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특집판>도야마현

 

경이로운 거대 설벽에 감탄하고 감동하라!


메인_도야마_알펜루트.jpg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

 

키를 훌쩍 뛰어넘는 거대한 설벽에 휩싸인 눈의 나라. 만화나 판타지영화 이야기가 아니다. 일본의 정중앙 혼슈 북부, 우리와 바다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도야마현에 자리한 산악관광지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에서 지금 펼쳐지고 있는 실제 이야기다. 해발 3000m의 웅장한 산악연봉이 이어지고, 그 아름다움은 스위스 알프스에 비견되어 재팬알프스(JAPAN ALPS)라는 별명까지 붙은 땅. 일본이 자랑하는 최대의 산악관광지로 이름 높은 알펜루트를 따라 기적과도 같은 풍경이 이어지니 그 감동을 무덤덤히 견뎌낼 여행자는 단 한명도 없다.


| 주부지방 특별취재팀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立山黑部アルペンル-). 도야마현 다테야마마치의 다테야마역과 나가노현 오마치시의 오기사와역까지 케이블카, 고원버스, 공중로프웨이 등 6가지 교통편을 갈아타며 10개소의 역이 자리한 북알프스 연봉과 다테야마 연봉을 횡단하는 아시아 최대의 산악관광코스. 다테야마산 3,015m까지 오르는 일본 산악여행의 정점에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가 자리한다.


알펜루트의 관광이 시작되는 것은 매년 4월 중순부터다. 고산지대에 자리한 만큼 알펜루트를 연결하는 도로 등의 교통편이 눈으로 폐쇄되어 눈이 녹기 시작하는 4월부터 눈이 쌓이기 시작하는 11월까지 한시적으로 여행자에 그 문을 연다. 당연한 것이지만 12월부터 3월까지는 많은 눈으로 인해 루트는 완전히 폐쇄된다. 눈을 녹을 무렵부터 각 구간을 연결하는 도로가 개방되고 케이블카와 로프웨이 등의 교통망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니 봄부터 가을까지의 약 7개월 정도가 여행자에게 주어진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로의 초대장인 셈이다.

·여름·가을 모두 각각의 계절별로 아름다움과 개성이 각별하지만 4월부터 6월까지의 봄 시즌이 단연 백미로 꼽힌다. 알펜루트의 절정이라고 불리우는 경이로운 설벽과 조우할 수 있는 유일한 때이니 말이다.


서브01_도야마_알펜루트(케이블카).jpg


설벽이 기다리는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로의 첫 관문은 다테야마역에서 산의 경사를 따라 올라가는 등산철도인 케이블카에 몸을 실으면서부터 시작된다. 산의 경사를 따라 만들어진 레일을 따라 가파르게 올라가는 등산철도는 알펜루트의 심장부로 들어가는 첫 관문인 만큼 여행객도 서서히 흥분을 감출길이 없다.


서브04_도야마_알펜루트(다이칸보).jpg


이 등산철도로 달리기를 7, 도착한 비조다이라(美女平)에서 다시 고원버스에 몸을 옮겨 실고 나면 본격적인 알펜루트의 대자연이 차창너머로 펼쳐지기 시작한다. 구불구불 만들어진 가파른 도로가 현기증을 일으킬 법도 하지만 정작 여행자의 현기증을 일으키게 하는 것은 도로 양옆으로 펼쳐진 고원지대의 풍경들이다.


아직도 녹지 않은 설경 뒤로 성큼 다가온 봄의 초록들이 머리를 내밀며 산 아래는 초록으로, 산 정상은 설경으로 장식되는 낯선 배색(配色)에 쉽사리 창밖의 풍경에서 눈을 떼지 못할 정도다. 탑승시간은 50분이나 된다. 고원버스가 출발한 비조다이라의 해발 997m부터 해발 2,450m의 무로도(室堂)까지 1,500m의 표고차를 몸으로 실감하며 한 시간 가까이 여유롭게 즐길 수 있으니 따분할 법한 버스여행도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에선 흥겨운 여흥으로 다가온다.


구로베 다테야마 알펜루트의 상징과도 같은 다테야마의 설벽(立山·大谷|다테야마·유키노 오오타니)은 고원버스가 멈추는 무로도에서 얼굴을 들이민다.


역시나 먼저 터져 나오는 것은 탄성이다. 거대한 설벽을 좌우로 깨끗한 아스팔트를 드러낸 도로가 나타나니, 흡사 새하얀 생크림 케이크를 좌우로 갈라놓은 모양새다.


서브03_도야마_알펜루트(케이블카).jpg


설벽이 낯익은 이들도 있을법하다. 국내에서도 개봉되었던 히로스에 료코 주연의 영화 비밀의 배경이 되어 컴퓨터그래픽이라거나 실존하지 않는 장소라는 등의 소문으로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하였지만 그 신비로운 영상이 실존함에 여행객들의 탄성이 끊이지 않는다.


설벽이 이루어진 구간은 가장 높은 곳이 20m에 육박한다. 평균 15m의 설벽이 총 500m의 도로를 따라 자리하니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설벽에 감탄사 이외에는 내뱉을 말을 잃은 지 오래다.


버스 안에서 바라보는 설벽의 장관도 즐겁지만 직접 버스에 내려 설벽 사이를 산책하는 설벽워킹에 비할 바가 아니다. 500m의 설벽은 각각 차량용 도로와 보행자를 위한 산책코스로 나누어지는데, 도로에 내려 하늘을 올려다보면 머리위로 아득하게 솟은 새하얀 설벽과 봄의 푸르른 하늘이 대조를 이루는 풍경이 신기함을 넘어 설벽을 찾은 중년여행객들을 어느새 일곱 살 어린아이들로 만들어 버리고 만다.


설벽은 직접 만져보는 것도 가능하다. 눈으로 만들어져 약해보이지만 눈의 엄청난 부피와 무게로 인하여 마치 얼음처럼 딱딱하게 밀도가 높아져 망치로 쳐도 흔적이 남지 않을 만큼 단단하니 안전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설벽의 아름다움에 취하는 것도 좋지만 당연히 이러한 거대한 설벽을 어떻게 만들은 것일까 하는 궁금증도 따라온다. 거푸집을 만들어 쌓아올렸다는 상상이 먼저 들겠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겨울 내내 쌓인 20m 이상의 눈을 중장비를 통해 파내려가는 방식의 제설작업을 통해 얻어낸 자연과 인간의 합작품이다.


제설방법도 흥미롭다. 높은 설산 한 가운데 굴삭기를 올리고 쌓인 눈을 땅을 파내려가듯이 퍼낸다. 도로의 형태를 따라 파내려가는 점이 포인트다. 도로의 형태는 GPS를 이용해 가늠한다. 도로를 따라 파낸 길 외에는 그대로 눈이 남아 거대한 설벽이 남게 되는 원리다.


이곳 무로도에서 만날 수 있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온천이다. 설벽이 자리한 무로도에서 도보로 20분 거리에 아름답기로 이름 높은 명물 미쿠리가이케호수가 자리하고 이 호수를 넘어 미쿠리가이케온천이 문을 열고 여행자를 반긴다.


해발 2450m로 일본에서 가장 높은 고지대에 자리한 온천으로 다테야마 산악에서 솟는 명품 유황온천수가 알펜루트의 감동을 배가시켜주니 지나치면 아쉽다.




로프웨이로 공중산책, 유람선으로 산정호수 유람


서브02_도야마_알펜루트(트롤리버스).jpg


알펜루트의 정상인 무로도에 올라 다테야마의 설벽을 즐겼다고 만족해선 곤란하다. 진정한 알펜루트는 바로 이제부터 시작이니 말이다.

무로도에서 다음 루트까지는 일본 유일의 지하를 달리는 트롤리버스가 여행자의 발이 된다. 트롤리버스는 지하철과 버스의 중간형이다. 승차하는 것은 버스이지만 버스 위에 전기선이 놓여져 흡사 전철을 연상시키지만 바닥엔 레일대신 아스팔트 도로가 깔려지고 버스의 바퀴도 그대로 달려있어 지하를 달리는 전기차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터널로 들어가기 때문에 아름다운 다테야마의 절경을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은 아쉽지만 산의 연봉을 가로지르는 버스를 타고 알펜루트의 지하를 횡단할 수 있으니 아쉬움보단 즐거움이 앞선다. 터널의 길이는 약 3.7m 정도, 표고는 2450m에 이르니 지하라는 표현보다 산봉우리 횡단이다.


10분에 걸친 터널횡단이 끝나고 도착한 다이칸보(大觀峰)부터는 진정한 알펜루트의 봄을 음미할 수 있는 시간이 기다린다. 해발 2,316m에 자리한 봉우리인 다이칸보는 다음 목적지인 구로베다이라(黑部平)까지 공중 로프웨이인 다테야마 로프웨이를 통해 이동하는 구간으로, 사방으로 펼쳐지는 알펜루트의 절경을 확실히 만끽할 수 있는 포인트로도 유명하다.


80명 정원의 로프웨이는 일본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건설된 로프웨이로 총 길이 1,700m의 구간을 지상으로부터 500m(표고차) 상공에서 7분간 운행하며 구로베호수를 비롯한 다이나믹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알펜루트 유일의 공중코스. 눈 아래로 까마득하게 펼쳐진 잔설과 봄꽃의 개화가 맞이하니 공중산책이라는 말이 더없이 어울리고 움직이는 전망대라는 별칭에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서브05_도야마_알펜루트(구로베댐).jpg


알펜루트 후반부의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는 거대한 구로베댐이 알펜루트를 찾는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하니 말이다. 구로베댐은 지난 1963년 완공한 높이 186m, 길이 492m의 일본 최대의 아치형 댐으로 표고 1,500m위에 건설되는 지형적 어려움을 이겨내고 완성시킨 일본 건축의 신화로 불리 우는 작품. 세계의 여러 댐 중에서도 최고 클래스에 속할 만큼 초당 10톤을 뿜어내는 거대한 댐의 스케일과 물살이 압권이다. 댐의 위를 따라 거니는 산책코스도 매력적이며 전망대에선 댐의 위용에 더해 다테야마 연봉을 조망하는 재미까지 더한다.


산정호수 유람도 각별하다 구로베댐 뒤로 자리한 구로베호수를 유람하는 유람선에 오르면 호수를 사이로 다테야마 연봉의 절경이 쏟아진다. 유람선을 타는 시간이 15분에 지나지 않는 것이 못내 아쉬울 정도다.




 

<여행정보>

인천과 도야마공항 간 정기편이 주 3편 운행 중에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도야마공항에서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www.alpen-route.com)까지는 도야마역(도야마지방철도 다테야마선)에서 전철을 타고 다테야마역에 하차하면 된다. 알펜루트는 지난 4월 전코스가 개통하였으며, 설벽은 6월 중순까지 즐길 수 있다. 전 코스의 승차권(편도)은 성인 편도 기준 8,290엔이며, 도야마현 내에서 숙박일 경우 다테야마역-구로베댐 간 왕복 승차권(성인 10,790)이 있어 편리하다. 기타 필요구간까지의 개별발권도 가능다. 여행시에는 고산지대인 만큼 기온이 평균 10도 이상 낮아 한 여름이라도 방한도구를 챙기는 것이 유용하며 잔설이 많은 6월까지는 선글래스도 필히 챙겨야 한다. | www.info-toyama.com

<취재협조 : 도야마현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