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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껏 휘두른 배트에 공이 정확히 들어맞는 순간, 배트와 공이 만들어내는 소리, 운동장 가득 소리의 파장이 차 있고, 공은 교실 유리창에 꽂히듯 떨어져 산산이 부서진다. 고교야구에 열광한 세대, 프로야구와 함께 젊음을 보낸 세대인 저자는 한국야구의 미래를 찾아 야구를 하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는 일본 돔구장 여행을 시작한다.
『우리 야구장 갈래?』는 단순한 여행 책이 아니다. 기존에 출판된 야구 전문 서적도 아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국내 최고 일본야구 전문가가 여행을 통해 그의 시선으로 일본야구를 새롭게 바라본다. 돔구장 여행을 통해 발견한 일본야구의 참모습과 야구에 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일본야구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있다.
고시엔대회 기간에 고시엔구장을 찾은 저자는 고교야구에 열광하는 일본 사람들의 모습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프로야구도 아닌 고교야구의 기세가 대단하다. 고시엔 기간이 되면 한신고시엔구장의 홈팀인 한신 타이거스는 유랑 길에 오른다. 프로팀이 기꺼이 고교야구 경기에 구장을 내어주고 타 팀 구장을 사용하는 불편을 감수한다는 거다. 언론은 슈퍼 루키 발굴에 힘을 쏟는다. 토너먼트 식으로 치러지는 경기 방식에 고교 선수들은 매 순간이 마지막인 것처럼 혼신의 다해 경기를 치른다. 관중은 고교야구만이 보여줄 수 있는 순수함과 열정 그리고 고향 ? 모교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경기장을 찾는다. 저자는 이 부분에 주목한다. 선수와 언론, 관중이 고교야구에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애정은 관심거리가 되고 그 관심은 야구의 밑바탕을 단단하게 만든다. 이것이 바로 일본야구의 저력이다.
열차나 버스를 타고 돔구장으로의 이동 중 차창 밖 시선을 사로잡는 것이 있다. 바로 일본 특유의 검은 흙의 외야와 멀리서 보아도 싱그러운 잔디가 내야를 뒤덮고 있는 야구장이다. 야구에 관심이 있어서 유독 저자의 눈에만 띈 것이 아니다. 실제로도 이동 중에 많은 야구장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본의 야구장은 몇 개나 될까? 일본에는 6개의 돔구장과 각 12 프로구단의 팜구장 등 546개 이상의 정식 야구 경기장이 있다. 놀랍지 않은가? 그만큼 야구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는 얘기가 되고 야구장이 많아 야구를 즐길 기회도 많다는 얘기다. 일본에서 야구는 보는 스포츠가 아니다. 주말에 개방되는 야구장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취미가 되고 휴일이면 아빠와 아들이 공을 주고받으며 소소한 행복과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친근하고 익숙한 생활 속 스포츠가 된다. 이렇게 야구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그들의 일상이 되어 자연스럽게 지자체나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 지역이 발전한다.
저자는 일본야구를 보고 우리의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우리나라에도 아홉 번째 구단이 생겨나고 돔구장도 짓고 있다. 하지만 아직 많은 부분이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지자체의 관심과 투자, 기업의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하고 야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놀이처럼 즐길 수 있는 시설의 정비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야구의 단단한 미래가 되어줄 고교야구의 부활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피력하고 있다.
일본야구에 대한 상식도 <우리 야구장 갈래?> 책 속에 담겨있다. 구단 닉네임의 유래에서부터 퍼시픽리그와 센트럴리그가 탄생한 배경, 피 말리는 트레이드와 드래프트 이야기, 백넘버는 언제부터 달았는지, 그리고 일본야구 속 전설적인 선수들과 일본야구만화에 이르기까지 일본 야구에 대한 모든 것이 한 권에 담겨 있으니 애구 팬이라면, 더불어 일본까지가서 야구를 응원해볼 요량의 열혈팬이라면 필독서로 손색이 없다. 박성호 저 | 해피바이러스

ⓒ일본관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기사입력:2011. 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