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컬럼> 서화진의 일본이야기① - 일본의 온천(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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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온천의 나라다. 온천이란 땅속으로부터 더운물이 솟아오르는 현상 또는 그 물이 고여 있는 곳, 그리고 그 물을 이용하여 입욕시설을 만들어 놓은 곳을 우리는 온천이라고 부른다. 온천이라 하여 꼭 뜨거운물만 생각하기 쉽지만, 꼭 물의 온도가 높지 않다 하더라도 보통 물과는 다른 천연 물질이 함유되거나 가스가 용출하는 경우에도 온천으로 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다면 온천으로 대표되는 일본에는 과연 몇 개의 온천이 존재할까? 일본 온천에 대한 공식자료에 의하면 일본 전국에 총 5,984개소의 온천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일본의 행정구역이 1도(道)·1도(都)·2부(府)·43현(縣)으로 총 47개의 행정구역으로 나뉘니 현 1곳당 약 127개의 온천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된다. 실로 엄청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일반적으로 일본은 화산이 많기 때문에 화산성 온천이 많고, 온천지에 관련되는 전설이나 신화의 종류도 매우 많다. 일본 고대문헌에 있어서도 온천에 대한 이야기 역시 빠지지 않는 단골메뉴다. 일본서기, 속일본기, 만엽집, 습유집 등의 고문서에는 마을의 제사나 천황의 온천행차 등에 사용되었다고 하는 기록이 남아있으며, 이중에는 현재까지 이어지는 다마쓰쿠리온천, 아리마온천, 도우고온천, 시라하마온천, 아키우온천 등의 익숙한 지명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정도이니 일본 온천의 역사는 오랜 과거로부터 가까운 생활의 한 형태로 존재했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이러한 온천이 서서히 일반에게까지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에도시대 때부터로 전해진다. 온천요법에 관한 저서나 온천도감이라고 하는 안내도화가 간행되는 등, 온천에 대한 대중적인 확대가 서서히 자리 잡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이다. 물론, 이 시대는 일반서민이 입욕하는 잡탕과 막부의 관리, 대관, 지방 영주가 입욕하는 영주탕 등이 구별되어 각각 ‘읍인탕’, ‘사무라이탕’등으로 불리우며 신분에 따른 온천이용에 차별이 존재하긴 하였으나, 급이 다를 뿐 온천이 특정계층이 아닌 일반에까지 확대되었음을 부정할 순 없을 것이다. 특히, 이 시대에는 각 번에서는 온천을 관리하는 관공서를 만들어 탕세라고 하는 일종의 세금을 받기도하였다고 하니, 온천이 이미 공공의 시설물로서 또는 상업적인 가치물로서 인정받기 시작한 것 역시 이 시기부터라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후,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의 서구화와 선진화가 가속화되면서 온천의 과학적 연구도 점차 활발하게 되어, 쇼와시대 이후에는 온천의학 및 분석화학의 진보에 의해서 온천이 가지는 의료효과가 실증되어 현대와 같은 온천의 효능이 확인되고 이용자 또한 광범위하게 증가하게 되었다.
*다음 호에는 일본온천의 수질과 효능을 다룬 일본의 온천(下)편이 이어집니다.


서화진
JTC일본여행센터 대표

ⓒ일본관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기사입력:20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