쿠JR버스에 탑승하면 되니 간편하다.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카르스트지반이 원형 그대로 현존하는 아키요시다이(秋吉台)와 거대한 종유동굴인 아키요시도우(秋芳洞)가 자리한 미네시까지도 신야마구치역에서 내려 아키요시도우 버스센터행 노선버스(보쵸교통)를 이용하면 1시간 15분 대에 도착할 수 있다.
야마구치 우베공항 에어서울 정기편은 인천공항에서 매주 월․수․토요일 주 3회 스케줄로 오후 2시 5분에 출발하고 귀국편은 야마구치 우베공항에서 오후 5시 40분에 뜬다. 에어서울 정기편 이용 한국인관광객을 대상으로 오는 3월 25일까지 기간한정으로 공항에서 신야마구치역 간 택시를 3천엔(택시 1대당, 최대 4명)에 이용할 수 있는 3천엔 택시 프로모션도 진행중에 있어 더욱 경제적으로 야마구치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 www.yamaguchiube-airport.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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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
야마구치현 우베시까지는 에어서울의 인천-우베공항 간 직항편이 주 3회 취항중에 있어 편리하다. 공항에서 우베시까지 시영버스를 이용해 약 15분 정도 소요되며, 주요 관광지와 호텔, 상업시설이 밀집한 우베신카와역 주변을 거점으로 삼으면 편리하다. | www.ube-kankou.or.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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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1)▲벚꽃 만개한 ‘꽃 가득히 운동기념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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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2)▲아이들에게 인기인 공원 내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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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3)▲소린지절의 ‘류신테이’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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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4)▲우베시 근대산업의 역사를 전하는 석탄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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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5)▲우베라멘. 진하고 강한 돈골 향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