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미각·절경, 즐거움의 삼박자를 만끽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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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호쿠 중심 미야기현에서 찾은 이색겨울여행

 

도호쿠의 겨울처럼 제 맛인 일본이 또 있을까. 온천은 기본이고 이 땅이 아니면, 그리고 이 겨울이 아니면 즐길 수 없는 것들이 도호쿠에 쏟아져 내리니 타성에 젖은 여행꾼들이 도호쿠의 겨울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그런 도호쿠의 중심에 미야기현이 자리한다. 도심의 시선 뒤로 일본 3경으로 추앙받는 마츠시마의 풍광과 미야기 자오의 수빙이 호령하고, 여행자를 힐링으로 채울 온천과 미각까지 기다리니 미야기현이 선사하는 겨울 참맛에 감탄사가 절로 난다.

| 이상직 기자 news@japanpr.com

 

미야기현은 도호쿠의 경제와 교통의 중심지. 도호쿠 어디를 여행하든 미야기현은 그 중심에 자리하고, 도호쿠의 중심지답게 풍성한 볼거리를 전하니 도호쿠 여행의 서막을 장식하기에 미야기현은 더없이 좋은 선택지가 된다.


미야기현을 여행한다면 현청소재지인 센다이시가 중심무대다. 도호쿠의 관문 센다이공항에서 엑세스철도를 타면 최단 17분이면 센다이에 닿을 수 있으니 가는 길도 한 달음이다.


센다이를 찾았다면 센다이역에서 버스로 20분 거리의 센다이성터(仙台城跡)부터 찾는 것이 순서다. 센다이성은 1610년 센다이번이라고 불리웠던 지금의 미야기현을 통치했던 영주 다테 마사무네가 축성한 성. 성이라고는 해도 전쟁통에 파괴되어 지금은 석축들만이 그 흔적을 전하지만 거대한 숲의 도시로 지칭되는 센다이시의 풍경을 산 중턱에서 즐길 수 있기에 웅장한 천수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미야기현 센다이를 찾은 이들이라면 주저 없이 이 센다이성터를 찾고 있다. 주변으로 영주 다테 마사무네 기마상과 옛 센다이번의 역사를 전시물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센다이성견문관이 있으니 소소한 볼거리가 된다.


센다이성의 감흥에 마냥 취할 겨를도 없다. 미야기현에서 최고 볼거리라 칭하여지는, 더불어 일본 3경에 손꼽히는 마츠시마가 마음을 잡아채니 말이다.


마츠시마(松島)까지는 센다이에서 JR센세키선(仙石線) 전차로 30분을 달린다. 일본의 대표적인 가인(歌人) 바츠오바쇼가 마츠시마의 빼어난 아름다움에 반하여 절로 하이쿠(俳句:시조)를 읊었다는 일화는 마츠시마의 빼어난 절경을 대변하는 일화로 유명하다.


마츠시마의 매력은 마츠시마 앞바다를 가득 채운 섬들이다. 크고 작은 섬들을 다 합하면 260여 개나 된다. 각자 모습도 수려하니 저마다 이름도 붙여져 서로를 보라고 재촉까지 해댄다.


항구서 바라보는 마츠시마의 절경도 좋지만 항구를 조망하는 다실인 칸란테이(観瀾亭)에서라면 그 맛이 더욱 각별하다. 칸란테이는 먼 옛날 센다이의 영주 다테 마사무네가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하사받아 교토에 있던 건물을 마츠시마로 옮겨 그대로 이축한 것으로, 다테 마사무네가 마츠시마 내에서도 고르고 고른 명당에 자리해 있으니 풍경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눈앞에 마츠시마의 상징인 고다이도(五大堂), 그 뒤론 정분을 이어준다는 붉은 색의 후쿠라바시가 후쿠라지마섬까지 늘어서고, 가루녹차의 떫은맛에 달짝지근한 팥소로 만든 화과자가 마츠시마의 겨울 바다 풍경과 어우러지니, 마츠오바쇼 마냥 시조자락이 절로 나온다. 지갑 걱정도 필요 없다. 입장료와 다과를 합해 800엔 정도이니 옛 영주만 독식했을 마츠시마의 절경의 값에 비하면 공짜나 다름없다.

마츠시마 크루즈도 일본 삼경을 즐기는 썩 좋은 선택이 된다. 마츠시마항이나 바로 아래의 시오가마항(혼시오가마역)에서 매일 수 회 크루즈가 기적을 울리며 마츠시마의 200여 섬들로 여행자를 안내한다. 크루즈의 갑판 위에서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하는 해안선과 다도해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절경에 눈이 즐거웠다면 다음은 별미에 입이 즐거울 차례다. 한 겨울부터 봄의 직전인 3월까지는 마츠시마 특산인 이 제철인 시기. 마츠시마는 일본 내에서도 굴 수확량 1~2위를 다투는 굴의 산지로 그 유명세가 일본 제일이고 굴의 맛은 일본 삼경의 풍치까지 더해져 그 배가 된다.


마츠시마의 굴을 즐긴다면 명물인 굴구이가 제격이다. 마츠시마항에서 해안가를 따라 붉은 색이 강렬한 후쿠우라바시 다리를 지나 10여 분을 걸으면 투박하지만 먹음직스러운 굴 냄새를 풍기는 가키고야(かき小屋)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갓 잡아 올린 통통한 살의 신선한 굴을 철판위에 올려놓고 그대로 구우면 요리는 끝이다. 일본요리다운 아기자기함도 없다. 주인장이 커다란 삽으로 굴을 가득 퍼 올려 손님들이 둘러싼 뜨거운 철판위에 올려놓으면 그뿐이다. 체면치레를 하지 않는 것은 손님들도 마찬가지다. 한 사람 앞에 3,000엔을 내면 한 시간 동안 굴 구이를 양껏 배불리 채울 수 있으니 내어진 장갑을 끼고 부지런히 굴 껍질을 벗기고 각자의 입에 넣기 바쁘다.

소박함에는 이유가 있다. 바닷가 굴 잡이 어부들이 시장기를 달래던 간식이 입소문을 타고 마츠시마의 겨울 대표 메뉴가 되었기 때문이다. 가키고야의 주인장은 굴이 맛있으니 다른 소스를 찍어 먹으면 도리어 손해라고까지 했다.


마츠시마 항구의 주변에 진을 친 명소들도 놓치면 아쉽다. 국보 즈이간지절은 본당에까지 이르는 삼나물길이 명물이고, 다테 마사무네의 손자의 영묘인 엔츠인에는 모래정원으로 연출한 마츠시마항과 옛 모모야마 양식에 서구의 문양을 더한 독특한 감각까지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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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다이 도심을 조망하는 센다이성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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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시마의 절경. 유람선투어도 명물이다.

 


겨울 수빙에 압도당하고, 나루코온천서는 온천순례


겨울 도호쿠에 많고 많은 것이 이기에 호기심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 보통이지만 센다이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미야기 자오를 찾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탄성을 자아내는 것은 다름 아닌 수빙(樹氷). 스노우 몬스터(Snow Monster)라는 별명으로 더욱 유명한데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오에서만 만날 수 있는 명물중의 명물이다.


추운 겨울에 서풍의 바람을 타고 자오산에 내리는 눈과 안개가 침엽수의 잎과 가지에 얼어붙고, 이러한 과정이 수 십일에 걸쳐 반복되며 거대한 눈 기둥을 만들어내는데, 바람을 타고 거칠고 역동적으로 만들어진 눈의 조형이 마치 눈에 휩싸인 괴물처럼 사람들을 압도한다 해서 스노우 몬스터라 부른다.


설산을 올라야하는 고생길이지만 스미카와 스노우파크(www.zao-sumikawa.jp)를 찾으면 거대한 설상차를 타고 넉넉잡고 1시간 이면 수빙이 자리한 1,600m까지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설상차에서 내려 바라본 수빙의 군락은 그야말로 장관. 겨우내 불어 닥친 눈바람을 견디며 사람 키보다 훌쩍 큰 위용을 뽐내고, 순백의 설상은 그 어떤 예술가가 만든 작품보다 더 길고 큰 감탄사를 만들어내니 지금껏 본 설경의 모든 잔상과 기억까지 지워버릴 만큼 감동의 진폭이 강렬하다.


겨울여행이니 온천도 빠지지 않는다. 대표격은 도호쿠 3대 온천의 하나로 칭송되는 나루코온천(鳴子温泉|www.naruko.gr.jp)이다. “서쪽의 벳부, 동쪽의 나루코라는 말이 전해질 만큼 일본 대표 온천인 벳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품 온천으로, 일본 내에서 용출되는 11종류의 온천수질 중 9개의 온천이 솟아 온천백화점이라는 별칭으로 불리운다. 다양한 온천수질을 즐기는 온천순례가 특히 인기로, 온천입욕패(1,650)를 구입하면 숙박하는 온천료칸의 온천에 더해 나루코온천 내 주요 온천탕을 3~4곳 정도 자유롭게 골라 입욕할 수 있으니 각양각색의 온천효능을 온천순례로 즐길 수 있으니 온천마니아라면 더욱 반갑다.


미야기현은 물론 도호쿠 지방 특산품으로 인기인 고케시인형도 나루코온천에서 만날 수 있다. 어린 여자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인 고케시를 직접 만들어보는 고케시공방이 온천거리 주변에 줄을 이어 지루하니 일본다운 전통체험에 더해 나만의 고케시인형까지 손에 넣을 수 있으니 더욱 각별한 추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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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차로 즐기는 미야기 자오 수빙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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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 속 나루코온천 노천탕과 온천순례 입욕패

 

<여행정보>


도호쿠의 관문 미야기현까지는 아시아나항공이 인천-센다이공항 간 정기편이 취항중이다. 마츠시마 크루즈는 약 1시간 코스에 1,400엔 선으로, 굴 전골을 포함한 런치 크루즈(예약제)3,400엔에 제공된다. 예약은 마츠시마 베이크루즈(www.matsushimawan.co.jp). 미야기 자오 수빙투어(www.zao-sumikawa.jp)는 오는 315일까지 예약제로 14,800엔에 즐길 수 있다. 미야기현에 대한 관광안내는 미야기현 서울사무소(www.miyagi.or.kr)|02-725-3978)에서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