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슈 동부권 새로운 여행지도가 열린다
‘동규슈자동차도로’로 만나는 규슈동부여행, 기타큐슈+오이타+미야자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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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 동부를 종단하는 새로운 여행길이 오는 3월 21일 열린다. 이름은 동규슈자동차도로(東九州自動車道)다. 총연장 436km의 고속도로는 규슈 최북단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를 출발하여 오이타현을 지나 규슈 남부의 미야자키현까지 이어진다. 기타큐슈시에서는 클래식한 항구도시의 풍경 가득한 모지항 레트로를 즐기고, 지금껏 만나보지 못했던 오이타현 남부권의 명소들에 더해, 규슈 남단 미야자키의 남국풍경까지 동규슈자동차도로 연선에서 기다리니 규슈여행의 신루트로 더없이 제격이다. 
| 이상직 기자 news@japanpr.com

동규슈자동차도로는 규슈 동부권의 북단에서 남단을 종단하는 도로.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와 오이타현, 미야자키현의 3개 지역이 도로 연선에 자리한다. 도로는 이미 일부 노선이 개통에 들어가 운영중으로, 오는 3월 1일 부젠IC(豊前)~우사IC(宇佐) 구간이 선개통되고, 3월 21일 사이키IC(佐伯)~카마에IC(蒲江)의 잔여구간이 개통하여 동규슈자동차도로의 실질적인 전노선 개통의 시대를 맞이한다.  
개통에 따른 기대치는 역시나 시간이다. 기타큐슈시와 오이타현은 당초 2시간 25분에서 1시간 45분 대로, 오이타현과 미야자키현은 당초 4시간 10분에서 2시간 50분대로 비약적으로 이동시간이 단축되어 기타큐슈와 오이타현, 미야자키현을 단 하루에 묶는 새로운 여행루트를 만끽할 수 있다. 무대가 고속도로의 연선에 자리하니 추천메뉴는 당연스레 렌터카여행이다. 렌터카를 타고 동규슈자동차도로에 오르기만하면 그뿐이니 망설임도 필요 없다.
동규슈자동차도로의 시작점은 기타큐슈다. 명물은 일명 ‘모지코 레트로’라고 불리우는 모지코항구다. 모지코항 주변 관광지구를 가리키는 모지코 레트로라는 말은 1세기 전 모습을 간직한 복고적인 항구도시라는 뜻. 기타큐슈를 찾는 이들이라면 모지코를 찾지 않는 이들이 없을 만큼 기타큐슈 관광의 명소로 꼽힌다. 
그 대표적 아이콘이 기타큐슈로의 관문으로서 여행객을 맞이하는 ‘JR모지코역’. 1914년에 건축된 네오 르네상스양식의 역사(驛舍)는 100년 전 항구도시의 매력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모지코 속에 내가 있음을 실감케 하는 상징물이다. 철도역으로서는 처음으로 일본의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다고 하니 그 역사적 가치의 설명이 더해지자 모지코역을 바라보는 시선도 더욱 특별해진다. 
아쉽게도 현재 모지코역은 대대적인 복원공사중이다. 오는 2018년까지 내부 목재기둥과 지붕 등을 건축당시의 방식과 모습 그대로 수리하여 새롭게 태어날 예정으로 옛 위용을 당분간은 만날 수 없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모지코역의 공사모습을 관람할 수 있는 관광객용 견학루트가 마련되어 아쉽지만 공사 가림막 사이로 모지코역의 감추어진 속살과 만날 수 있으니 아쉬움을 덜 수 있다.
모지코의 레트로적 감성을 체험할 수 있는 코스도 모지코 레트로 내 명소인 옛 모지세관 건물 내에 마련된다. ‘레트로 코마치’라는 기모노 렌탈샵이 마련되어 ‘하카마’라고 하는 전통복장을 입고 모지코 곳곳을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어 여성들에게 인기다. 요금 1000엔으로 즐길 수 있으니 기타큐슈다운 기념사진 한 장을 남기고픈 이들이라면 필수코스다. 
기타큐슈시의 교통과 상업의 중심지인 고쿠라에서는 명소 고쿠라성이 기다린다. 1602년에 축성된 고쿠라성의 5층 높이의 천수각에 오르면 기타큐슈시내의 전경과 고쿠라성 정원의 아름다운 조형미 등을 함께 만끽할 수 있다. 봄의 벚꽃명소로도 인기이니 벚꽃시즌 기타큐슈를 찾으면 필수코스로 들려봄직하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본격 우주테마파크인 스페이스월드(www.spaceworld.co.jp)가 있다. 파크에 자리한 실제와 똑같은 1:1 스케일로 만들어진 스페이스셔틀이 관람객을 맞이하는 스페이스월드는 우주테마파크라는 이름처럼 우주를 테마로 다채로운 스릴머신과 어트랙션이 마련되니 욕심내볼만 하다. 

일본 제일의 온천왕국에 풍덩~, 오이타현
기타큐슈의 명소를 모두 즐겼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동규슈자동차도로에 오를 차례다. 규슈자동차도로 고쿠라히가시 톨게이트에 올라 후쿠오카방면으로 3km를 달리면 동규슈자동차도로로 접속되는 기타큐슈JCT가 동규슈자동차도로 여행의 이정표다.  
기타큐슈JCT에서 다음 목적지 오이타현까지는 90여분 이면 닿는다. 유명한 것은 벳푸로 대표되는 온천이지만 동규슈자동차도로가 개통된 덕분에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명소들이 앞다투어 유혹하니 벳푸온천은 잠시 잊어 두어도 좋다.
동규슈자동차도로에서 만나는 오이타현의 첫 번째 명소는 우사신궁이다. 동규슈자동차도로의 유일한 미개통구간에 자리해 도중 국도로 찾아가야하는 것이 조금 번거롭지만 우사신궁이 모신 하치만신(八幡神)이 한반도에서 건너왔다고 일컬어지는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을 자랑하니 지나치면 섭섭하다. 
우사신궁(宇佐神宮)은 일본 전국에 있는 하치만궁의 총본궁이다. 경내는 약 15만 제곱미터에 이르는데 진홍빛 도리이 너머로 상궁, 하궁 등의 신전이 질서정연하게 늘어서고 중심 참배로인 오모테산도 끝에 신성한 물을 기리는 ‘하츠사와’라는 이름의 연못이 볼거리로 꼽힌다. 
신성한 신궁에 이어서는 에도시대 조카마치(城下町)의 정서 가득한 키츠키가 반긴다. 동규슈자동차도로 우사IC에서 하야미JCT·IC까지 이동, 이후 히지바이패스와 오이타공항도로를 연이어 달리면 조카마치 키츠키로의 입구인 키츠키IC를 찾을 수 있다.   
일본에 흔한 것이 조카마치이지만 키츠키는 각별하다. 바다와 벼랑에 둘러싸이고 언덕으로 이루어진 땅을 영리하게 이용해 마치 샌드위치를 닮은 조카마치가 탄생했는데 일본에서도 오직 키츠키에서만 만날 수 있는 형태이기에 가치가 남다르다. 
조카마치는 구심점 키츠키성을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높다란 언덕이 자리해 마치 V자 형태의 패인 골짜기 또는 요철형상의 오목할 요(凹)자를 연상시킨다. 거리에는 당시의 무사저택이 늘어서고 몇 백 년을 이어온 상인의 저택들이 그대로 남아 에도시대로의 시간여행을 만끽할 수 있고 전통 기모노 체험까지 기다리니 즐길거리가 풍성하다. 
동규슈자동차도로의 오이타현 종반부에선 역사관광지 우스키와 푸른 바다의 감성을 자극하는 츠쿠미, 사이키가 연이어 오감을 즐겁게 한다. 
우스키IC에서는 오이타가 자랑하는 역사관광지인 ‘우스키석불’이 반긴다. 우스키석불은 약 천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석불로 일본이 자랑하는 석불예술의 진수라고 일컬어진다. 60여개 크고 작은 석불이 자리하는데 이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일본 국가지정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우스키IC에서 다시 동규슈자동차도로에 올라 10분이면 바다 풍정 가득한 츠쿠미의 명물인 ‘츠쿠미 돌고래섬’이 자리하니 가족단위 여행객이라면 욕심내볼 일이다. 츠쿠미IC를 나와 217번 국도를 30여 분 달리면 ‘츠쿠미 돌고래섬’과 마주하는데, 시설 내에는 귀여운 돌고래를 직접 만지고 교감하는 다양한 체험에 더해 푸른 바다를 무대로 호쾌한 돌고래쇼까지 관람할 수 있으니 먼 길을 찾아온 고생을 톡톡히 보상받는다. 
동규슈자동차도로에서 미식테마를 찾는다면 사이키IC에서 내리면 규슈 제일로 칭하여도 아깝지않은 사이키초밥을 맛볼 수 있다. 사이키시는 오이타현을 대표하는 어항으로 생선회가 맛있기로 각별하다. 이유는 세토나이카이로부터의 조수와 남쪽에서의 쿠로시오가 서로 부딪치는 분고수도의 거센파도 덕에 생선회의 육질이 극강의 탄력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같은 종의 초밥이라도 그 쫄깃함이 남다르니 사이키의 초밥을 즐기고 나면 다른 곳의 초밥은 시시해질 정도다. 사이키시청 앞 대로인 217번 국도를 따라 초밥전문점이 다수 자리하니 찾기도 수월하다.  

절경 속 일본미에 푹 빠져볼까, 미야자키현
동규슈자동차도로의 끝에선 천혜의 자연과 기후를 지닌 미야자키가 기다린다. 미야자키현은 ‘일본의 하와이’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온화한 기후와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곳. 바다풍경을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더없이 제격인 규슈다. 
바다풍경이 메인이지만 그에 앞서 일본다운 신성함을 전하는 다카치호신사를 지나칠 수 없다. 미야자키현의 북서쪽 깊은 산속에 위치한 다카치호 협곡 내에 자리한 신사로, 동규슈자동차도로 노베오카IC에서 나와 218번 국도를 타고 45분 이면 찾을 거리다.  
다카치호신사는 1900년 전 창건된 신사로 일본 건국 신화와 관련된 신을 모시고 있는 유서 깊은 곳이다. 경내에는 다카치호신사를 대표하는 800년이 넘은 수령을 자랑하는 삼나무가 참배객들을 맞이하고 있으며, 매일 저녁 8시부터는 관광객들을 위해 신에게 제를 올릴 때 연주하는 일본 전통 무악 공연인 요카구라(夜神楽)도 볼 수 있으니 밤까지 기다리는 수고를 더할만하다. 
바다절경 가득한 미야자키의 하이라이트 우도신궁은 동규슈자동차도로 렌터카 여행의 피날레다. 동규슈자동차도로의 종점인 기요타케미나미IC에서 내려 미야자키공항에서 해안선을 따라 남쪽으로 이어지는 220번 국도가 핵심루트이니 우도신궁까지 헤멜일도 없다.    
기요타케미나미IC에서 220번 국도를 타고 바다풍경을 감상하며 50분 여를 달리면 태평양이 내려다보이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 세워져 있는 우도신궁이 장관을 드러낸다. 일본 최고의 경치를 자랑하는 신궁답게 참았던 감탄사가 우도신궁앞에서 여지없이 터진다. 
신앙적 가치도 각별하다. 우도신궁은 미야자키신궁에 모셔져 있는 일본 초대 천황인 진무천황의 아버지를 모시고 있는데, 결혼과 순산을 비롯해 악운을 막아준다는 강한 믿음이 전해지고 있으니 소원성취의 기도를 필히 올려볼 일이다.    
●취재협조 : 기타큐슈시(www.kcta.or.jp), 투어리즘 오이타(www.visit-oita.jp), 미야자키관광컨벤션협회(www.kanko-miyazaki.jp)

<여행정보>
동규슈자동차도로는 오는 3월 21일 전 노선이 개통(단, 시이다미나미IC~부젠IC 간은 2016년 개통예정)되며, 고속도로 연선의 기타큐슈시․오이타현․미야자키현으로는 오이타공항과 미야자키공항으로 다수의 항공편이 취항중에 있어 편리하게 찾을 수 있다. 동규슈자동차도로 여행을 위한 렌터카는 소형차 무브 기준 8,000엔 선(보험료 포함), 8인승 대형 왜건 세레나 기준 15,000엔 선(보험료 포함)에 이용할 수 있으며, 오이타공항과 미야자키공항의 렌터카전문점을 통해 예약 및 이용할 수 있다. 하는 것도 경제적이다. 
●취재협조 : 기타큐슈시(www.kcta.or.jp), 투어리즘 오이타(www.visit-oita.jp), 미야자키관광컨벤션협회(www.kanko-miyazaki.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