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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고향’이라는 별칭으로 불리운다. 일본의 신화가 탄생한 ‘이즈모다이샤’가 자리하고, 수많은 시인 묵객이 찾아 환상적인 저녁노을 보고 차마 발길을 쉬이 돌리지 못했다는 절경의 호수와 신의 영험함으로 심신을 치유하는 온천지들이 늘어서니 신들이 살았던 고향이라는 별명 이외엔 딱히 떠오르는 말이 없다. 인천공항을 떠나 단 70분. 동해와 마주한 일본 산인(山陰)지방의 현관에 자리한 시마네현이 그 주인공이다.
| 이상직 기자 news@japanpr.com 

요나고공항을 중심으로 돗토리현과 마주한 시마네현. 공항에서 단 40분이면 신들의 고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는 시마네현의 중심도시인 마츠에로 향할 수 있다. 
시마네현의 중심도시인 마츠에시(松江市)는 거리 풍경에서부터 일본적 향내를 물씬 풍겨온다. 웅장한 천수각의 마츠에성이 위용을 뽐내고 그 아래로 예스러운 성곽도시가 늘어서니 고대하던 일본풍경과 조우함에 반갑기 그지없다. 
성곽도시인 만큼 마츠에성(松江城)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마츠에성은 당시 마츠에를 통치했던 ‘호리오 요시하루’가 1911년에 축성한 성. 산인지방 유일의 현존하는 천수각성이자, 일본 전국에서도 현존하는 12개의 천수각 중 하나로 꼽힌다. 
천수각이 사라질 큰 시련도 있었다. 메이지유신 초기 한 개의 도시에 하나의 성만 존치시킨다는 폐성령(廃城令)의 단행으로 성이 모두 헐리게 될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천수각만은 보존해야 한다는 당시 마츠에 사람들의 노력으로 다른 성곽 내 건물은 헐렸을지언정 천수각만큼은 당시의 모습 그대로 남을 수 있었다.   
성의 최고층인 6층의 천수각 망루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특히 일품이다. 눈 아래로 성읍도시 마츠에의 풍경이 펼쳐지고 멀리는 거대한 신지코호수가 병풍처럼 둘러싸 한참을 천수각 망루를 맴돌게 만든다. 
마츠에성 주변으로도 볼거리가 즐비하다.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은 단연 마츠에 향토관인 ‘코우운가쿠(興雲閣)’. 지극히 일본적인 풍경 속에 메이지시대에 전파된 서양풍 건물이 유독 시선을 자극하기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코우운가쿠는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메이지시대 당시의 서양의 건축양식에 의해 축조된 건물이지만 지붕에 기와를 사용하거나 외관을 제외한 건축기법에 있어서도 일본 전통의 목조건축법을 사용하여 외국문물과 일본의 양식이 잘 조화된 대표적인 건축물로 손꼽힌다. 서양의 저택을 연상케 하는 새하얀 외관과 내부로 마츠에의 역사나 민속자료, 향토자료 등이 전시되고 있으니 에도시대를 풍미한 마츠에성 천수각과 메이지시대의 정서를 담은 흥운각의 대비에 여행자의 눈은 더없이 즐거워진다. 코우운가쿠와 이웃해서도 마츠에신사를 비롯해 북쪽으로 자리한 조잔이나리신사 등 소소한 볼거리들도 함께하니 이 또한 기억해둘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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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에성 천수각. 봄이면 벚꽃으로 장관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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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지시대 건축양식이 백미인 코우운가쿠. 민속자료관으로 운영된다. 
 
‘호리카와’따라 유유자적 성곽 뱃놀이 “운치있네~”
마츠에에서 만나는 신의 선물로 손꼽히는 것이 일본 제일의 아름다움을 자랑한다는 ‘신지코호수’. 일본 전국에서도 그 크기가 7번째로 거대하고 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흔치않은 호수로 일본 100경에 꼽히는 것은 물론이고 석양의 풍경으론 일본 제일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 시마네현의 명물이다.
이 신지코호수에서 나온 물줄기는 마츠에성과 호리카와(堀川:해자)를 통해 이어지는데, 적들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성벽을 따라 수 십 미터의 폭으로 강을 연상케하는 거대한 해자가 성을 둘러싸고 있다. 
신지코호수를 수원으로 성곽을 따라 마츠에 중심부를 돌고 있는 만큼 호리카와를 유람선으로 타고 도는 관광코스 역시 인기다. 유람코스는 약 3.7km. 마츠에성의 천수각을 비롯해 마츠에의 명소들을 유유자적 봄바람과 함께 즐길 수 있고, 여기에 노를 젓는 뱃사공의 유쾌한 이야기까지 더해지니 그 옛날 마츠에의 성주만이 즐겼을법한 풍경과 마주함에 여행자의 두근거림도 쉽사리 멈추지 않는다. 
한 바퀴를 모두 도는 시간은 약 1시간 정도. 봄바람과 함께 마츠에의 명소들을 유유자적 즐길 수 있으니 1시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도 순식간에 지나고 만다. 
호리카와를 도보로 즐기는 방법도 있다. 마츠에성 북쪽의 우가바시 다리를 건너 왼쪽 길을 따라 자리한 ‘시오미나와테’가 추천코스. 마츠에성 북쪽의 호리카와를 따라 이어진 길로 시마네현의 문호를 기린 야쿠모 기념관, 다나베 미술관, 약 265년 전 무사들의 저택인 부케야시키(무사저택) 등의 전통보존가옥과 길을 따라 늘어선 노송, 그리고 길옆으로 흐르는 호리카와가 더해져 에도시대의 정취가 그대로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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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리카와 유람선. 3.7km의 해자를 뱃사공과 함께 한 시간여 동안 돌아본다.   

‘이즈모다이샤’서 인연 찾고, ‘다마즈쿠리온천’선 건강 찾고 
사랑에 고민하는 이들이라면, 더불어 사랑을 더욱 깊이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시마네의 명소가 있다. 인연을 만들어 주는 영험함으로 유명한 이즈모다이샤(出雲大社)다. 
이즈모다이샤는 지금으로부터 약 1500년 전에 지어진 일본의 국보 신사다. 일본의 건국신화에 등장하는 오쿠니누시노미코토(大國主命)를 모신 신사로 좋은 인연을 만들어 준다하여 엔무스비신사(縁結び神社)라는 별칭으로 더욱 유명세다.
때문일까. 이즈모다이샤에는 곳곳에 사랑을 이루게 해달라는 소원들로 가득하다. 본전인 가구라덴(神樂殿)에는 둘레길이만 9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금줄인 시메나와(標繩)에 박힌 5엔짜리 동전도 그 중 하나다. 금줄에 5엔 동전을 박아두는 이유가 재미있다. 5엔 동전은 일본어로 ‘고엔’이라고 발음하는데, 이것이 인연이라는 뜻의 고엔(ご縁)과 발음이 같다. 해서 5엔 동전이 인연을 만드는 상징처럼 여겨진다. 금줄에 5엔 동전을 힘껏 던져 짚 사이에 끼워지면 바라는 인연이 이어진다는 전설에 이즈모다이샤를 찾은 관광객들은 너나할 것 없이 거대한 새끼줄 앞에서 동전던지기에 여념이 없다.  
소원이 가득하기는 경내의 나무들도 마찬가지다. 소원을 적은 종이를 매달 수 있는 가지라면 어김없이 리본형태로 묶인 소원종이들이 하얀 꽃처럼 피어 장관을 이룬다. 
본전의 건축미도 그냥 지나치면 섭섭하다. 국보로 지정된 본전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신사건축 양식인 ‘다이샤즈쿠리양식’으로 건립되었다. 지금의 높이는 24m에 불과하지만 건립당시에는 40m를 훌쩍 넘는 높이로 지어졌었다. 일본의 웬만한 신사에 감탄하지 않은 이들이라도 이즈모다이샤의 건축미에 탄성이 터지는 이유다. 
이즈모다이샤에서 멀지않은 곳에 자리한 다마즈쿠리온천도 기억해 둘만하다. 한 번 다마츠쿠리온천에 들어가면 용모가 단정해지고, 두 번 들어가면 만병이 낫는다는 이야기가 시마네의 옛 역사를 담은 ‘이즈모 풍토기’에 남아있을 만큼 시마네현의 온천명소로 인기다. 다마유강을 따라 20여 곳의 온천료칸이 자리하는데, 봄철이면 강변을 따라 만개한 벚꽃을 조망하여 노천온천을 즐길 수 있으니 봄의 낭만을 찾고 싶은 이들에겐 더없이 좋은 선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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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이즈모다이샤
  
<여행정보>
시마네현까지는 아시아나항공 정기편이 취항하는 요나고공항이 있어 찾기 편하다. 마츠에성은 무료로 개방되지만 천수각은 유료로만 오를 수 있다. 요금은 550엔. 호리카와 유람선(www.matsue-horikawameguri.jp)은 후레아이광장 승선장과 오테마에승선장의 두 곳에서 15분 간격으로 각각 출발하며, 요금은 성인기준 1200엔이다. 이즈모다이샤까지는 JR산인 본선 이치바타전철을 타고 이즈모타이샤역에서 하차하면 된다. ☞www.kankou-shimane.com/ko

ⓒ일본관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기사작성:2012. 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