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리포트>


‘女心’ 흔드는 항구도시 낭만여행
개항장 고베, 난킨마치&모토마치를 걷다

 

오사카 우메다에서 한신전철을 타고 1시간이면 된다. 그 옛날 간사이의 관문이 되어 서구의 문물을 받아들이던 고베항까지 말이다. 멋들어진 화려함만이 고베의 전부가 아니다. 고베항의 거리를 따라서는 당시를 전하는 낭만이 숨 쉬고 여자들이 찾는 즐거움과 여유가 가득하니 화려한 오사카를 뒤로하고 여심이 고베를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베 | 오나리 기자 icc24@japanp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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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도시 오사카를 바로 옆에 크게 번성한 도시가 있다. 고베항으로 익숙한 고베다. 메이지유신의 원년인 1868년 국제무역항으로서 고베항이 개항된 이래 그 어떤 일본의 도시보다 빨리 서구의 문물을 받아들여 오사카를 중심으로하는 간사이가 일본의 대표적인 상업도시가 된데 기틀을 마련한 것이 고베다.
고베의 도시에도 그 은혜를 남겼다. 모토마치와 기타노 지구, 그리고 항구와 인접한 구 거류지를 중심으로 당시의 고베의 역사를 증명하는 흔적들이 산재한다.
같은 개항장이기 때문일까. 고베의 거리는 요코하마의 그것과 꽤 닮아있다. 고베의 차이나타운인 난킨마치가 특히 그렇다. 요코하마, 나가사키에 더해 일본 3대 차이나타운으로 칭하여지면 100여 년 개항장의 역사를 이어왔다.
난킨마치 차이나타운은 동서로 300m의 긴 거리를 따라 늘어선다. 중화요리점부터 잡화점까지 중국 본토의 진한 향내로 사람들을 유혹해내니 일본 여행에서 중국을 경험하는 각별함에 고베를 찾은 이방인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진다.
난킨마치는 고베의 중심가인 모토마치와 산노미야의 랜드마크인 다이마루 백화점 앞에서 시작된다. 붉고 화려한 누문(樓門)인 조안몬(長安門)이 상징으로 그 문을 따라 이어진다. 겨울이 제철인 큼직한 고기만두를 쪄내는 찜기의 뽀얀 김이 시장기를 깨우고 차이나드레스 차림으로 요리점을 안내하는 웨이트리스의 모습도 시선을 고정시키니 “일본까지 와서 굳이 중화요리를 즐겨야하나?”라는 원론적인 물음의 이유도 어느새 사라져버린다.
난킨마치가 동양적인 이국이라면 모토마치의 위와 아래로 자리한 기타노 지구와 구 거류지 일대는 서구적인 이국이 연출된다.
기타노 지구는 기타노 이진칸 거리로 불리운다. 이진칸이란 외국인을 뜻하는 ‘이진:異人’에 집을 뜻하는 ‘館:칸’을 붙여 외국인들이 집이 모여 있는 자리라는 뜻. 그 옛날 고베항이 개항하며 고베를 찾은 외국인들이 바다가 보이는 언덕위에 자신들의 고향을 생각하며 집을 짓고 거리를 만든 것이 지금까지 남아 명소가 되었다.
기타노 이진칸까지는 산노미야역에서 북쪽으로 똑바로 이어지는 언덕길인 기타노자카를 따라 10분이면 닿는다. 경사가 급한 언덕길 끝에 자리한 기타노초 광장이 기타노 이진칸의 시작점이 된다.
광장을 중심으로 골목마다 일본의 것과는 사뭇 다른 저택들이 자리하고 그 이국적인 골목 사이마다 그 맛을 더하는 카페까지 들어서니 같은 이국정취라도 난킨마치 차이나타운과는 그 맛이 또 다르다.
전통 독일 양식의 뽀족한 지붕 위에 새 모양을 한 풍향개가 상징인 가자미도리노 야카타 저택도 볼거리고, 연녹색의 외벽을 한 모에기노 야카타 저택은 건물 내부에 들어가 베란다에서 바라본 풍경이 제법이니 겉모습만 보고 돌아서면 후회가 따른다. 
곳곳에 어여쁜 카페와 레스토랑이 많으니 갈 길 바쁜 여행자의 발목도 기타노 이진칸 거리에서 쉽사리 빠지지 않는다. 모두 그림 같은 카페들만 있으니 행복한 고민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그중에서도 기타노초 광장 바로 앞에 자리한 카페오레 색으로 치장한 라인관이 여심을 가장 먼저 붙잡는다. 옛 저택의 1층 전체가 카페로 마련되니 100여 년 전 고베항의 개항과 함께 고베를 찾은 이방인의 향수가 커피향에 배어 또 다른 이방인에게 그 내음을 전하고, 옛 모습 그대로 변치 않고 자리한 저택의 구석구석은 그 어떤 화려한 카페보다 진한 에스프레소의 맛을 드리운다.
차이나타운 난킨마치 바로 아래로 자리한 구 거류지도 개항장 고베 정서가 가득한 산책코스로 제격이다. 개항과 함께 이방인들의 집단 거류지로 만들어져 그네들의 생활과 무역의 중심거리로 자리했지만 고베의 도시개발과 함께 그 명맥도 끊어져 구 거류지라는 이름으로 당시를 설명하는 거리가 되었다.
이방인들은 그 모습을 감추었지만 그네들이 살았던 건물과 거리는 생생히 남아있다. 백화점과 네온사인으로 치장된 번화가의 냄새가 못내 아쉽지만 그것들과 위화감 없이 만들어진 유럽풍의 웅장한 석조건물들이 결코 어색하지 않은 맛으로 여심을 잡아챈다.
명물을 꼽으라면 구 거류지 15번관. 옛 미국영사관 건물로 한신 대지진 당시 파괴되었지만 지난 1998년 복원을 통해 지금은 중요문화재로 지정되고 1층에는 본고장 유럽 못지않은 분위기의 레스토랑이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으니 눈과 입 모두를 즐겁게 한다. 
여자라면 반갑기 그지없는 스위트 미식투어를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고베는 일본 제일의 맛과 기술로 스위트 미식계의 정점으로 칭송되는 곳. 빵과 케이크, 초컬릿으로 채워진 카페&베이커리들이 구 거류지를 가득 메우고 있고 각 카페마다 개성강한 스위트들이 늘어서니 달콤한 유혹에서 헤어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서브01_교체(이진칸).jpg    ▲이국적 건물이 늘어선 모토마치 이진칸 거리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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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칸 명물인 가자미도리노 야카타 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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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 명물인 스위츠. 구 거류지 일대의 카페와 베이커리에서 만날 수 있다.   

 

 

<여행정보>
고베로의 전철 및 고베지하철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간사이 스루패스가 있으면 여행이 경제적이다. 오사카발 우메다역에서 한신전차가 다수 운행 중에 있어 1일 코스로 추천할 만하다. 기타노 이진칸 거리의 명소인 가자미도리노 야카타 저택과 모에기노 야카타 저택은 공용권 500엔으로 둘 다 즐길 수 있다. 고교생 이하는 입장 무료. 고베 시티투어에 편리한 레트로 루프버스가 기타노 이진칸부터 산노미야, 난킨마치 하버랜드 등 명소들을 순환하고 있어 도움이 된다. 1일권은 650엔. ☞www.feel-kobe.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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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SPOT>아리마온천 ‘다이코노유’
“고베서 만나는 이리마 최대 온천테마파크”
항구도시 고베엔 세련되고 감각적이고 볼거리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일본 3대 온천으로 명성이 자자한 아리마온천도 고베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즐거움이다. 
아리마온천이 내에서도 고베를 찾는 개인여행자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온천시설이 있다. 바로 아리마온천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자리한 아리마온천 최대 온천테마파크인 ‘다이코노유’(有馬温泉 太閤の湯). 온천테마파크로 당일입욕이 가능하고 다양한 온천을 즐길 수 있으니 시간과 비용을 아끼려는 개인 자유여행자들이 먼저 반색한다.
온천테마파크라는 이름 그대로 ‘다이코노유’에선 다채로운 온천욕의 만끽할 수 있다. 대온천탕에선 도합 24가지 온천탕과 만날 수 있고, 갈색의 금천(金泉)과 투명무색의 은천(銀泉)에 더해 이전 아리마온천에 전래되었다고 전해지는 전설의 온천인 탄산천(炭酸泉)을 재현한 인공 탄산천의 3종류의 온천수가 온천테마파크다운 버라이어티함을 선사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것이 400년 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증기온천(사우나)을 현대적으로 재현한 ‘다이코노유도노’ 내에 자리한 다이코무시부로. 일본 최초로 천연의 온천수를 증기화하여 미스트형태로 작은 방 안에 모아두어 온 몸으로 온천 미스트를 만끽할 수 있는 색다른 시설로, 우리네 사우나와 달리 실제 고농도의 온천수를 사용하는 만큼 실제 입욕 이상으로 아리마온천수의 효능을 실감할 수 있다.
다이코무시부로와 바로 이웃하여 자리한 네네노무시부로도 인기다. 투명한 온천을 증기화하여 즐기는 것에 더해 라듐광석으로 공간이 채워져 피부로는 물론, 호흡을 통해서도 온천의 유효성분까지 만끽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옥상에서는 천연 금천의 온천수를 100% 사용한 암반노천탕도 만날 수 있다. 금천은 짙은 황토색을 띄는 아리마온천 고유의 온천수로, 흙탕물을 연상시키는 탓에 선뜻 입욕하기가 꺼려지지만 온천수로서 유효성분을 가득 포함하고 있어 한 번 입욕하고 나면 다른 곳의 온천수가 성에 차지 않을 만큼 몸이 먼저 효능을 알아챈다는 것이 시설 담당자의 설명이다.
시설 내에 자리한 레스토랑에선 아리마의 명물 요리들도 맛볼 수 있다. 푸드코드에서는 아리마산 소고기를 이용한 가마솥밥에 더해 야키소바, 정식 등의 메뉴를 1000엔 전후의 가격으로 저렴하게 즐길 수 있고, 아리마온천에서만 판매하는 아리마사이다도 즐길 수 있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밤 11시까지로 시설 내에서 착용하는 전용가운과 수건을 포함하여 성인기준 2400엔에 이용할 수 있다. ☞www.taikounoy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