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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간 발로 쓴 도쿄&오사카 마니아 필수 코스 소개서”

가장 만만한 해외 여행지는 어디일까? 아마 ‘일본’이라는 대답이 가장 많을 것이다. 다양한 저가 항공이 생겨나면서, 일본은 제주도급의 여행지가 되어 버린 지 오래니까. 싼 맛에 떠난 일본에서 어떤 사람은 맛집을 찾아다닐 테고, 어떤 사람은 유명 관광지를 돌아볼 것이다. 그렇지만 만화, 애니메이션, 피규어 등에 관심이 많은 키덜트라면, 여기에 더해 다른 사람이 관심 없어 할 ‘그곳’에 가보고 싶을 것이다. 만화 전문 서점이나 캐릭터 매장 같은 키덜트 명소들 말이다. 비록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는 몰라도, 콘텐츠 사업의 왕국인 일본에 온 이상 키덜트 명소에 가보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이런 이들을 위한 책이 바로 이 책 <덕후들의 성지 도쿄&오사카>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덕후’는 일본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 재팬서브컬쳐에 심취한 마니아를 뜻하는 오타쿠(OTAKU)의 순화된 한국어 표현으로, 그 제목만큼이나 마니아적 감성의 읽을거리가 풍성하다. 
책의 완성도는 저자의 프로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애니메이션 전문 잡지 <월간 뉴타입 한국어판>의 수석기자 출신이자 덕후를 자칭하는 저자가 직접 일본을 오가며 10년간 발로 뛰며 완성했다. 
책에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일본의 도시인 도쿄와 오사카 그리고 교토에서 갈 만한 키덜트 명소들을 소개한다. 물론 그 컨텐츠의 질은 일반 가이드북과는 차원이 다른다. 막연히 “덕후라면 아키하바라나 덴덴타운에 가라”라고 말하는 책이 아니라 도쿄 아키하바라의 라디오회관 각 층에는 무엇을 파는 가게들이 있는지, 도쿄 캐릭터 스트리트에서는 어떤 캐릭터 상품들을 만날 수 있는지, 오사카 덴덴타운의 사카이스지 도로 골목골목에는 무엇이 있는지를 알려준다. 
각 마니아 명소들의 홈페이지, 주소, 가는 방법, 영업시간 그리고 어떤 장르에 특화된 곳인지 등의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각 장르별 덕후가 가야 할 목적지가 선명해진다. 
더불어 가이드북답게 책의 말미에는 마니아 쇼핑을 할 때 유의할 점과 쇼핑에 자주 쓰이는 일본어, 그리고 마니아 여행 시 편의점 활용 노하우에 대한 팁도 제공한다. 일본을 처음 찾는 마니아들에게는 바이블로 손색이 없다. 
더불어, 마니아 명소뿐만 아니라 마니아 명소 근처의 유명 관광지나 맛집 정보도 포함하고 있으니 ‘일본여행’이라는 본연의 목적에도 충실히 활용할 수 있다.  
속칭 ‘덕후’에 이르지 못한 이들이라도, 재팬서브컬쳐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일본을 여행하는 귀중한 시간 동안 짬을 내어 키덜트 문화를 맛보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이들이라며, 일반인에게는 생소할 만한 이 책의 몇몇 용어를 이해하는 데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고, 어쩌면 <덕후들의 성지 도쿄&오사카>를 통해 덕후의 세계에 발을 디딜지도 모를 일이다. 
덕후의, 덕후에 의한, 덕후를 위한 <덕후들의 성지 도쿄&오사카>와 함께 올 가을 일본에서의 풍요로운 덕질 라이프를 만끽하는 것은 어떨까. / 김익환 저 | 다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