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겨울에 만나는 모래사막? 겨울왕국 아닌 모래왕국 여기 있네”
대자연이 전하는 감성 여행, 돗토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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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년의 시간이 만든 거대한 사구가 반긴다. 그 사구의 모래로 만든 모래조각은 찰나의 감동을 선사하고 모래왕국에서 즐기는 유니크한 아웃도어체험이 한 겨울의 짜릿한 오감을 자극하니 익숙한 이름을 뒤로하고 낯선 돗토리시를 찾은 보람이 분명해진다. 일본 어디서도 만날 수 없는 진풍경이 돗토리라는 이름 아래 가득 펼쳐지니 돗토리와 마주한 여행자의 심신은 이미 힐링으로 충만한지 오래다.
돗토리시 | 고미네 아키라 기자

인천공항에서 1시간 20분이면 도착하는 돗토리시는 돗토리현의 중심 도시. 인구도 적고 면적도 작지만 그 작은 도시속엔 자연과 역사, 힐링을 아우르는 명소들이 그득하니 한적한 감성여행을 기대하는 이들에게 더없이 어울리는 곳이다. 
돗토리시를 찾으면 거대한 모래의 왕국이 가장 먼저 반긴다. 마치 사막처럼 바다를 마주하고 거대하고 광활한 모래언덕이 자리하는데 우리에게는 물론, 일본에서도 흔치않은 자연풍광이기에 돗토리로의 여행자들의 발을 자연스레 이끌어낸다. 이름은 모래언덕이라는 뜻의 사구(砂丘)다.
돗토리에 사구가 형성된 것은 약 3만 년 전의 일이다. 한반도를 바라보는 바다 해안을 따라 길이 약 16km, 폭 2km에 걸쳐 모래융단이 널찍하게 얼굴을 내보인다. 
사막지대와 같은 대규모의 사구가 자리한 것도 신비롭지만 특히 바람이 불 때마다 모래바닥의 흐름이 바뀌는 ‘풍문’이 나타나 마치 모래바닥을 캠퍼스로 대자연이 미술작품을 만들어내고, 멀리 동해바다의 푸르름이 황량함을 덜어내니 황금빛 사구의 운치가 제맛이다. 
사구는 보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거대한 모래왕국이니 만큼 모래를 소재로 다양한 체험이 늘어서니 각별하다. 
대표격은 낙타유람이다. 모래 가득한 사구에 더없이 어울리는 동물이 바로 낙타. 거대한 사막을 횡단하듯 낙타를 타고 사구의 절경을 낙타 등 위에서 만끽하실 수 있는데, 무더운 사막을 상징하는 낙타를 한겨울에 타고 즐기는 여흥이 꽤나 각별하다. 흐느적거리는 걸음과 달리 위아래로 크게 요동치니 낙타에 오른 지긋한 어른들도 어린아이처럼 환호를 지르는 마법까지 부린다. 요금은 1인 1,800엔 선. 
모래사막에서 즐기는 ‘팻바이크’ 체험도 유니크하다. 팻바이크는 일반자전거와 달리 타이어 폭 3.7인치를 넘나드는 거대한 바퀴를 끼은 오프로드용 특수 자전거를 말한다. 큼직한 바퀴를 무기로 돗토리의 황금빛 모래사구를 달릴 수 있는데, 사구와 바다가 만나는 해안선을 따라 유쾌한 모래사막 오프로드 레이싱을 즐길 수 있으니 사구와 청초한 바다를 동시에 맛볼 수 있어 사구에서의 아웃도어로 제격이다. 
샌드보드도 기억해 둘 체험메뉴다. 샌드보드는 눈 위에서 스노우보드를 즐기듯 모래언덕의 사면을 따라 모래를 타고 내려오는 돗토리사구만의 이색 레포츠. 경사도 40도를 넘나드는 급사면을 호쾌하게 내려오는 스릴이 각별하니 겨울시즌 모래왕국으로의 여행에 스노보드 웨어를 챙길 충분한 이유가 된다. 이용요금은 강습과 장비를 포함해 2시간 코스에 3,000엔 선. 
아웃도어 액티비티 마니아를 자처한다면 사구 언덕에서 하늘로 날아오르는 패러글라이딩 체험에 필히 욕심내볼만하다. 돗토리 사구는 일본 내에서도 유일한 사구 패러글라이딩이 가능한 곳. 산처럼 높은 사구 정상에서 바다를 향해 부는 바람을 타고 지상 최고 높이 45m까지 날아올라 하늘 위에서 황금빛 사구와 진청의 겨울바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착지도 푹신하기 그지없는 모래사장에서 이루어지니 초심자라도 부상의 위험이 없어 더욱 인기다. 장비렌탈을 포함해 1일 코스(6시간)에 10,500엔에 지겹도록 패러글라이딩을 즐길 수 있으니 가성비까지 갖췄다. 

한 줌 모래가 조각이 된다. 모래미술관
자연 그대로 바라보고 액티비티로 즐기는 것만으로도 부족함없는 돗토리 사구에 또 다른 명물이 있다. 이름은 모래미술관(砂の美術館|www.sand-museum.jp)이다. 일본은 물론 세계 유일의 모래를 소재로 한 조각 작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으로 모래로 만든 정교한 예술작품들이 뿜어내는 감성을 만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장소이니 더욱 놓치기 아쉽다.
돗토리 사구에서 걸어서 10분 남짓한 거리에 자리하니 찾기도 쉽다. 사구의 형상을 모티브로 모던한 디자인의 미술관은 거대한 홀을 연상시킨다. 관람을 위한 관람로를 따라 거대한 위용의 입체적인 모래조각상이 늘어서는데 자그마한 모래조각을 예상했던 기자의 예측이 보기 좋게 빗나가버린다. 
모래조각은 세 번의 놀라움을 전한다. 첫 번째는 크기다. 높이가 7~8m를 가볍게 넘기니 작품 전체를 조망하려면 작품 앞에서 뒷걸음질로 몇 번을 나와야 전체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두 번째는 정교함이다. 과연 모래로 만든 것이 분명한지 의심이 들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만큼 조각상에 등장한 인물의 표정까지 그대로 살아 숨 쉰다. 마지막은 찰나의 아름다움이다. 소재가 모래이니 작품에 영원함이란 없다. 모래조각에게 예술작품으로서 부여된 생명은 길어야 8개월. 작품이 완성된 이후 조금씩 흘러내려 어느 순간 사막의 신기루처럼 사라져 원래의 모래 본 모습으로 돌아가고 만다. 지금이 아니면 평생 두 번 다시 만나볼 수 없으니 모래조각에서 투영되는 감동의 주파수가 남다른 이유다.

산인 해안 유람에 역사 명소들 눈길
돗토리시가 바다와 마주한 곳이니 뱃놀이도 빠지지 않는다. 명소는 세계지질공원에 지정된 산인해안국립공원 내 우라도메 해안이다. 돗토리 사구에서 자동차로 약 20분을 달리면 우라도메 해안과 만날 수 있는데 거센 바다의 파도와 바람이 만들어 놓은 거대한 리아스식 해안의 주상절리가 단연 볼거리다. 절경은 오타니 부두에서 출발하는 산인 마츠시마 유람선(www.yourun1000.com)으로 만날 수 있는데, 유람선이 30분마다 한 대씩 약 40분 코스로 출항하니 여행자가 찾는 시간을 가리지 않고 산인해안국립공원의 절경과 만날 수 있다. 
볼거리는 역시나 긴 시간동안 자연이 손수 만든 기암괴석과 동굴들의 섬들이다. 가운데 커다란 동굴이 뚫린 삼각형 모양의 돌섬 꼭대기에 소나무가 꿋꿋하게 뿌리를 내린 ‘센강마츠시마’섬을 필두로 봄이면 회색빛 돌섬이 유채꽃의 개화로 노랗게 물드는 ‘나타네지마’섬 등의 다도해 풍경에 더해, 유람선 아래로 시선을 옮기면 수심 25m 아래까지 투명하게 보이는 에메랄드 그린의 물빛까지 더해져 감동은 주파수는 더욱 커진다. 
겨울시즌이기에 즐길 수는 없지만 클리어카누체험(http://iwami.to)도 만날 수 있다. 일본 굴지의 투명도를 자랑하는 우라도메해안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색체험으로, 바닥을 볼 수 있는 투명한 카누를 타고 카누 아래 수심 25m까지 들여다보이는 에메랄드 그린의 바다 속 여행을 만끽할 수 있다. 바다 속이 훤히 보이는 투명소재의 카누인 탓에 스릴감이 각별하고 명품 바다풍경까지 더해져 한 번 체험하면 중독성이 만만치 않다. 매년 5월부터 9월까지가 시즌이니 다가올 시즌에 돗토리를 찾을 요량이라면 필히 기억해둘 포인트다. 

“女心 콩닥콩닥”, 감성 더하는 카페&온천
돗토리시에는 여심을 자극하는 다양한 카페와 온천 명소도 풍성하다. 그중에서도 일본 최고의 계란을 소재로 한 유니크한 카페&레스토랑인 오에노사토가 최근 인기다. JR돗토리역에서 자동차로 약 30분 거리인 야즈 산자락에 자리한 오에노사토(大江ノ郷 | www.oenosato.com)는 ‘천미란(天美卵)’이라고 불리우는 자연 방목과 자연의 사료만을 통해 생산해 낸 일본 최고의 계란을 이용한 베이커리와 스위츠를 맛볼 수 있는 돗토리의 신명소다. 시설 내에는 베이커리 중심의 코코가든과 카페와 토탈 레스토랑으로서 올 봄에 오픈한 오에노사토 빌리지의 2개 시설이 자리하는데, 산자락의 풍경을 바라보며 맛보는 극상의 스위츠가 도쿄 다이칸야마의 스위츠 못지않은 맛과 품격을 뽐내니 스위츠 마니아라면 돗토리시 여행의 필수 코스로 넣어둘만하다.  
온천도 있다. JR돗토리역이 자리한 중심가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자리한 전통료칸 간스이테이 코제니야(観水庭こぜにや | kozeniya.com)는 일본의 천황이 숙박하기도 했던 럭셔리 온천. 25개의 객실과 품격 높은 노천탕이 마련되는데, 숙박 외에 당일 입욕도 가능하고, 가족이나 커플을 위한 전세가족탕도 운영하고 있으니 돗토리 여행에서 가벼운 온천체험을 기대하는 이들에게 더없이 제격이다.    

<여행정보>
돗토리시까지는 에어서울 정기편이 주 3회(화/금/일) 정기 취항중이다. 요나고공항에서 돗토리시까지는 정기편 출도착 시간에 맞추어 리무진버스가 운행중이며, 시내까지 이동시간은 약 2시간 30분. 기사에 소개된 각 시설로는 돗토리시가 외국인관광객에게 제공하는 1000엔 택시투어(3시간 이내 1인 당 1000엔에 이용, 단, 오에노사토 제외)를 이용하여 편리하게 찾을 수 있으며, 1000엔 택시는 JR돗토리역 내 돗토리시국제관광객서포트센터(0857-36-3767:한국어대응)를 통해 예약 및 안내 받을 수 있다. 당일 예약 및 이용도 가능하다. ●취재협력 : 돗토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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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1)▲돗토리사구 낙타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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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2)▲사구 공중산책을 즐기는 패러글라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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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3)▲모래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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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4)▲우라도메해안 절경. 유람선을 타고 코 앞에서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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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5)▲스위츠 명소인 오에노사토 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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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6)▲오에노사토 명물인 팬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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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07)▲도심 속 온천명소인 코제니야의 노천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