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몬교의 거대한 위용 뒤에 일본 감성 가득하네

해협도시 시모노세키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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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물이다. 혼슈와 규슈를 잇는 거대한 간몬대교가 그렇고, 항구도시 향내 가득한 가라토시장의 북적거림과 마주한 기타큐슈까지 바다 아래를 걸어서 건너는 기적까지 펼쳐진다. 요리도 지지 않는다. 일본 제일의 복어요리에 명품 초밥집 맛에 뒤지지 않는 시장초밥은 미식가들까지 탄복케 한다. 규슈와는 또 다른 색깔의 시모노세키. 너무 가깝기에 미처 눈치채지 못했던 매력에 시모노세키여행에선 감탄사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상직 기자 news@japanpr.com

 

일본 혼슈(本州) 야마구치현 서쪽 끝에 자리한 시모노세키. 부산에서 시모노세키까지는 정기페리선박인 부관페리를 타고 14시간. 항구를 중심으로 해안선을 따라 거대한 도시가 자리한 모습이 우리네 부산과 꼭 닮았다.


시모노세키에 첫 발을 들였다면 카이교멧세 시모노세키를 둘러보는 것이 순서. 시모노세키는 물론 야마구치현을 대표하는 컨벤션시설로, 특히 153m의 상공의 돔형 전망대를 통해 항구도시 시모노세키의 모습과 웅장한 간몬해협, 그리고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자리한 후쿠오카현 기타규슈를 비롯한 규슈연산의 풍경을 360도 파노라마로 즐길 수 있어 흥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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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는 간몬교


간몬해협의 명물은 또 있다. 바로 시모노세키의 상징으로 자리한 웅장한 스케일의 간몬교(関門橋). 간몬교는 1973년 완공된 길이 1068m, 높이 61m의 현수교로, 일본의 본도인 혼슈 시모노세키와 간몬해협을 사이에 두고 자리한 규슈섬 기타큐슈시를 연결하는데 거대한 위용으로 시모노세키의 대표적 관광명소로 인기다.

낮 시간대에 간몬교를 즐긴다면 미모스소카와공원(みもすそ川公園)이 제격. 하루 4차례 찾아오는 급한 해류의 움직임이나 간몬교의 웅장함을 다리 아래로부터 조망할 수 있다. 미모스소카와공원에서 해저터널을 이용해 기타규슈의 모지항까지 걷는 해저터널 워킹코스도 인기이니 시모노세키를 찾는 이들이라면 필히 체험해볼만하다. 총 길이 780m의 세계적으로도 드문 보행자 전용터널로서 약 30분 정도에 지하터널을 걸어 바다 아래를 건너는 특별한 경험을 즐길 수 있다. 참고로 터널 중간에는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시와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로 갈리는 시경계지점이 자리하니 눈여겨볼만하다.


간몬교는 밤풍경도 일품이다. 간몬교의 야경을 즐긴다면 히노야마()산 정상의 히노야마전망대가 추천코스. 시모노세키역에서 전망대까지의 노선버스가 운행 중에 있어 찾기에도 편리하다. 표고 268m에 자리한 전망대를 통해 라이트 업 된 간몬교의 전경과 시모노세키항을 중심으로한 시모노세키시의 야경, 그리고 모지항을 중심으로한 기타큐슈시의 야경이 비취빛 바다와 더해져 절정의 경치를 선사하니 간몬교의 매력을 100% 즐기고픈 이들이라면 욕심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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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몬터널 내 시경계지점


항구도시만의 볼거리들이 줄줄 이어지는 시모노세키이지만 바다의 매력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시모노세키 중심가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자리한 초후(長府)는 에도시대 당시 성하마을의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니 일본다운 시모노세키의 감성과 조우할 수 있으니 말이다.


명소는 1903년 당시 시모노세키를 다스리던 초후 모리가문의 14대손 모토토시에 의해 세워진 초후모리저택. 살아있는 박물관이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당시의 건축양식과 일본식 정원구조가 고스란히 살아 있어 시선을 어디에 두어도 그림이 된다. 관광객을 위한 다실도 마련되어 과거 번주가 즐겼던 정원풍경을 바라보며 진한 가루녹차(유료)를 즐길 수 있으니 시모노세키 여행에 잠시 여유를 부릴 포인트가 된다.


주변 풍경도 각별하다. 하얀 칠벽과 황토의 흙벽이 골목마다 이어지고 그 골목 끝에선 세련된 찻집들이 반기니, 상상도 못했던 일본 풍정에 시모노세키에 대한 감흥도 초후에서 한층 더 깊어진다. 시모노세키 중심가에서 노선버스가 다수 운행하고 있으니 시모노세키의 숨겨진 전통미와 함께하고픈 이들이라면 필히 둘러볼 가치가 차고도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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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하마을 초후의 명소인 모리저택.

 


가라토시장 명물초밥, 초밥마니아라면 필수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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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도시이니 해산물 먹거리가 빠지지 않는다. 명물은 서일본 유수의 수산시장으로 꼽히는 가라토 시장의 초밥. 시모노세키 중심가에 시장이 자리하니 찾는 것도 한 달음이다.


가라토시장(唐戸市場)은 시모노세키의 명물 중 명물이다. 눈앞으로 간몬교의 장관이 펼쳐지고 수산시장 한켠에선 명물요리를 맛볼 수 있어 시모노세키를 찾는 이들에겐 이미 명소가 된지 오래다.

메뉴는 다름 아닌 초밥과 화려한 해산물 덮밥들이다. 평범한 수산시장은 매주 금··일요일이면 흥겨운 노상 초밥집으로 변신한다. 시장 내 가게들마다 생선 가판대를 걷고 그네들이 잡은 생선으로 일품초밥을 만들어 낸다.


시장은 초입부터 분위기로 압도한다. ‘어서오라는 인사가 끝나기 무섭게 막 만들어낸 초밥이라며 이제 막 시모노세키에 발을 내딘 여행객을 매대 앞으로 몰아세운다. 사람들은 저마다 1회용 도시락접시를 하나 들고 큼직한 초밥을 저마다 골라 올린다. 계산도 현장에서 바로 이루어진다. 점원은 접시위에 올려진 초밥의 가격을 익숙하게 순식간에 읊어내고 나무젓가락과 간장을 올려주고 이제 가란다. 시장 안에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지만 저마다 간몬교 아래 공원 벤치에 앉아 간몬해협의 바닷바람을 맞으며 노식(露食)을 즐긴다.


가라토시장 초밥은 세 번의 놀라움이 기다린다. 먼저 크기에 놀란다. 초밥의 밥을 몇 번 뒤집고도 남을 생선회가 올려지니 그 아래 밥이 보이질 않아 놀라고, 그 큼직한 초밥이 단 돈 100엔부터면 맛볼 수 있으니 다시 놀란다. 마지막은 그 맛에 반한다. 욕심을 내 짚어든 700엔짜리 최고급 참치 대뱃살은 여간한 고급초밥집이 아니면 내어지기 힘들만큼 지방살엔 윤기가 나고 입안에선 그대로 녹아내린다. 도쿄 긴자의 초밥집이었다면 초밥 하나에 몇 천 엔을 부르고도 남을 만큼 최고급 재료의 초밥을 동전 몇 개로 맛볼 수 있는 셈이다. 가라토시장을 다시 찾지 않는다면 두 번 다시 이 가격에 즐길 수 없을테니 욕심내어 700엔의 참치 대뱃살을 집어 드는 것이 도리어 이득이다.

 


명물 복어요리, 까다로운 미식가도 감탄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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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밥의 감동으로 시모노세키에서의 미식기행을 끝내기엔 아직 이르다. 자타공인 시모노세키의 명물인 복어요리가 기다리니 말이다. 관광지 곳곳에서 복어모양의 귀여운 인형이나 액세서리를 볼 수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시모노세키는 일본 제일의 복어 소비시장으로 유명세다. 시내에 자리한 하에도마리항은 일본의 자연산 복어 취급량의 80%를 차지할 만큼 시모노세키 거리 곳곳에는 복어에 관한 다양한 요리가 즐비하다.


복어의 본고장인 만큼 고급 복어 요리를 보다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 특히 얇게 썰어낸 복어회는 맛은 물론 모양에 있어서도 예술로 칭해질 만큼 관광객의 시선을 압도한다회가 올려진 접시의 문양이 비칠 만큼 얇게 썰어내는 이유도 따로 있다. 복어는 육질이 원래부터 질겨 아주 얇게 썰지 않으면 특유의 맛과 식감을 맛볼 수 없다. 해서 얼마나 복어회를 얇게 썰어내느냐가 조리장의 실력이 되는 셈이다.

복어회를 올려내는 접시의 문양이 원색의 화려함을 가진 이유도 이 때문이다. 썰어낸 복어회가 얼마나 얇게 썰려있는지 확인하는 수단이 되니 접시의 그림과 색이 훤히 보인다면 제대로된 조리장이 낸 복어회를 즐기고 있다고 자신해도 좋을 듯하다.


복어요리는 시모노세키 중심가를 따라 전문점들이 즐비하다. 복어회 코스는 17천엔 선. 한 끼 식사로는 조금은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시모노세키를 찾아 복어를 즐기지 않는 것은 시모노세키의 감동의 절반을 잃어버리는 격이니 미식가를 자처한다면 맛보지 않는 것이 도리어 손해다.

 

<여행정보>

부산항에서 시모노세키항까지 부관페리가 매일 1회 정기 취항한다. 취항시간은 부산항 출발은 밤 9(익일 아침 745분 도착), 시모노세키항 출발은 오후 745(익일 아침 8시 도착)으로, 출국편은 11시간, 귀국편은 13시간이 각각 소요된다. 승선운임은 2등실 기준 편도 95,000, 왕복 180,500원이다. 후쿠오카공항 이용시에는 JR하카타역에서 고쿠라역까지 신칸센 또는 특급 소닉호를 이용하고, 고쿠라에서 시모노세키까지 로컬선 전철이 상시 운행중에 있어 편리하다. 소요시간은 신칸센 기준 약 30분 대, 특급 소닉호 기준 약 70. | www.city.shimonoseki.yamaguchi.jp/kan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