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코쿠 특별판>마츠야마시(에히메현)

 

대문호 나츠메 소우세키도 반한 일본 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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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고온천의 땅, ‘마츠야마기행

 

일본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문호 나츠메 소우세키가 사랑했다. 그의 문학속에 그려졌던 풍경은 백 여년 가까운 세월을 넘어 지금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도고온천이 있는 진득한 일본미의 마츠야마 이야기다. 노면전차와 봇짱열차로 불리우는 성냥갑 모양의 기차가 도시 한 가운데를 활보하고 판타지스러운 모양새의 도고온천은 입구부터 보란듯이 이국의 향내를 진동시키니 일본을 볼 만큼 본 이방인의 마음이 다시 설레는 이유가 여기 있다.

<시코쿠 특별취재팀>

 

본토인 혼슈를 제외한 일본의 4개 섬 중 하나인 시코쿠. 섬의 이름이자 행정구역의 명칭인 시코쿠는 한자로 四國라고 쓴다. 한자어 그대로 4개의 나라가 하나의 섬 안에 자리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금은 현()이라는 행정구역으로 나뉘어 가가와현, 도쿠시마현, 고치현, 그리고 에히메현의 4개의 현이 자리하며 과거와 변치 않는 전통의 미를 투영시킨다.


그중에서도 백미는 에히메현의 마츠야마시다. 마츠야마시는 친근하다. 도시는 현대적인 빌딩들로 채워져 있지만 70~80여 년 전 일본의 전통적인 모습도 그대로 남아있다. 마츠야마 시내여행에 편리한 노면전차는 그 대표적인 예이다. 우리의 1930년 대 있었을 법한 전차가 아직도 마츠야마 시내를 활보한다. 도시적인 전철이나 지하철과는 역시 그 맛이 다르다. 봄 바람 부는 3월 차창 밖으로 얼굴을 내밀면 따스한 봄내음과 함께 마츠야마를 즐길 수 있으니 마츠야마를 찾는 여행자들에게 마츠야마다운 정서를 전하는 필수적인 어트랙션이 된지 오래다.


JR마츠야마역에서 이 노면전차를 타고 종점인 도고온천역에 닿으면 마츠야마의 심볼이라 칭하여지는 도고온천과 조우한다. 메이지 27(1894)에 세워진 도고온천 본관 건물은 보는 것만으로도 위압적인 신비로움을 전하는 마츠야마의 명물이다. 올해로 120년째를 맞이하는 도고온천 본관은 낡은 나무판자와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곡선형 기와단청 아래로 큼지막하게 적혀진 道後溫泉이라는 글자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도고온천 본관 건물은 익히 알고 있는 이들도 많지만 그 각별한 예스러운 풍치에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인 미야자키 하야오가 자신의 작품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라는 작품에 도고온천을 등장시키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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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건물의 외관을 보고 단순한 문화재나 관람시설을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도고온천이라는 말 그대로 천연 온천이 솟아나는 명물온천시설로 1층은 대중적인 공동욕탕온천이, 2층과 3층에는 개별온천탕과 일본 전통 가옥형태의 휴게실이 옛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1층에서 입욕료를 내면 유카타가 제공된다. 유카타로 몸을 감싸고 1층 대온천탕에서으로 발을 옮기면 3,000년 전 다리를 다친 학이 도고온천에서 상처를 고쳤다는 전설의 온천수가 반긴다. 온천만 즐겨도 손해다. 입욕을 즐긴 후 고전적인 도고온천의 건물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것이 도고온천을 즐기는 진짜 재미이기 때문이다.


3층에 자리한 오오히로마(휴게실)도 즐겨볼 만하다. 2층에도 휴게실이 있지만 공동인 반면 3층의 휴게실에는 개별이용형태이기에 더욱 각별하다. 1,500엔의 추가 비용이 들지만 옛 정취 가득한 클래식한 방에서 도고온천의 거리 밖 풍경을 즐기며 다과를 즐기는 뻔하지만 이상적인 경험을 챙길 수 있으니 욕심내 보아도 좋다.

3층의 긴 복도의 끝에 자리한 봇짱의 방도 빼놓을 수 없다. 일본의 대문호인 나츠메 소우세키의 소설 봇짱’(っちゃん:도련님)의 무대로서 도고온천이 등장하게 되는데, 이는 나츠메 소우세키가 생전 도고온천을 자주 찾아 즐긴 것에서 유래한다. 객실 내에는 나츠메 소우세키와 작품 봇짱을 추억하는 전시품과 사진들이 가득하니 작품의 팬이라면 필수코스다.


소설 봇짱을 읽은 이들이라면 도고온천본관 봇짱의 방 이외에도 마츠야마 곳곳에서 소설 속 장면과 아이템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츠야마역에서 도고온천으로 오던 길에 이용했던 노면전차 중 하나인 봇짱열차도 마찬가지다. 봇짱열차는 1880년대부터 1950년 대 까지 실제 운행되었던 열차로 소설 속에서는 주인공인 봇짱이 마츠야마의 중학교에 교사로 부임하며 성냥갑 모양을 한 기차에 탔다는 묘사에서 지금과 같은 봇짱열차로 불리우게 되었다.


즐거운 것은 이름만이 아니다. 기차는 당시의 성냥갑 모양 그대로 복원되었고 차장 역시 당시의 복장 그대로 마츠야마시내 노면을 누빈다. 객차안의 운치도 남다르다. 달랑 하나인 작은 객차일망정 짙은 오크색 페인트로 칠하여진 거친 나무판자들이 객차 안을 감싸고 바닥은 걸을 때마다 삐그덕 소리를 내는 닳고 닳은 마룻바닥인 채 손님을 맞는다. 창문도 옛 정서 그대로 미닫이 목조창에 앉는 의자마저도 나무의자로 되어 노면선로의 덜컹거림이 온몸에 그대로 전해지니 꽤나 리얼한 복고적 감성을 긁어낸다.


하나부터 열까지 옛 정취가 살아있기에 시내투어도 꽤 감성이 남다르다. 도고온천 본관에서부터 도고온천역으로 이어지는 상점가는 익숙했던 일본의 아케이드 스트리트와는 달리 전통미가 살아 숨쉰다. 신기한 것이 온천 유카타를 입고 쇼핑하는 쇼핑객들이다. 본래 유카타란 현대에 와서는 온천료칸 내에서만 입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지만 도고온천은 아직도 옛 전통 그대로인 셈이다. 도고온천에서 입욕을 즐기고 산책을 겸해 유카타를 입고 게타를 신고 거리를 활보하는데 그 누구도 별난 눈으로 보지 않으니 진짜 시간여행이 된다. 지극히 일본스러운 인력거꾼도 여기저기에 있으니 도련님(봇짱)이 된 기분으로 인력거꾼에 몸을 맡기고 조금은 사치스러운 여정을 즐겨보는 코스도 꽤 그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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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20주년을 맞이한 도고온천 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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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고온천 내 휴게실. 온천입욕 후 다과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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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봇짱에 등장한 모습 그대로 운행중인 봇짱열차.

 





마츠야마 역사 심볼, 마츠야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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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야마의 전통으로서의 심볼이 도고온천이라면 역사적인 심볼은 단연 마츠야마성이다. 이채롭게도 마츠야마성은 산 정상에 자리한다. 표고 132m의 가츠야마산 정상까지는 케이블카를 타고 가야하니 익숙했던 일본의 성들과는 그 시작부터가 다르다.


마츠야마성은 1602년 일본 전국시대의 무장 가토 요시아키에 의해 25년에 걸쳐 축성된 평산성(平山城)의 대표적인 성곽. 평야에 우뚝 솟은 산 정상에 성을 만들어 요새로서의 역할에 충실해 일본 내에서도 3대 평산성의 하나로 손꼽힌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걸어서 10분이면 마츠야마성 천수각에 닿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산 정상에 자리한 탓에 그 옛날의 모습이나 지형을 비교적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이 기쁘다. 다른 성들처럼 거대한 도로나 빌딩의 숲도 없고, 온통 숲으로 둘러싸인 성곽은 일본의 성을 지겹도록 즐긴 여행마니아까지 반할 정도다.

3층 규모의 천수각에서는 성주였던 가토가문의 유품들도 즐길 수 있고 특히나 마츠야마의 풍경을 산 최정상에서 조망할 수 있어 풍경만으로는 일본의 어떤 천수각에도 지지 않는다.


로프웨이 왕복에 500엔이 소요되며, 천수각 입장에 별도의 500엔이 추가된다.


천수각을 즐기고 마츠야마의 다운타운을 즐긴다면 노면전차 오오카이도(大街道)역에서부터 이어지는 오오카이도 상점가와 긴텡가이 상점가가 중심이다. 미츠코시 백화점을 비롯해 쇼핑타운이 이어지고 골목골목으로 여행객의 입을 유혹하는 음식점들이 가득 채워져 있으니 12조다.




<여행정보>

마츠야마공항까지 아시아나항공 정기편이 주 3회 운행한다. 직항편 발착시간에 맞추어 한국인여행객을 위한 무료셔틀버스가 운행중에 있고 관광지를 연결하는 대중교통편도 편리하여 개인여행자도 불편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도고온천 본관 입욕료는 400엔 부터로 휴게시설 이용수준에 따라 800, 1,200, 1,500엔으로 입욕료가 구분된다. 시내투어에 편리한 마츠야마 시내전차 1일권(500)을 구입하면 경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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