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이 특별기획>

거대와 비와코 호수가 전하는 힐링, 시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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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이어지는 수평선은 바다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교토역에서 열차로 단 10분을 달리면 나타나는 별세계. 에도시대의 문인 마츠오 바쇼도 아름다움에 반해 시구가 절로 나왔다했던 누구도 상상 못했던 거대한 비와코 호수가 인사를 건네고, 호수 너머 산 속에선 고즈넉한 미술관이 반기니 사가현으로의 여행의 힐링의 또 다른 이름이 된다.

| 간사이 특별취재팀

 

세계 3대 호수라 부른다. 역사와 규모, 풍경까지 모두 셈하여 그 가치를 매겼다. 하나는 러시아의 바이칼 호수이고, 익숙한 아프라카의 탕가니카 호수도 그 중 하나다. 그리고 시가의 비와코 호수도 이 3대 호수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던가. 세상에 단 3개 밖에 존재하지 않는 거대 담수호가 같은 아시아에, 그것도 너무나도 가까운 이웃 일본에 있다는 것이 새삼스럽고 즐거운 반전으로 다가온다.


비와코 호수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400~600만 년 전. 호수의 이름은 그 형태가 전통 현악기인 비파(琵琶)의 모습을 하고 있다하여 붙여졌다.


호수의 크기로는 전 세계 세 번째 스케일이다. 면적이 670.33km²에 이르며 호수의 수직 길이만도 63.49km에 달한다. 호반을 일주하면 그 거리는 무려 241km. 기존 호수에 대한 상식은 가볍게 뒤집힌다.


시가 사람들의 비와코 호수 사랑도 유별나다. 개발보다는 보존에 공감하고 도심과 인접한 비와코호수를 아직까지도 식음이 가능한 1급수의 수질로 유지해냈다.


호수의 매력을 보다 가까이 즐긴다면 호상 크루즈처럼 확실하고 경제적인 선택도 없다. 오오츠(大律)항구를 출발하는 크루즈선 미시건호(www.biwakokisen.co.jp)에 오르는 것만으로 여행자는 호수의 웅대함에 더욱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운행시간은 대략 90.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19세기 증기선을 컨셉으로한 복고풍의 선실이 분위기를 돋우고, 갑판에 올라 시원한 호수바람을 맞고 있노라면 어느새 귀항의 뱃고동이 울릴 만큼 유람선과 호수는 사람들의 혼을 빼놓는다.


정취를 더하는 풍경에도 시선이 모인다. 바람을 타며 호화로운 요트를 띄운 이들이 있는가하면, 작은 돛단배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오후의 낭만을 즐기는 이들도 있다. 삼삼오오 카약에 몸을 실은 이들도 뒤질세라 비와코 호수의 덕()을 자랑한다.


선상에서의 호사스런 사치도 비와코 호수에서라면 일탈의 유혹에 빠져도 좋다. 승선료에 더해 4,000엔 전후면 이탈리안 코스요리를 호젓한 선내 테이블에서 창밖 호수를 바라보며 즐길 수 있으니 각별한 런치나 디너를 기대하는 이라면 기억해둘만 하다.

 


힐링 전하는 미술관 너머 인연 각별한 백제사 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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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별한 건축미의 미호뮤지엄.


비와코호수의 아름다움에 공감한 이라면 숲속의 미술관 미호뮤지엄(www.miho.or.jp)에서도 시가현의 감동을 이어갈 수 있다. 오오츠항구가 자리한 JR오오츠역에서 전차를 타고 JR이시야마역에서 내려, 다시 버스(테산버스)50분을 달려야하는 짧지만은 않은 길이다.


1997년 문을 연 미호 뮤지엄은 비와호수의 남쪽 대자연 속에 탄생한 미술관이다. 파리 르부르 미술관의 유리 피라미드라는 작품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건축가인 I.M. 페이설계로 외관부터 풍겨오는 예술적 인상이 여행객의 시선을 잡아 끈다. ‘자연과 건축과 미술품’,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융합을 테마로 건축용적의 80% 이상이 땅 속에 묻어 매립 설계된 것이 특징으로, 관내에는 이집트부터 중국에 이르는 실크로드를 따라 탄생한 고대미술품을 비롯하여 일본미술작품 2천 여 점이 수장되어 각 계절별로 기획전을 개최하고 있어 힐링의 파장이 만만치 않다.


우리네 삼국시대 국가였던 백제의 이름을 그대로 딴 백제사(햐쿠사이지)도 비와코 호수를 찾은 이들이라면 귀를 쫑긋할 만한 코스다. 606년 성덕태자와 고구려의 승려 혜자에 의해 백제인을 위해 창건된 사찰로, 당시 일본의 선진 국가였던 백제의 국가명을 일본에서 처음으로 사원의 이름으로 칭한 귀중하면서도 희소적인 사찰이다.


3.2m 높이의 본존비불인 십일면관음은 당시 백제 땅의 용운사의 본존과 다르지 않고, 사찰의 건축양식도 백제로부터 배워온 양식 그대로를 따랐다고 하니 눈여겨볼만하다.

| www.biwako-visitors.jp


 

<간사이 특별기획>

와카야마현, 깊은 산 영험한 땅에서 치유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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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 중심 오사카의 아래쪽에 자리한 와카야마현은 간사이에서 가장 신성한 땅으로 불리운다. 일본 불교의 성지로 통하는 고야산과 참배길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교토와 나라가 화려한 불교의 외형에 치중한다면 와카야마는 그 내면의 감성을 자극하니, 신성함을 기대하는 이들에겐 와카야마현은 더없는 이상향이다.

| 간사이 특별취재팀

 

혼슈의 중앙부 남단, 위로는 효고현, 오른쪽으로 오사카부, 나라현, 미에현과 마주한 와카야마현이 나타난다. 오사카에서 기차에 올라 90분이면 도착하는 곳이지만 웬일인지 그동안 여행객의 시야에서 와카야마는 쉽사리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알려지지 않은 만큼 즐거움이 큰 것 또한 여행의 묘미라고 했던가. 그런 의미에서 와카야마는 분명 일본을 느끼고픈 이들에게 가장 일본다운 시선을 선사하는 곳임에 틀림없다.


영험한 신의 땅으로 불리우는 고야산은 와카야마 현 북동부에 위치하고 고야류진 국정공원에 속해있는 지역. 1,000m 산 위에 넓게 자리한 진언종 발상의 땅으로, 산으로 에워싸인 정상에는 홍법대사 쿠우카이(空海)에 의해 만들어진 콘고부지절(金剛峯寺)이 자리하고, 1200년의 긴 역사동안 불교의 성지로서 발전하여 종교의 도시라는 별칭으로 불리우며 속세와 단절된 일본불교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땅이다. ‘신들의 땅이라고 고야산을 지칭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


최대 볼거리는 단연 콘고부지절. 수행의 장으로서 일본불교의 성지로 불리우는 진언종의 총본산이다. 진갈색이다 못해 검은 색으로 보이는 절의 외형은 1200년의 역사가 말해주듯 고야산 장상에서 세상을 주시하고 있다. 고야산을 개창(開倉)했을 당시에는 고야산 전역을 콘고부지라고 불렀다고 하니 당시 진언종 총본산으로서의 콘고부지절의 의미가 어느 정도인지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고야산에서의 볼거리는 이뿐만이 아니다. 홍법대사 쿠우카이를 모신 묘소가 자리한 오쿠노잉()도 흥미롭긴 마찬가지다. 곧게 뻗은 삼나무숲에 둘러싸여 고요한 가운데 심신을 가다듬고 참배를 올릴 수 있어 불교신자라면 반드시, 불교신자가 아니라도 그 영엄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오쿠노잉의 흥미로운 사실 하나는 일본의 황실, 다이묘 등 역사적 고위층의 무덤이 다수 있다는 점이다. 정확히 파악할 순 없지만 20만기 이상의 묘소가 자리하여 오랜 과거부터 안위의 세계에 잠들길 원했던 이들이 얼마나 고야산을 갈구했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고야산의 상징처럼 솟아오른 콘폰다이도탑(根本大塔)도 볼거리다. 붉은 단청이 아름다움의 극치를 선사하며 시선을 자극하는데, 높이 49m의 탑은 탑 안쪽 16개의 기둥에 화려한 불교미술의 감성까지 더해지니 호기심 가득한 여행자의 발길을 좀처럼 놓아주질 않는다.


816년 개창한 이래 120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콘고부지절을 시작으로 총 117개의 절이 그 모습 그대로 자리하여 불교의 성지로서는 물로 세계에서도 이례적인 종교도시를 만들고 있음은 자신의 종교의 유무를 떠나 불교에 대한 존엄함마저 느끼게 한다. 고야산 내 대부분의 사찰과 시설이 일본의 국가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을 정도이니 고야산 전체를 문화재로 생각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더욱이, 지난 2004년 기이산지 참배길의 하나로서 요시노·오미네, 구마노삼산과 더불어 유네스코지정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되는 등, 세계속의 종교성지로서 그 가치를 더욱 빛내고 있다.

 


참배자 숙방서 템플체험, “치유의 기운 가득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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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산 참배에 나선 꼬마 참배자들.


고야산에서라면 단순히 보는 것만으로 여행이 끝나지 않는 점도 의미 깊다. 콘고부지절에서는 참배에 나선 신도들을 위해 마련된 53개의 숙방(宿坊:숙박시설)이 있어 일반 관광객 신분의 참배자라도 경내숙박을 통해 속세와 떨어져 일상에 지친 심신을 다잡을 수 도 있다. 더불어 불교음식 고유의 육류나 어패류를 사용하지 않고 야채류, 곡물, 해조류로만으로 만든 쇼우진요리(精進料理)를 맛보거나, 117개에 이르는 사원에서 좌선을 하는 등 템플체험도 가능해 흔치않은 경험도 함께할 수 있다. 더군다나 그 체험이 1200년 전통의 일본불교의 총본산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그 감동 또한 이루 말할 수 없다. | www.wakayama-kanko.or.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