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축제특집Ⅱ>
눈과 빛으로 만끽하는 겨울운하, 오타루 유키아카리노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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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대표관광지 삿포로와 이웃한 오타루는 그 이름부터 동화적이다. 홋카이도의 선주민족인 아이누족의 언어로 ‘오타·오루·나이’라는 이름에서 지금의 오타루라는 이름이 되었다. 아이누족 언어로 뜻을 풀자면 ‘모래 속에 흐르는 강’이라는 뜻인데 바닷물을 육지로 끌어들여 운하를 만든 지금의 오타루와 놀랍도록 그 이름이 일치한다. 판타지스러운 오타루에 어울리는 동화 같은 유래다.  
오타루라는 이름만큼 유명한 오타루 운하 역시 이러한 옛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는 곳. JR오타루역에서 언덕길을 그대로 내려오면 만날 수 있는 오타루운하는 길이 1,140미터의 소형운하로 1914년부터 9년에 걸쳐 완성되었다. 지금도 운하를 따라 옛 벽돌창고들이 늘어서 멋스런 풍취를 자아내고, 어두운 저녁이 되면 운하를 따라 만들어진 돌바닥의 산책길에는 총 63개의 가스 가로등불이 불을 밝혀 마치 1세기 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환상적인 저녁 풍경을 만들어 준다. 
이러한 풍치에 분위기를 더하는 것이 새하얀 눈이다. 12월부터 내린 눈은 1월이 되면 사람 어깨높이까지 쌓이고 그러한 눈들이 운하를 감싸 안으며 온통 새하얀 동화 속 풍경 같은 로맨틱한 세상을 연출해낸다. 
이런 오타루에 매년 겨울 개최되는 축제가 오타루만의 조용한 빛과 눈의 축제인 ‘유키아카리노미치(小樽雪あかりの路)’축제다. 
유키아카리노미치는 오타루시가 지난 1999년부터 시작한 마을이벤트로, 오타루운하를 비롯해 마을 전체를 촛불로 장식하고 불을 밝히는 눈과 빛의 이벤트다. 오타루 운하는 물론, 거리, 호텔과 상가까지, 길 앞에 쌓인 눈을 정돈하여 양초가 들어갈 수 있는 운집을 만들고 그 운집 안에 불을 밝힌 양초를 넣어두는 것이 축제의 전부지만, 100여년 전 항구도시의 정서와 운하의 설경을 그 어떤 시기보다 아름답게 즐길 수 있어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유키아카리노미치 축제기간에 맞추어 오타루를 찾고 있다. 
빛의 축제인 만큼 야경이 명물로, 거리 곳곳에는 물론 오타루운하의 수면 위에 촛불을 띄워  운하에 빛이 흐르는 명장면을 연출하거나 눈으로 만든 오브제에 왁스볼과 촛불로 불을 밝혀 차가움과 따듯함이 교감하는 이채로운 풍경을 선사해 더없이 로맨틱한 오타루다운 감성을 만끽할 수 있다.   
17회째를 맞이하는 이번년도 축제는 오는 2월 6일부터 15일까지 개최되며, ‘삿포로 유키마츠리’(2015.2.5~2.11)와 일부 개최기간이 겹쳐 눈축제와 오타루의 유키아카리노미치 축제를 함께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 www.yukiakarinomichi.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