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감성의 벳푸 지나니 서정시 전하는 유후인 기다리네


메인_오이타현.jpg


온천왕국 오이타현에서 즐기는 유니크한 온천여행

 

일본이 자랑하는 관광지가 모두 모여 있는 규슈지역. 규슈 중에서도 오이타현은 우리에게 친근한 벳푸온천을 통해 온천 왕국으로 유명세다. 유명한 것은 온천만이 아니다. 유구한 일본 불교문화의 역사의 흔적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우스키 지역의 우스키석불을 비롯하여, 하치만구 신사(神社)의 총본산인 우사신궁, 그리고 가족과 함께 유쾌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테마파크까지, 규슈북부 오이타현에선 온천에 더해 규슈의 전통과 트렌드를 돌아보는 유쾌한 재미가 가득하다.

| 이상직 기자 news@japanpr.com

 

일본에 대해 잘 모르는 이라도 벳푸온천이라는 이름을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정도로 일본을 대표하는 온천지가 바로 오이타현의 벳푸온천이다. 일본 제일의 온천 용출량을 자랑하고 있는 것은 물론, 츠루미산과 아름다운 벳푸만 등 풍부한 자연으로 둘러싸인 벳푸는 이미 규슈지방 관광의 간판으로 잘 알려져 있다.


벳푸온천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곳곳에서 피어오르는 온천의 수증기들. 공장의 굴뚝처럼 흰 연기들이 솟아오르는데 일본을 대표하는 온천지임을 말없이 설명해주는 장관이다.


예로부터 벳푸에는 핫토(八湯)라고 불리는 여덟 개의 온천이 전해져 내려오는데, 이 핫토를 중심으로 다양한 온천단지가 단연 명물이다. 하마와키, 벳푸, 간카이지, 호리타, 묘반, 간나와, 시바세키, 가메가와를 가리키는데, 각각 독특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 어느 온천에 가야할 지 망설일 정도다.


벳푸의 대표격인 벳푸온천은 일본적인 냄새가 물씬 풍겨나는 건축물을 비롯하여, 가장 많은 온천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묘반온천에서는 이곳에서만 생산되는 약용(藥用) 입욕제인 유노하나도 만나볼 수도 있다.


현대적 감각의 온천시설을 원하는 이들에게 인기 있는 하마와키온천이 추천코스. 옛 풍치가 느껴지는 전통온천은 물론, 최근에 새로 문을 연 종합온천휴양시설인 유토피아 하마와키와 같은 현대적 시설까지 어울려 전통온천 못지않은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이외에도 대중온천탕이 175개에 이르기 때문에 시내 어디에서라도 손쉽게 온천을 즐길 수 있으며, 이러한 대중온천탕의 경우 입욕료가 약 150~250엔으로 큰 부담이 없다는 점도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벳푸에서 온천만큼 즐거운 것이 바로 지옥이라고 불리 우는 온천시설을 순회하는 코스이다. ‘지고쿠라는 것은 우리말로 지옥(地獄)’이라는 뜻으로 펄펄 끓는 물이 용솟음치는 것이 마치 지옥에 온 것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온천이라고는 해도 실제로 입욕할 수 있는 시설은 없는 눈으로 즐기는 온천인 셈이다.


지고쿠메구리(www.beppu-jigoku.com)의 코스는 총 9. 코스별로 각각 개성 풍부한 시설들로 바다지옥, 악어지옥, 가마솥지옥 등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지옥이 잘 재현되어 있다. 잿빛 진흙 속에서 부글부글 끌어 오르는 온천물, 그리고 뜨거운 지열을 견디며 사는 악어에 이르기까지 실제로 저승의 지옥에 온 듯한, 그리고 조금은 섬뜩함을 느낄만한 볼거리는 벳푸의 관관명소가 된지 오래다. 모든 지옥을 돌아보는데 약 2시간에 소요되며, 관람료는 전시설이용권이 2000.



오이타현_예비C.jpg

거리 곳곳에 온천 수증기가 가득한 벳푸온천 거리.


서브02_벳부지옥온천.jpg

지고쿠메구리 내 바다지옥.

 



미야자키 하야오도 사랑한 온천마을 유후인


벳푸온천만큼 유명한 온천관광지가 오이타현에 또 하나 있다. 유후다케로 대표되는 수려한 자연풍광과 아기자기한 숍과 공방들이 늘어서고, 미술관과 예술적 감각이 넘치는 거리풍경이 시선을 자극하는 새로운 감각의 온천명소 유후인이다. 거리는 예술적인 감성으로 넘쳐나고 전통적인 온천료칸이 몸과 마음을 유혹하니 화려한 벳푸와는 반대로 유유자적 온천을 즐기고픈 이들에겐 유후인이 더없이 각별하다.


유후인의 경우 벳푸나 도고온천처럼 온천지를 따라 번화한 환락가가 자리하지 않는다. 이는 유후인이 온천관광지로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의 일이다. 온천거리를 만들 당시부터 술집과 요정, 초대형 호텔 등 환락적이고 현대화된 이미지를 배재한 탓에 수 십 년 전부터 여성이나 가족이 찾기 좋은 옛 모습을 간직한 온천관광지로 자리매김한 계기가 되었다.


때문에 이곳에선 단체 여행객을 찾아 볼 수 없다. 수 십 명의 인원을 수용할 료칸이나 호텔도 드물거니와 유후인 마을 또한 이런 단체여행객을 반기지 않는다. 유후인이 여는 일본의 온천관광지처럼 퇴색하길 바라지 않는 것이 이곳 사람들의 뜻이기 때문이다.


관광지로서는 단점일 수 도 있지만, 이것이 바로 유후인의 매력이다. 밤이면 조용한 시골마을로 변하니 료칸 내 여행객들끼리 담소가 꽃피고 평소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가족과 함께 할 수 있으니 새삼 마음이 여유로워진다.


유후인의 명물로 자리한 유후인 상점가 산책도 유후인이기에 만끽할 수 있는 즐거움이다. 유후인역에서부터 긴린코호수까지 이어지는 상점가는 어느 테마파크에 와 있는 듯 흥겨움이 가득한 거리. 1.5km 남짓한 크지 않은 거리이기에 1시간 정도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유후인 미술관을 시작으로 테디베어숍, 일본 전통공방, 아기자기한 액세서리점, 베이커리 카페 등 데이트는 물론 산책에도 안성맞춤인 코스들이 여행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유후인의 명물인 금상 고로케가게에는 한국인 관광객들로부터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을 만큼 한글로 적힌 메뉴가 식욕을 자극하고, 최고 인기의 빵집 마키노야는 이른 아침부터 빵을 사려는 이들로 벌써부터 긴 행렬이 만들어져 호기심을 자극한다. 거리 곳곳에는 마차와 인력거꾼들도 자리하고 있으니 영화 속 주인공처럼 몸을 맡겨 봐도 좋다.


거리는 흥겹지만 그 뒤로의 자연은 여전히 고즈넉한 풍치를 잊지 않는다. 해가 지는 어둑해진 유후인은 한 없이 평화롭다. 일본 최고의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유명한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 마을을 여행하고 자신의 만화 배경을 이곳으로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온 애니메이션이 이웃집 토토로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두 만화의 실제 배경이 유후인이기 때문인지 이 동네 선물가게는 토토로 인형들이 유독 많다.


서브03_긴린코호수.jpg

유후인 산책코스로 인기인 긴린코호수.


서브04_유후인거리.jpg

아기자기한 유후인 거리의 카페과 점포들.

 

테마파크에 로프웨이까지 가족 모두 즐겁네

오이타에는 온천만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지극히 일본다운 관광명소들은 오이타현에서의 여행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주는 양념이다.


오이타역에서 JR닛포혼센을 타고 45분을 내달리면 나타나는 우스키지역은 오이타가 자랑하는 역사관광지로 이름 높은 곳이다. 대표적인 볼거리는 우스키석불’. 약 천년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우스키석불은 일본이 자랑하는 석불예술의 진수라고 일컬어지는 것으로 60여개 석불이 자리하고 있다. 이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일본 국가지정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우사신궁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 일본 전역에 4만 개소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 하치만구 신사의 총 본산으로 울창하게 우거진 숲속에 자리한 붉은 빛의 본전이 장엄함을 선사하기도 한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관광시설도 가득하다. 대표적인 관광시설로 벳푸역에서 약 20분 거리에 있는 종합 놀이시설인 키지마고원파크하모니랜드’. 키지마고원파크는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는 어뮤즈먼트파크를 비롯해 품격 높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호텔과 리조트감각의 18홀 컨트리클럽에 이르기까지 모든 세대가 만족할 수 있는 다양한 레저시설이 가득한 곳. 38개의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가 유원지내에 자리 잡고 있다. 그중에서도 일본 최초의 목제 제트코스터로서, 6만 그루의 나무를 쌓아서 장대한 아름다움을 선보이는 주피터는 전장 1,600m의 코스를 아슬아슬하게 내달려 탑승자를 압도하는 최고 인기 시설이다.


어린이들과 함께라면 하모니랜드가 제격이다.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인기 높은 키티캐릭터를 메인으로 산리오의 다양한 캐릭터와 함께 동화 속 나라를 체험할 수 있다. 특히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조성된 놀이기구들과 퍼레이드로 가족단위 여행객에게 높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오이타의 자연을 만끽한다면 벳푸고원역에서 츠루미다케 산정역을 10분 만에 연결하는 총 길이 1,816m의 로프웨이에 몸을 실어보는 것도 좋다. 로프웨이에 오르면 발 아래로 벳푸 시가지는 물론 맑은 날이면 시코쿠지역까지 조망할 수 있는 행운도 얻을 수 있다.



서브05_키지마공원파크A.jpg

키지마고원파크 명물인 제트코스터 주피터


서브06_츠루미로프웨이.jpg

벳푸 공중산책을 즐길 수 있는 츠루미다케 로프웨이.

 


<여행정보>

항공편의 경우 대한항공이 주 2(, ) 인천과-오이타공항을 정기취항하고 있어 가장 빠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선박을 이용할 경우에는 부산에서 후쿠오카까지 고속선박인 비틀호(또는 코비호)를 타고 후쿠오카까지 이동(3시간), 후쿠오카에서 닛포혼센의 특급열차(소닉호, 니치린호, 시가이아호)를 이용하면 약 2시간여에 도착할 수 있다. 이밖에도 규슈 북부 여행에 편리한 통합형 버스승차권인 산큐패스’(3일권/6000)를 구입해 후쿠오카에서 오이타현까지 매일 34회 운행하는 고속버스를 이용(2시간 10)하는 것도 경제적이다. | www.visit-oita.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