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리포트>

“서프라이즈한 구마모토현 알려요! 내 이름은 구마몬”

서브01_캐릭터상품.JPG

구마모토 거리 곳곳에는 검은 곰 캐릭터가 신기할 정도로 가득하다. 이름은 구마몬(KUMAMON)으로 정체는 구마모토현의 공식 홍보캐릭터다. 지방도시의 뻔한 이미지캐릭터정도로 치부하면 곤란하다. 탄생 4년 만에 미키마우스나 키티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구마모토에서는 물론 일본 전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유명인사이니 말이다. 규슈신칸센 개통을 기념한 구마모토 서프라이즈 캠페인의 캐릭터로 탄생한 이래 지금은 구마모토현을 넘어 일본 최고의 스타 캐릭터로 사랑받는 ‘구마몬’. 지방자치단체의 고유캐릭터를 통해 관광브랜드의 성공신화를 이룬 대박스토리의 주인공이다. 
 | 이상직 기자 news@japanpr.com

구마모토현을 대표하는 상징은 아소화산이다. 아소화산은 불의 나라라고 칭하여지는 구마모토다움을 상징하는 존재. 표고 1,592m 아소산 정상에 자리하며 일본 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산산으로 꼽힐 정도이고 매년 1,800만 명의 사람들이 이 장관을 보기 위해 찾는 친근한 명소가 된지도 오래다. 지난 해 분화가 있었지만 화구 1km 바깥쪽 코메즈카 등의 명소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안전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으니 안심해도 좋다. 
이런 아소화산의 상징성과 인기도 각별하지만 최근에는 구마모토현 관광 캠페인인 ‘구마모토 서프라이즈’의 이미지캐릭터인 구마몬의 인기가 절정이다. 지난 2011년 규슈신칸센 전노선 개통을 앞두고 전국적으로 구마모토현의 매력을 알리는 ‘구마모토 서프라이즈’ 캠페인의 일환으로 탄생한 것이 구마몬이다. 
구마몬은 구마모토현 출신으로 일본의 유명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겸 프로듀서인 고야마 쿤도(小山薫堂) 선생이 미즈노 마나부(水野学) 선생에게 의뢰한 작품이다. 디자인은 심플하기 그지없다. 통통한 체형에 양 볼을 붉힌 놀란 표정, 그리고 검은색 일색의 바디엔 구마모토현 캐릭터치고는 아무런 표시나 장식도 두르지 않았다. 모르는 이가 본다면 구모모토현의 캐릭터임을 알 수 있는 요소는 거의 없는 수준이다. 
너무 단조롭지 않을까하는 염려도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구마몬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구마모토나 규슈에서는 물론이고 도쿄나 오사카 등, 구마모토현이 개최하는 각종 이벤트에 구마몬이 출연할 때마다 구마몬을 보기위한 인파로 가득 찰 만큼 스타급 인기다. 일본 내 신문이나 잡지, TV, 그리고 광고에서는 구마몬이 나오지 않는 날을 찾는 것이 도리어 빠를 정도이고, 편의점이나 마트에선 구마몬 캐릭터가 들어간 제품들이 셀 수 없이 가득하다. 
잘 만든 캐릭터 하나가 구마모토현의 이름을 일본 내 방방곡곡 알리며 관광객 유치에 더해 경제효과까지 창출하니 구마모토현에 있어 구마몬은 더없는 복덩이인 셈이다. 

규슈신칸센의 개통, 캐릭터 구마몬 탄생하다
지금은 구마모토는 물론 일본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사랑받고 있지만 당초 구마몬은 일회성 이벤트 캐릭터로 출발했다. 2011년 3월 규슈신칸센(하카타-가고시마주오) 전노선 개통에 앞서 중간 경유역인 구마모토의 지명도를 규슈신칸센과 직통운행되는 산요신칸센의 기점인 오사카를 중심으로 하는 간사이 지역에 알리기 위한 기간 한정 이벤트가 시초였다. 
캐릭터 자체에 과도한 연출을 하지 않고 타 지자체 캐릭터와는 차별화를 강조한 캐릭터인만큼 구마모토를 알리는 이벤트도 다른 지자체들과는 달랐다. 
프로모션의 이름은 ‘구마몬-신출귀몰 대작전’이었다. 사람이 많은 역이나 광장에서 지역의 홍보전단을 캐릭터가 나누어주는 뻔한 방식이 아니었다. 먼저 캐릭터 포스터를 여기저기 붙였다. ‘잠시 동안 오사카에서 구마모토를 홍보하겠습니다. 저를 보시면 친절하게 대해주세요’라는 캐릭터다운 애교섞인 코멘트도 함께 실었다. 
며칠 뒤 구마몬 캐릭터의 예고 없는 오사카 출현이 이어졌다. 오사카 명소인 도톤보리와 전철역에서 홀로 여행하는 구마몬이 등장했고 사람들의 관심에 더해 미디어까지 주목했다. 
효과는 폭발적이었다. 규슈신칸센의 중간 경유지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구마모토는 구마몬 캐릭터를 통한 홍보를 통해 규슈신칸센 개통의 이목을 시종착역인 후쿠오카와 가고시마에서 구마모토로 돌리는데 성공한다. 
사실 구마몬의 역할은 여기까지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구마몬을 향한 인기는 규슈신칸센 개통 이벤트 이후에도 식을 줄을 몰랐다. 크게 뜬 눈과 멍하니 벌린 입이 표정의 전부인 통통한 곰 캐릭터에 사람들은 열광했고, 덩달아 구마모토현에 대한 인기도 날이 갈수록 높아졌다. 
2011년에는 일본 전국 지역 캐릭터 품평회인 유루캐릭터 그랑프리에서 1등까지 차지한다. 인기가 이쯤되자 구마모토현은 구마몬을 영업부장으로 특별 승진시킨다. “원래는 구마모토 서프라이즈 캠페인기간 동안 홍보를 담당하는 임시 계약직 신분이었는데 엄청난 영업력(?)으로 구마모토현을 전국에 알린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 9월부터 구마모토현 영업부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했다”는 것이 구마모토현 측 담당자의 설명이다. 직급파워도 만만치 않다. 의전서열로 보면 구마모토현지사와 부지사 다음으로 높은 ‘넘버 3’씩이나 된다. 
구마몬의 인기가 높아지자 여기저기서 캐릭터 사용 문의가 들어왔다. 구마모토현은 과감히 사용권을 풀었다. 용도를 심의해 디자인 원안을 훼손하지 않는 조건으로 무료로 쓸 수 있게 한 것이다. 캐릭터를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수록 더 널리 알려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캐릭터 사용료보다는 홍보라는 더 큰 가치에 무게를 둔 대담한 판단이었다. 
2013년도 말 기준 과거 3년 간 구마몬 캐릭터 사용 신청 건수는 총 16,000건을 넘어섰다. 매출액만으로도 760억엔 이상의 막대한 규모다. 매출액 증가세는 더욱 가파르다. 2011년 당시 25억엔 수준이던 캐릭터 관련 상품 매출액은 2012년에는 293억 엔으로 10배 이상 급증했고, 2013년에는 449억 엔을 넘어섰다. 
구마몬의 경제파급효과는 더욱 더 강력했다. 2013년도 12월 일본은행 구마모토지점은 구마몬 캐릭터 이용 상품의 매상 및 관광객 증가에 따른 구마모토현 내 경제파급효과를 1,244억 엔(한화 약 1조1,576억 원 / 2011년도 11월~2013년도 10월 기준)으로, 단일 홍보효과로는 90억 엔(한화 약 837억 원)으로 추산했으며, 일본 브랜드종합연구소 조사결과 구마모토현의 인지도는 일본 전국 47개 지방자치단체 중 32위에서 18위로 껑충 뛰어오르며 구마몬 효과는 구마모토현에게 경제이익 이상의 큰 선물을 안겼다. 
‘계약직 공무원에서 서열 3위 홍보부장으로 급출세를 이룬 낙하산 인사이지만 실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낙하산’이라는 농담 섞인 자랑이 구마모토현청 직원들 사이에 나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구마몬 매력 만끽, ‘구마몬 스퀘어’관광객에 인기
전국구 스타가 된 구마몬을 보다 가까이 만날 수 있는 공간까지 새롭게 탄생해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명소는 구마모토시 노면전차(市電) 스이도쵸역 바로 앞 대형백화점인 테토리아 구마모토 1층에 자리한 ‘구마몬 스퀘어’(www.kumamon-sq.jp)다.
구마몬 스퀘어는 지난 2013년 7월 문을 연 구마몬 관련 아이템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오피셜 로드숍. 판매 아이템도 풍성하다. 구마몬 캐릭터가 들어간 문구류에서부터, 음반, 출판물, 인형 등은 물론, 모자와 티셔츠 등의 패션용품에 더해 구마모토 특산품 및 공예품과 콜라보레이션한 구마몬 스퀘어 한정 상품까지 만날 수 있다.  

서브02_쿠마몽스퀘어.JPG

구마몬 관련 용품의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구마모토현 영업부장을 담당하는 구마몬의 집무실도 한 켠에 마련되어 구마몬 팬을 자처한다면 필히 들려볼만하다. 
구마모토현을 여행할 예정이라면 구마몬 공식 사이트(kumamon-official.jp)도 체크포인트다. 구마모토현 영업부장으로서 구마모토현 이곳저곳에서 활동하는 구마몬의 일정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으니 구마몬을 직접 눈앞에서 만나고픈 열혈팬이라면 유용하다. 

<여행정보>
구마모토공항까지 아시아나항공이 주 3회 정기 취항한다. 후쿠오카공항 이용시에는 하카타역을 출발하는 규슈신칸센을 이용해 30분 대에 닿을 수 있다. 한국어 관광안내사이트인 ‘구마마토 나고미’(kumanago.jp/ko)에선 구마모토현에 대한 보다 자세한 관광정보 및 온천정보도 얻을 수 있어 여행계획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구마모토현의 ‘春’ 시즌 추천명소 베스트3>

박스01_구마모토성.jpg
일본 3대 명성 ‘구마모토성’
4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구마모토성은 1607년 무장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가신 가토 기요마사가 7년에 걸쳐 축성한 성으로 1877년 일본 내 서남전쟁으로 소실되었으나 1960년 완벽히 재건되어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구마모토현의 상징이다.     
성문에 경비를 서고 있는 무사들을 지나 높다란 석벽의 길을 돌아가면 성의 본전 천수각이 자리하는데 성의 내부도 볼거리가 가득하다. 지상 2층부터 4개 층에 걸쳐 마련된 전시실에는 당시의 유물과 문화재 등이 각 테마별로 전시되어 있어, 무사들이 호령했던 당시의 위엄 있는 갑옷과 의복 등 진귀한 풍물과 만나보는 것도 가능하다. 축성 400주년을 맞아 복원이 완료된 혼마루고텐도 새로운 즐길거리다. 천수각 바로 오른편에 자리하며 과거 성주의 집무실로서 절대 권력을 휘두르던 당대의 스케일을 체험하기에 제격이다. 

박스02_토롯코열차.jpg
미나미아소철도 ‘토롯코열차’
아소고카쿠산(阿蘇五岳)과 미나미아소외륜산(南阿蘇外輪山)의 대파노라마를 배경으로 달리는 전장 17.7km의 미나미아소철도의 ‘토롯코열차’는 구마모토 아소의 자연절경을 오감을 만끽할 수 있는 인기 코스. 아소의 산악을 오감으로 만끽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유리창문이 없는 미니형 열차에 앉아 고원의 협곡을 달리며 약 1시간 여의 여유로우면서도 스릴넘치는 산악철도여행을 즐길 수 있다. 운행기간은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로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 및 봄방학과 여름방식 시즌에 각각 운행된다. 
토롯코열차 연선 주변으로는 매분 60톤의 용수량을 자랑하는 일본 3대 수원지인 시라카와수원(白川水源)을 비롯하여, ‘일본명수백선’에 손꼽히는 용수지에서 일본 최고의 물맛을 즐길 수 있는 각별한 힐링포인트도 있어 함께 즐기기 제격이다. 

박스03_돌고래워칭.jpg
크루징 이색체험, ‘돌고래 워칭’
수족관이 아닌 망망대해에서 야생의 돌고래와 마주할 수 있는 것 역시 구마모토만의 즐길거리. 산이 높은 구마모토현의 북동부와는 달리 현의 남서부는 아름다운 바다와 면하고 있는 해안가로서 특히, 크고 작은 120여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아마쿠사 지역은 청정한 자연과 아름다운 풍광으로 이미 구마모토 최고의 해상관광지로도 유명하다. 이곳 아마쿠사에서 배를 타고 40분 여, 야생의 돌고래와 만나볼 수 있는 돌고래 워칭이 기다린다. 돌고래 워킹의 가장 큰 재미는 야생의 돌고래와 조우할 수 있다는 점. 야생 돌고래의 서식지로 알려진 아마쿠사 츠지시마섬(通詞島) 해안 인근에는 야생 돌고래떼가 서식하고 있어 돌고래 서식지 안으로 배를 몰면 호기심 많은 돌고래들이 배 주위로 몰려드는 진귀한 모습을 만끽할 수 있다. 가격은 크루즈비용을 포함해 약 2,500엔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