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벚꽃기획|미야기현>

미야기 찾아온 봄의 전령, 여기가 도호쿠 벚꽃 성지
“일본삼경에 반하고, 천 그루 벚꽃향기에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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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북쪽나라 도호쿠에 봄의 전령 벚꽃이 찾아왔다. 일본삼경에 빛나는 마츠시마의 절경만으로도 벅찬데 벚꽃의 장관과 향기까지 가득 전해지니 미야기현의 봄은 대자연 파노라마이자 벚꽃의 성지가 된다. 일본삼경 마츠시마만을 바라보는 시오가마신사에선 일본의 천연기념물 시오가마사쿠라가 신사를 배경으로 진득한 일본미를 뽐내고, 일본 벚꽃명소 100선에 빛나는 히토메센본자쿠라는 천 그루를 훌쩍 넘는 벚꽃라인이 끝없이 이어지니 장관의 장관이 연이어진 미야기현의 봄 풍경 앞에 여행자의 감동의 탄성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 이상직 기자 news@japanpr.com 

미야기현은 흔히 도호쿠의 관문으로 통한다. 도호쿠 최대 공항인 센다이공항이 자리하고 도호쿠 각지로는 물론 도쿄와 이어지는 신칸센까지 통과하니 가장 가까이 찾을 수 있는 도호쿠가 이곳 미야기현인 셈이다. 미야기현으로의 여행길도 한 달음이다. 인천공항에서 관문인 센다이공항까지는 정기편을 타면 단 2시간이면 닿을 수 있고, 일본 국내에서는 도쿄역에서 신칸센을 타면 단 1시간 반이면 만날 수 있으니 일본 북쪽에 자리해 멀다는 편견도 미야기현 앞에서는 할 말을 잃는다. 
미야기현은 봄꽃을 만끽하기에도 제격이다. 수려한 역사유산과 자연미 가득한 명소들이 하나같이 봄의 전령사 벚꽃의 명소로도 자리하니 춘삼월 봄바람을 만끽하기 더없이 안성맞춤이다. 
미야기현을 찾았으니 미야기현에서 최고라고 칭하여지는, 더불어 일본 3경에 손꼽히는 마츠시마가 가장 먼저 여행자의 시선을 잡아챈다. 마츠시마(松島)까지는 미야기현 중심도시이자 신칸센역이 자리한 센다이에서 JR센세키선(仙石線) 전차로 40분만 달리면 된다. 일본의 대표적인 가인(歌人) 마츠오바쇼가 마츠시마의 빼어난 아름다움에 반하여 절로 하이쿠(俳句:시조)를 읊었다는 일화는 마츠시마의 빼어난 절경을 대변하는 일화로 유명하다.
아름다움은 옛 가인의 풍류로 끝이 아니다. 지난 2013년도에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여수만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만(灣) 클럽’에 일본 최초로 가입되었을 만큼 아름다움의 절정을 선보이니 미야기현에서도 꼭 찾아봐야 할 명소로 꼽힌다. 
바다절경이 최고의 즐길거리이니 마츠시마에서 가장 좋은 뷰포인트를 찾는 것이 급선무다. 답은 멀지 않다. 문화재로 지정된 전통다실 칸란테이(観瀾亭)가 마츠시마항 바로 옆 언덕위에 자리하니 말이다. 
칸란테이는 먼 옛날 센다이의 영주 다테 마사무네가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하사받아 교토에 있던 건물을 마츠시마로 옮겨 그대로 이축한 것으로, 다테 마사무네가 마츠시마 내에서도 고르고 고른 명당에 자리해 있으니 풍경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눈앞에 마츠시마의 상징인 고다이도(五大堂)가, 그 뒤로는 인연을 이어준다는 붉은 색의 후쿠우라바시가 후쿠우라지마섬까지 늘어서고, 가루녹차의 떫은맛에 달짝지근한 팥소로 만든 화과자가 마츠시마의 봄꽃풍경과 어우러지니, 마츠오바쇼 마냥 시조자락이 절로 나온다. 값진 풍경에 지갑 걱정도 따르겠지만 입장료와 다과를 합해 800엔 정도이니 옛 영주만 독식했을 마츠시마의 절경의 값에 비하면 공짜나 다름없다.  

봄꽃 가득한 엔츠인&시오가마신사 “절정 일본미에 감동”
칸란테이에서 내려다보이는 국보 즈이간지절(瑞嚴寺)과 엔츠인(円通院)도 놓치면 아쉽다. 즈이간지절은 마츠시마의 바다를 마주하고 100m는 족히 되는 일직선의 삼나무길이 명물이다. 삼나무길 사이사이로 봄꽃들이 반기니 즈이간지절로 향하는 길이 마치 극락왕생의 천국의 길을 걷는 듯 감성을 자극하니 걷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이 된다.  
명소인 즈이간지절은 삼나무길 끝자락에 자리하는데, 안타깝게도 오는 2018년 봄까지 대보수공사를 진행중이다. 덕분에 최고 볼거리인 본당도, 임진왜란 당시 다테 마사무네가 한국에서 가져가 본당 앞에 심은 매화나무 두 그루도 만날 길이 없다. 위로라면 즈이간지절의 옛 부엌역할을 했던 구리(庫裡)에 더해 대서원이 특별공개중인데, 본래 본당에 안치되어 있던 즈이간지 본존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어 그나마 섭섭함을 달랠 수 있다. 
즈이간지절에서 볼 것이 줄어드니 이웃하여 자리한 엔츠인이 도리어 즐겁다. 엔츠인은 다테 마사무네의 손자인 다테 미츠무네가 잠든 곳으로, 엔츠인의 입구를 지나 여러 정원을 거쳐 가장 깊숙한 곳에 다테 미츠무네가 잠든 산케이덴이 자리한다. 
산케이덴의 외관은 꽤나 허술하다. 색이 완전히 바랜 회색빛 목조건물에 현판은 물론이고 문갑의 장식들도 모두 온데간데없다. 문화재치고 관리가 되지 않는 것 아니냐 오해를 사겠지만, 사실은 일부러 복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엔츠인 담당자의 설명이다. 
“현판에도, 기둥에도, 문갑에도 모두 동으로 만든 구리빛 장식이 가득했죠. 헌데 2차 세계대전 당시 동이나 철을 모아 무기를 제조한 탓에 이렇게 문화재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모습으로 남아 있습니다. 원래라면 복원을 해야 하는 것이 맞겠지만, 전쟁을 일으켰던 역사의 한 단면을 전하는 것이 후세에 더 좋겠다 싶어 복원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산케이덴은 지극히 일본적인 사당이지만 서양으로부터 전래된 문양이 있어 흥미롭다. 대표적인 것이 장미이고 스페이드, 클로버, 다이아몬드, 하트의 4가지 문양과 십자가 등이다. 과거 센다이번(현재의 미야기현)의 초대 영주였던 다테 마사무네의 가신이었던 하세쿠라가 다테 마사무네의 명을 받아 로마를 찾아 외국 문물을 익혔고, 미츠무네 죽음 이후 그의 사당을 만들면서 당시 쇄국을 펼치고 크리스트교를 박해했던 도쿠가와 막부의 눈을 피해 십자가와 서구의 문양을 조합하여 넣은 것이다. 동양적 사당 속에 숨어있는 서구의 문양을 찾는 숨은그림찾기의 재미가 각별하니 눈여겨 볼 일이다. 
즈이간지와 엔츠인으로 대표되는 마츠시마이지만 즐거운 것은 역사만이 아니다. 세계에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만(灣) 클럽’에 빛나는 바다절경이라는 클라이맥스가 기다리니 말이다. 일본 삼경 마츠시마의 바다절경을 제대로 즐긴다면 마츠시마 크루즈가 좋은 선택이 된다. 마츠시마항 바로 아래의 시오가마항에서 매일 수 회 크루즈가 기적을 울리며 마츠시마의 200여 섬들로 여행자를 안내하는데, 크루즈이기에 만날 수 있는 마츠시마의 절경들이 제법이다. 
풍경은 일본감성으로 충만하다. 마츠시마 크루즈가 마츠시마항구로 들어올때면 눈앞으로 마츠시마의 상징인 고다이도(五大堂) 사당이, 그 뒤로는 인연을 이어준다는 붉은 색의 후쿠라바시 다리가 후쿠라지마섬까지 늘어서 서정적인 풍치를 자랑하니 마츠오바쇼 마냥 시조자락이 절로 나온다. 
마츠시마 크루즈가 출발하는 시오가마에서라면 더불어 즐길 것이 시오가마신사다. 시오가마신사는 벚꽃명소로 손꼽히는 곳으로 봄꽃시즌 미야기현을 찾는다면 필수코스로 손색이 없다. 
시오가마신사(鹽竈神社)는 어항인 시오가마에 자리한 곳으로 바다와 소금의 신인 시오츠치노오지노카미(鹽土老翁神)라는 이름의 신을 모신 신사다. 이치모리(一森)산이라는 삼나무가 울창한 산 위에 자리하는데 입구부터 전해지는 위용이 판타지하다. 
거대한 석재 도리이 뒤로 끝도 없이 이어지는 계단이 나오는데 바로 본당으로 향하는 오모테산도(表参道)다. 조금의 굽음도 없는 일직선의 가파른 계단이 등장하는데 한 계단 한 계단 오를 때마다 시오가마항의 절경이 모습을 드리우고 정상에 오를수록 모습을 드러내는 신사의 위용이 웅장하다. 경내에서는 일본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시오가마자쿠라(塩竈桜) 벚나무가 명물이다. 벚꽃시즌이면 만개한 분홍의 벚꽃이 고즈넉한 신사의 고건축과 어우러지니 참았던 탄성이 이곳 시오가마신사의 벚꽃 앞에서 터지고야만다. 
신사산책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시오가마신사가 바다와 소금의 신을 모시고 있는 만큼 시오가마항의 소금만들기의 역사를 배우는 박물관도 자리하고 시오가마신사와 이웃한 시와히코신사(志波彦神社) 쪽에 자리한 7개 커브로 이루어진 참배길인 나나마가리(七曲) 길은 커브 하나를 지날때마다 액운을 털어낼수 있다고 하니 속는셈 치고 필히 걸어볼만하다. 

1천그루 벚꽃 파노라마, “일본 벚꽃명소 100선다운 장관이네”
일본삼경 마츠시마의 벚꽃절경도 일품이지만 이정도 벚꽃으로 미야기현 벚꽃여행에 만족하긴 아직 이르다. 일본 최고의 벚꽃절경을 자랑하는 미야기현의 명소가 미야기현 남부에서 여행자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명소는 미야기현 관문인 센다이공항에서 약 40분 거리인 오가와라마치(大河原町). 이곳에서 여행자를 맞이하는 벚꽃이 일본 벚꽃명소 100선에 꼽히는 히토메센본자쿠라(一目千本桜)다. 이름부터 강렬하다. ‘히토메센본자쿠라’는 한자 그대로 ‘1000그루의 벚꽃나무가 한 눈에 들어올 만큼 장관’이라는 뜻. 이름만 거창하다고 생각해선 곤란하다. 그 이름 그대로 1천 그루를 훌쩍넘는 벚꽃의 장관이 기다리니 기대치를 한껏 올려두어도 좋다.
명물인 히토메센본자쿠라는 오가와라마치를 흐르는 시로이시강 제방을 따라 심어져 있다. 길이는 약 8km에 이르고 벚나무의 수는 1200그루를 넘는 상상을 초월하는 스케일이다. 
만개한 벚꽃의 장관은 말이 필요 없는 명품이다. 시로이시가와 강 제방 전체가 진분홍의 벚꽃색으로 물들고 긴 벚꽃의 터널을 이루는 것은 물론이요, 강의 수면까지 벚꽃의 반영으로 분홍으로 물드니 그동안 보아왔던 벚꽃의 풍경은 오가와라의 히토메센본자쿠라 앞에서는 이름을 내밀지 못할 정도다. 
주변 풍광도 일품이다. 벚꽃의 장관만으로도 아름다울진데 벚나무 뒤로는 아직도 잔설을 남긴 자오산의 연봉이 병풍처럼 늘어서니 겨울설산과 봄 벚꽃의 대비가 감탄사 외에는 말을 잊지 못하게 만든다.
봄 뱃놀이도 기다린다. 벚꽃개화 시즌동안 야카타부테(屋形船)라는 전통목선이 운행하는데 약 2.3km의 벚꽃 가득한 강줄기를 따라 20여 분간의 신선같은 뱃놀이를 함께할 수 있으니 강물 위에서 바라보는 벚꽃풍경이 궁금한 이들이라면 필히 욕심내볼만하다. 
히토메센본자쿠라는 JR도호쿠혼선 후나오카역과 오가와라역 모두에서 강둑으로 산책로가 연결되어 어느 쪽에서든 멋드러진 풍경을 자랑하지만 최상의 풍광을 선사하는 뷰포인트를 찾는 이들이라면 후나오카역에서 다이렉트로 연결되는 ‘사쿠라 보도교’다리가 있으니 기억해둘만하다. 다리 위에서는 위와 아래로 굽어진 벚꽃길이 장관을 이루고 히토메센본자쿠라와 더불어 미야기의 벚꽃명소로 인기인 후나오카성터공원까지 조망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사쿠라 보도교에서 조망되는 후나오카성터공원도 필히 미야기현 벚꽃여행의 코스로 넣어둘 가치가 차고도 넘친다. 사쿠라 보도교에서 걸어서 10분이면 찾을 수 있는데 공원 내에 약 1천 그루의 벚나무가 빼곡이 들어서 놀라운 광경을 자랑한다. 
최고의 즐길거리는 벚꽃터널 사이를 달리는 길이 305m의 슬로프카. 20인승의 2량으로 구성된 모노레일 타입의 슬로우카가 성터 입구부터 후나오카평화관음상이 서있는 성터 정상부까지 이어지는데, 벚꽃이 만개한 시즌이면 말 그대로 벚꽃터널을 여행하는 환상적인 풍경과 조우할 수 있으니 편도 3분 40초의 탑승시간이 더없이 짧게 느껴진다. 탑승요금은 500엔.
오가와라의 히토메센본자쿠라와 후나오카의 후나오카성터공원의 벚꽃도 장관이지만 지극히 일본다운 천수각을 배경으로 벚꽃이 만개하는 풍경을 기대하는 이라면 시로이시성이 지근거리에 자리하니 아쉬움이 없다. 
찾는 길도 한달음이다. 후나오카성터공원이 자리한 JR후나오카역에서 단 4정거장 아래인 JR시로이시역에 내리면 되니 망설임도 필요없다. 시로이시성(白石城)은 옛 미야기현인 센다이번의 번주 다테 마사무네의 별성개념인 지성(支城)으로 만들어진 역사깊은 성곽으로, 메이지유신 이후 폐성처분되었었으나 이후 시로이시 시민의 염원으로 1995년에 목조로 복원되었다. 
볼거리는 역시나 벚꽃이다. 약 400여 그루의 벚나무들이 새하얀 시로이시성 천수각을 뒤로 만개하는데, 하늘 위로 솟은 천수각과 분홍빛 벚꽃이 마치 금방이라도 칼을 찬 사무라이가 튀어 나올듯한 일본미를 선사하니 앞서 만난 히토메센본자쿠라와는 감동의 맛이 또 다르다.
참고로 시로이시성의 벚꽃은 미야기현에서 가장 남쪽에 자리해 가장 먼저 벚꽃이 개화하는 것으로 유명하고 벚꽃축제도 제일 먼저 열린다. 남들보다 한 발 앞서 벚꽃을 만나볼 욕심이라면 더없는 선택이 된다.  

<여행정보>
아시아나항공이 도호쿠 관문인 센다이공항으로 주 3회 정기취항 중이다. 일본삼경 마츠시마까지는 미야기현 중심지 센다이에서 JR센세키센 전차로 40분이면 찾을 수 있다. 벚꽃명소인 히토메센본자쿠라가 자리한 오가와라마치까지는 JR도호쿠혼센 오가와라역에서 하차하면되며 주변으로 벚꽃명소인 후나오카성터공원 등이 도보권에 함께 자리해 벚꽃여행지로 더없이 제격이다. 소요시간은 센다이에서 34분 대. 숙박은 센다이시 중심가에 다수의 비즈니스호텔이 자리하며 도호쿠 3대 온천 중 하나인 나루코온천(www.naruko.gr.jp)이 센다이 중심가에서 약 1시간 대 거리에 자리해 천연온천과 온천료칸 체험도 만끽할 수 있다. 미야기현관광의 보다 자세한 내용은 미야기현 서울사무소(www.miyagi.or.kr)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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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이간지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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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시마의 벚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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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가마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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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토메센본자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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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이시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