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환율 고공행진, 일본시장 ‘악!(惡)’
-100엔 당 1,000원 돌파, 3년 5개월 만 최고치 기록

원화에 대한 엔화의 환율이 급등함에 따라 일본 여행업계가 봄 황사 못지않은 후폭풍에 시름하고 있다.
원·엔 환율은 지난 2006년 10월 700엔대 후반을 진입하며 일본물가에 대한 상대적 경제성을 무기로 해외여행시장 전체에 있어 일본시장으로의 수요 유입에 큰 역할을 해왔으나 지난 3월 18일 장중 3년 5개월 만에 최대치인 1,060원대까지 급등하여 일본여행 시장 전체를 냉각시키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특히 지난 2월 말부터 서서히 800원 후반 대 진입을 시도하던 환율이 3월 1주차와 2주차에 걸쳐 4자릿수 환율로 급등하자 여행사 및 랜드사 등 여행업계는 물론, 달러화 상승과 맞물려 봄 성수기 시즌을 맞아 해외여행을 계획했던 여행수요까지 급감, 일본여행시장 자체가 얼어붙어 봄 성수기 시즌이라는 말이 무색한 지경에 이렀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목소리다.
100엔 당 환율이 1,000원으로 단 기간 내 급등함에 따라 가장 바빠진 것은 일본전문 랜드오퍼레이트사. 인센티브·패키지를 포함하여 약 2개월 전 100엔 당 800엔 전반 대에 세트되었던 상품 지상비가 출발을 목전에 두고 전체금액대비 20%~30% 이상 급등함에 따라 환차손에 의한 손해분을 그대로 떠안아야하는 형국이 되었다. 랜드오퍼레이트사를 통한 지상비가 상승함에 따라 그 영향은 판매여행사에까지 그대로 전가되고 있다.
여행사의 경우 이미 기존 800엔 초반대의 지상비로 세트된 상품을 판매하여 소비자들로부터 여행상품가의 대부분을 입금 받은 상태에서 출발을 목전에 두고 급등한 지상비 차액분을 여행객에게 추가적으로 부담지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이러한 복잡한 내부사정을 여행객에게 설득시켜야하는 난감한 상황에 부딪히게 되었다.  
A여행사 일본팀의 한 담당자는 “한달 전 80만원 후반대로 판매한 여행상품이 환율 급등에 의해 실질적으로는 100만원 가까이 가격이 올라 이 부분을 구입여행자들에게 설명하는데 대부분의 OP들이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히고 “환율급등에 따른 결과로 이해해주는 분들이 있는 반면 절반 이상의 상품구매자들은 금액 증가부분에 대해 납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를 설득하는데 어려움이 적지 않음을 토로했다.
더욱이, 가장 힘든 3월 비수기를 참고 4월과 5월의 봄 성수기시즌을 기다려 신춘상품에 사활을 걸고 매진해온 랜드오퍼레이트사와 여행사는 때아닌 환율급등이라는 한파에 봄기운을 느껴보기도 전에 또 다시 큰 벽에 부딪치는 힘든 시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특히, 달러에 대한 일본 엔이 장기적으로 1달러 당 90엔 초반까지 접근할 경우 엔·원 환율은 최악의 경우 1,200원 대 까지도 갈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내 경제계가 지적하고 있어 환율이 어디까지 폭등할 지 불안감을 감출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엔화 환율급등의 영향은 일본여행을 준비하는 소비자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표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07년 초부터 2008년 1월까지 엔저경향에 따라 쇼핑을 중심으로하는 일본여행수요에 힘입어 방일여행자수가 큰 폭의 상승곡선을 그린 것과는 반대로 엔화급등에 따른 일본물가에 대한 상대적인 경제성이 줄어듬에 따라 일본을 찾는 여행자들의 수요가 급락할 가능성이 점춰지고 있으며, 실제로 일본여행을 준비중인 예비여행자들이 일본여행시즌을 환율이 안정되는 시기 이후로 늦추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어 엔고(円高), 여행수요감소, 경영악화라는 삼중고에 일본여행업계가 당분간 큰 홍역을 치를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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