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그룹의 역사와 미래, 한 곳에서 만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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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라고 하는 브랜드를 듣고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자동차를 자연스레 떠올린다. 하지만 그런 도요타가 나고야의 허름한 벽돌건물에서 작은 방직공장으로 출발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조그마한 목조 자동 방직기계의 발명을 시작으로 100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 세계 최고의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한 일본 산업의 역사가 도요타와 함께하니 여행자에게도 이 사실은 꽤나 흥미롭게 다가온다. 장인정신으로 불리우는 일본의 창조력에 진한 감동까지 더해지는 곳, 바로 아이치현 나고야에 자리한 ‘도요타 산업기술 기념관’이다. 
| 이상직 기자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기업 브랜드 중 하나인 도요타 그룹. 이 도요타그룹의 거점이 되는 곳이 아이치현이다. 아이치현 내에 도요타자동차 공장이 자리하고, 계열회사와 연구소 등도 아이치현 내에 다수 자리하니 도요타를 이야기하면 아이치현이 자연스레 따라올 정도다. 
때문에 아이치를 찾는 이들에게 도요타는 빼놓을 수 없는 여행테마가 된다. 수학여행이나 기업연수에 도요타 자동차 공장이 단골코스로 등장하고, 개인여행자들도 공장을 물어물어 세계 자동차 업계의 신화이자 기업경영의 롤 모델로 자리한 도요타 자동차의 힘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공장을 방문해 견학을 즐기는 것도 충분히 매력적인 체험이지만, 혹 먼 공장까지 찾아가기 힘들거나 도요타 그룹의 역사까지 함께 체험하고 싶은 여행자라면 아이치현의 중심도시인 나고야시에 자리한 도요타 산업기술 기념관이 더없이 제격이다.  
도요타 산업기술 기념관은 도요타 그룹 13개 사가 공동으로 도요타 그룹의 발상지인 옛 도요타방적 본사공장 터에 산업유산을 후세에 영원히 전하기 위하여 설립한 도요타 그룹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를 한 번에 아우르는 박물관이자 기업 전시관이다. 
간편히 찾을 수 있는 점도 매력이다. JR나고야역에서 시티투어 버스인 나고야 메구르 버스를 타고 첫 번째 정류장인 도요타 산업기술 기념관에서 하차하면 되니, 나고야를 찾는 이라면 단 몇 분이면 이 기념비적인 전시시설과 만나볼 수 있다. 
기념관이 자리한 장소는 실제 옛 도요타 방직공장 부지가 그대로 이용되었다. 부지 뿐만 아니라 실내 기념관 내에는 당시의 건물은 물론, 지붕과, 벽 등을 그대로 활용한 구조로 구성되어 옛 유산을 소중히 하는 일본인의 감성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방직공장이라는 대목에서 이미 눈치 챈 이들도 있겠지만, 도요타 그룹의 시작은 1926년 작은 방직공장에서 출발한다. 도요타그룹의 창립자인 도요타 사키치(豊田佐吉)가 어머니가 밤새 옷감을 깃는 모습을 보고 어머니를 편하게 해드리겠다는 일념으로 발명한 목제 자동방직기가 그 우수성을 뽐내며, 줄줄이 당대 최신의 발명기술을 더해 세계 제일의 방직기기를 만들어 낸다. 
때문에 기념관의 첫 전시관은 방직기로 가득 채워진다. 전시관이라는 말보다 실제 방직공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여기저기서 ‘철컥철컥’하며 방직기의 운동이 시작된다. ‘G형 자동방직기’는 최고 볼거리다. 방직기로의 실을 탄창처럼 자동 공급해주는 세계 최초의 기술로 네비게이터(가이드)에 의한 실제 운전시범도 실시되니 80여 년 전 놀라운 일본 기술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관람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나무로 만든 방직기가 ‘철컥’하고 실을 갈아 끼우는 모습에 점잖게 양복을 입은 중년들이 아이들처럼 박수를 쳐댄다. 고리타분하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 시연이 이어지니 도요타 산업기술 기념관의 관람이 즐거운 이유다. 
이어서는 자동차관이 관람객을 반긴다. 자동차관은 거대하다.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한쪽으로는 마치 모터쇼에 온 듯, 또 다른 한쪽으로는 도요타의 생산공장 라인에 온 듯, 흥미로운 볼거리가 전후좌후 늘어선다. 자동차를 사랑해 마지않는 남성들이 이 기념관에 열광하는 이유다. 
눈길을 끄는 것은 1936년 도요타 최초의 생산형 승용차인 통칭 ‘AA형 승용차’. 1930년 대에 그것도 첫 모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곡선형의 미려한 디자인과 고급스러움이 각별하다. 레플리카이지만 세계 어떤 모터쇼에서도 볼 수 없는 모델이니 감동은 남다르다. 
도요타의 시대별 자동차들도 모두 만날 수 있다. 자체 개발한 전 연대별 엔진에서부터, 1966년 발매된 양산형 승용차인 카로라, 1989년 발매된 고급세단 세르시오 등, 도요타 자동차의 연대별 실물 모델을 눈앞에 펼쳐진다.  
도요타 자동차 생산 공장에 못간 설움도 이곳에서라면 해소할 수 있다. 로봇에 의한 자동차 생산라인이 실제 공정과 마찬가지로 100% 그대로 재현되어 프레스, 용접, 조립, 도장까지 전 과정을 관람객들이 보고 조작 시연까지 할 수 있으니, 용접기에 실제 불꽃이 튀지 않을 뿐, 공장보다 더욱 다양한 각도에서 생생한 공정을 확인할 수 있다.
도요타가 그리는 미래와 조우하는 전시물인 악기를 연주하는 지능형 로봇인 도요타 파트너 로봇도 호기심의 대상이다. 하루 6번 자동차관 출구 뮤지엄샵 앞에서 실제 뮤지션 못지않은 능숙한 손가락 움직임으로 멋들어진 바이올린 연주를 직접 들을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기념관 내 테크노랜드가 흥미롭다. 도요타가 만들어낸 기계의 원리를 체험과 놀이를 통해 즐길 수 있는 코너이니, 과학자가 꿈이라는 아이들을 위한 최고의 선물이 된다. 

<여행메모>
‘도요타 산업기술 기념관’은 JR나고야역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자리하며, 시티투어 버스인 나고야 메구르 버스를 이용하면 더욱 편리하게 찾을 수 있다. 기념관은 오전 9:30~17:00까지 문을 열며, 관람료는 500엔. 한국인관광객에게는 음성가이드 서비스 기기의 렌탈(유료:200엔)도 제공된다. 매주 월요일 휴관. | www.tcmi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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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거대한 모터쇼장을 연상케하는 자동차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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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도요타 최초의 양산차 ‘AA형 승용차’의 제작과정을 재현한 전시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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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도요타 파트너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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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도요타 산업기술 기념관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