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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기현의 대자연을 걸으며 즐기는 감성 치유 아웃도어”

제주도에서 만났던 트레일코스인 제주올레가 일본 규슈에 이어 일본 북단의 도호쿠지방에 올 가을 문을 연다. 규슈 7개 현의 규슈올레에 이은 6년 만에 올레로, 제주올레의 정신을 이어받은 새로운 자매길의 탄생이다. 일본 혼슈 북단의 도호쿠 미야기현의 대자연 곳곳을 거닐며 미야기현의 속살을 발견하는 전혀 새로운 감성의 오리지널 명품 트레일로 한일 양국의 트레일러들을 맞이할 미야기올레를 지면을 통해 한 발 앞서 소개한다. 
| 이상직 기자

도쿄에서 북으로 신칸센을 타고 90여 분. 도호쿠의 경제와 교통의 중심지로 불리우는 미야기현이 자리한다. 도호쿠 어디를 여행하든 미야기현이 그 중심에 자리하고, 도호쿠의 중심지답게 풍성한 볼거리를 전하기에 도호쿠 여행의 관문이자 거점으로 통한다. 
한국으로부터도 한 달음이다. 인천공항에서 미야기현에 위치한 하늘 현관구인 센다이공항까지 직항편이 매일 취항하고 있어 단 2시간 여만에 미야기현에 발을 디딜 수 있을 만큼 가깝다.
명소는 셀 수 없이 풍성하다. 과거 융성했던 센다이번을 상징하는 센다이성터를 필두로, 일본3경에 손꼽히는 다도해 절경의 마쓰시마, 일본 국보로서 신비로운 삼나무길이 명물인 즈이간지절 등, 진득한 일본감성의 명소들에 더해, 천연의 온천수로 도호쿠 명품온천으로 천년역사를 자랑하는 나루코온천, 그리고 한 겨울이면 이웃한 야마가타현과 면한 자오연봉을 따라 천혜의 스노우리조트와 스노우몬스터로 불리우는 신비로운 자연현상이 수빙(樹氷)까지 만날 수 있어 사계절 끊이지 않는 즐거움이 이어진다. 
이런 매력의 미야기현이 올 가을 제주올레의 세 번째 자매길이자 일본 내 두 번째 올레인 ‘미야기올레’의 문을 연다. 아름다운 리아스식 해안을 자랑하는 게센누마·가라쿠와(気仙沼・唐桑コース)와 오쿠마쓰시마(奥松島)의 두 코스는 제주나 규슈에서는 만날 수 없었던 한 수 위의 힐링과 절경을 선사할 곳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코스다.  
미야기올레가 가지는 의미 또한 각별하다. 미야기올레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상흔 가득한 미야기현과 미야기현을 찾는 이들을 치유하고 싶다는 미야기현의 제안이 그 시작이었다. 수 차례에 걸친 사단법인 제주올레 측 관계자를 초청하여 올레의 정신을 계승할 미야기현 내 코스를 조사하고, 만들어진 코스를 다듬으며 완성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대지진의 상흔 가득했던 땅이 제주올레의 정신을 이어 받은 치유의 길로 다시 태어난 셈이다.

쓰나미가 만들어낸 기암 절경 가득, 게센누마·가라쿠와 코스
미야기올레에서 올레꾼을 먼저 맞이하는 코스는 오는 10월 7일 정식 개장하는 ‘게센누마·가라쿠와 코스’. 코스의 무대인 게센누마시는 미야기현 중심부인 센다이에서 북쪽으로 직선거리로 120km 떨어진 미야기현 북동부의 해안도시다. 태평양과 면한 해안절경으로 예로부터 바다경승지로 이름 높은 명소로, 올레의 본고장 제주올레와는 또 다른 역동적인 절경이 함께해 미야기올레 제 1호 코스로 위풍당당함을 뽐내는 코스다.
게센누마·가라쿠와 코스로 향하는 길이 결코 가깝지는 않다. 미야기현 중심도시이자 거점인 JR센다이역에서 게센누마행 고속버스를 타고 2시간 반을 달리고, 다시 게센누마시청 앞에서 노선버스인 오사키행 미야코버스를 타고 다시 45분을 달려야 코스의 출발점인 미야코버스 국민숙사 앞에 닿을 수 있는 조금은 긴 버스여행을 거쳐야 한다. 
당연한 것이지만 그 수고의 보상은 절경으로 톡톡히 돌아온다. 게센누마·가라쿠와 코스는 게센누마시 가라쿠와 반도의 끝에 위치한 가라쿠와 비지터센터에서 동일본대지진의 상흔을 기억하는 산리쿠 부흥 국립공원의 대표적인 경승지 ‘오가마’와 ‘한조’에 이르는 약 10km의 코스. 변화무쌍한 리아스식 해안선과 파도 소리가 들리는 숲길, 작은 신사로 가는 참배길을 걸으며 태평양의 거대한 바다와 함께 살아온 가라쿠와 지역민들의 삶과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명품코스다.  
관광안내소격인 가라쿠와반도 비지터센터・쓰나미 체험관을 지나 10여분을 걸으면 후박나무 가득한 숲 속에 홀로 자리한 신비로운 오사키신사(御崎神社)가 한발 앞 서 올레꾼을 반긴다. 
오사키신사는 1000년 역사의 신사로 ‘엔무스비’로 불리우는 인연을 맺어주고, 풍어를 기리는데 영험한 신사로 주변에 신들의 부하라고 전해지는 고래를 모시는 고래총 등 유니크한 비석이 있어 소소한 볼거리가 된다. 
뒤이어서는 게센누마·가라쿠와 코스의 첫 번째 절경인 오사키 미사키(御崎岬)가 반긴다. 태평양을 멀리 바라다 볼 수 있는 반도의 끝에 위치한 경승이다. 볼거리는 역시나 층층이 샌드된 특징적인 퇴적문양의 바위들. 바위의 정체는 약 2억 5천만 년 전의 퇴적암층으로 멀리서도 보이는 선명한 퇴적층이 마치 밀푀유를 연상시킨다. 오사키 미사키의 퇴적암 군락은 일본 지질 100선에도 꼽혀있을 만큼 장관이니 한 시간 남짓 걸어온 미야기올레의 첫 번째 보상으로 부족함이 없다. 
치유의 길을 표방하는 미야기올레 게센누마·가라쿠와 코스에 의미를 더하는 조형도 올레꾼을 맞이한다. 이름은 쓰나미돌(津波石)이다. 2011년 3월 11일 미야기현 게센누마와 산리쿠 일대를 덮친 동일본대지진의 쓰나미 여파로 바닷 속에 있던 돌들이 해변가 위까지 떠밀려온 것으로, 가장 큰 돌은 직경 약 6m에 추정무게가 150톤에 달하는 거대한 위용을 뽐낸다. 바다 속에 가라 앉아 있던 150여 톤의 육중한 바위를 들어 올린 쓰나미의 위력이 당시의 참상을 되뇌이게 하고, 재해의 흔적이 신비로운 자연의 힘을 증명하고 이 또한 볼거리로 남아있는 것이 꽤나 묘한 감상에 빠지게 한다. 
코스 중반에서는 A코스와 B코스로 2개의 코스로 나뉘어 올레꾼을 이끈다. 리아스식 해안길을 계속 따라 걷고 싶다면 A코스를, 지역 특유의 식당들과 상점이 이어져 있는 변화를 기대하는 이들이라면 B코스를 선택하면 된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아쉽지 않지만 해안길이 매력적인 게센누마·가라쿠와 코스인 만큼 A코스가 기본에 충실하다. 
전형적인 리아스식 해안의 가라쿠와 반도다운 항구의 모습을 전하는 사사하마항구(笹浜漁港)는 게센누마·가라쿠와 코스 후반부의 백미다. 해안가를 따라 지역어민들이 이용하는 크고 작은 후미진 해안들이 이어져 있는데, 무엇보다 파도에 곱게 다듬어진 옥석들이 해안가를 채우고 있어 해질녘이면 옥석들이 발하는 빛이 고즈넉한 시골 항구마을을 일루미네이션처럼 비추어 내니 예상치 못한 감동이 된다. 
코스의 하이라이트는 종반부 오가마 한조 해안선이 자리한다. 오가마 한조 해안선은 가라쿠와 반도 중앙 동쪽에 위치하는 해안침식으로 인한 대리석 기암이 즐비한 곳. 해안선을 따라 기암괴석을 감상하며 태평양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리아스식 해안 특유의 경관을 아낌없이 탐할 수 있다. 
명소는 드넓은 바다에 우뚝 선 높이 16미터, 폭 3m의 대리석 석주 오레이시(折石)다. 지금으로부터 100년도 전인 1896년 밀어닥친 쓰나미에 의해 석주 끝이 약 2m 정도 잘려져 ‘부러진 돌’이라는 뜻의 오레이시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쓰나미에는 굳건히 견뎌내 게센누마 지역민들에게 작은 용기가 되기도 했다고 한다. 
외관이 역시나 장관이다. 검푸른 바다 위의 복잡한 기암괴석 위로 곧추서있고, 석주의 단면은 마치 제단이라도 한 듯이 반듯하게 다듬어져 마치 신이 자신을 위한 비석이라도 세운 듯한 형상이다.
출발점에서 종점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약 4시간 정도. 해안선의 경관에 심취한다면 5시간 이상 걸릴 수 있으니 자연을 탐미하는 이들이라면 충분한 시간을 두고 걷는 것이 답이다.  
올레다운 먹거리들도 게센누마·가라쿠와 코스를 찾는 즐거움이 된다. 바다와 면한 게센누마의 명물인 굴이 특산으로 꼽히는데 한국의 굴보다 몸통이 크고 농후한 맛이 일품이다. 매년 10월부터 다음 해 5월까지 굴 수확기에는 굴포장마차가 열려 바다를 풍경삼아 싱싱하게 찌어낸 굴을 맛볼 수 있으니 필히 기억해둘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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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키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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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키미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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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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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레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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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삼경 마쓰시마 절경 탐미, 오쿠마쓰시마 코스
기암절경 가득한 게센누마·가라쿠와 코스에 뒤이어 10월 8일 개장하는 오쿠마쓰시마 코스도 매력이 만만치 않다. 일본삼경에 손꼽히는 경승지 마쓰시마의 바다를 무대로 출중한 바다경치와 완만한 산세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올레 초심자라도 안심하고 걸을 수 있어 가족단위로 미야기현의 속살을 즐기기에 더없이 안성맞춤인 코스다.
무엇보다 탁월한 접근성이 반갑다. JR센다이역에서 센세키 도호쿠라인 전철을 타고 달려 노비루역에 하차, 다시 택시를 타고 약 15분이면 미야기올레의 출발지점에 닿을 수 있으니, 센다이 도심 호텔에서 1시간 정도면 미야기올레의 길에 발을 디딜 수 있다.
코스는 출발지점인 세루코홈 아오미나를 출발해 오타카모리 정상을 돌아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약 10km의 길이다. 조몬시대부터의 흔적 가득한 바다와 수많은 경승지가 자리한 오쿠마쓰시마의 대자연을 탐할 수 있어 올레 초심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밸런스가 매력적이다. 
세루코홈 아오미나(セルコホームあおみな)가 오쿠마쓰시마 코스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 코스의 시종점으로서 지역의 특산물 등을 판매하는 매점이 있고, 음료와 빵 과자 등의 간단한 음식도 판매하고 있으니, 걷기 전에 요깃거리를 챙기기에도 제격이다. 
출발한지 500여 미터 거리에 작은 사당인 오다카모리 약사당(大高森薬師堂)을 지나 코스의 첫 번째 포인트인 오쿠마쓰시마 조몬무라 역사자료관(奥松島縄文村歴史資料館)과 사토하마 조몬노사토 사적공원(さとはま縄文の里史跡公園)이 연이어 등장한다. 
역사자료관 내에는 미야토지마와 사토하마 지역의 패총에서 발견된 조몬시대(신석기 기원전 1만4000년~기원전 300년) 당시의  조몬토기와 뼈로 만든 그릇, 석기, 장신구 등의 출토품이 전시되어 시선을 당긴다. 올레길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장르인 뮤지엄을 곁들여 즐길 수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하는 걸음이라면 즐거움이 배가 된다. 
각종 유물이 출토되었던 사토하마 패총 자리에 만들어진 사토하마 조몬노사토 사적공원은 경치가 일품이다. 정자가 자리한 전망대가 조성되어 당시 조몬인들이 보았을 바다의 풍경을 지금에 선사하니 감상이 이채롭다. 더불어 사토하마 조몬노사토 사적공원 뒤의 거대한 후박나무(タブノキ)도 볼거리다. 녹마무와 아주 비슷하게 생겨 헷갈리기 쉽다. 지역에서 신성시되고 있는 나무이니 그냥 지나치면 아쉽다. 
이전 바다였지만 지금은 육지가 되어버린 이색 명소도 있다. 육지의 오쿠마쓰시마(陸の奥松島)라 불리우는 곳으로, 논들이 가득한 길 한 켠으로 이전 바다의 흔적을 그대로 남기고 있는 거대한 바위들이 자리하니 그 옛날 바다였던 풍경을 상상하는 재미도 따라온다.  
코스 중반부에서 맞이하는 쓰키하마해안(月浜海岸)은 마치 제주도의 바다를 연상시켜 친근하다. 푸르고 투명한 바다와 아름다운 모래사장이 특징이기에 가벼운 물놀이를 즐기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기 힘들다. 
종반부 7.3km 지점에 자리한 역사를 잇는 숲길(歴史を紡ぐ林道)은 올레의 철학을 더없이 반영하고 있어 올레꾼의 걸음을 재촉한다. 관음사에서 이어지는 숲길은 오랜 옛날부터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길이자 아이들의 통학로였던 길. 동일본대지진 당시에는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지역민들의 피난길이 되는 등, 마쓰시마의 역사를 함께해 왔다고 하여 그 이름이 붙여졌다. 길 양쪽으로 나무에 둘러싸인 숲길을 걷고 있노라면 자연스레 삼림욕에 더해 마음까지 치유되니 ‘힐링의 숲길’이라는 별칭에도 가히 고개가 끄덕여진다. 
종점을 1.6km 앞 둔 곳에 자리한 오타카모리(大高森) 정상부는 오쿠마쓰시마 코스의 클라이맥스다. 오타카모리는 미야토지마 중심부에 솟아오른 표고 105.8m의 산. 마쓰시마 4대 경관 중 하나로, 그 옛날 지금의 미야기현을 다스렸던 센다이번주 다테 마사무네가 칭송해 마지않은 광대한 태평양을 360도 대파노라마로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오쿠마쓰시마 코스 내내 참았던 탄성이 이곳에서 터진다. 참고로 노을이 지는 저녁 무렵이면 황금색으로 빛나는 마쓰시마만의 장대한 반영까지 만날 수 있으니 해질녘에 걸음을 맞추면 즐거움이 배가 된다. 
오타카모리를 지나면 남은 곳은 종점인 세루코홈 아오미나. 4시간 여의 결코 짧지 않은 길을 걸어온 올레꾼을 위해 시설 내에 피곤한 다리를 풀어줄 족탕이 기다리고, 이웃하여 오쿠마쓰시마의 인기 관광코스로 자리한 유람선 안내소도 자리하니 올레에 뒤이어 뱃놀이를 즐기는 호사까지 더불어 누릴 수 있다.  
오쿠마쓰시마 코스를 찾아 별미 하나를 즐긴다면 단연 오쿠마쓰시마 코스가 위치한 히가시마쓰시마시의 특산품인 김을 소재로 한 ‘김우동’(のりうどん)이 제격이다. 일본 황실에 헌상될 만큼 일본 제일을 자랑하는 김을 우동면에 함께 반죽해 마치 소바면처럼 보이지만 소바처럼 까끌거리지 않는 목 넘김과 은은한 김의 향이 조화되어 각별한 해산물 풍미의 우동맛을 연출해 인기다. 소바 스타일로 쯔유에 찍어 먹는 냉김우동과 뜨끈한 국물에 말아 내어지는 일반적인 우동스타일의 두 가지를 선택할 수 있으니 취향 따라 고르면 된다. 더불어 선물용으로 김우동 건면과 전용 쯔유(우동국물 간장)를 판매하고 있으니 미야기올레 오쿠마쓰시마 코스를 걸은 기념품을 챙기기에도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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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하마 조몬사적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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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의 오쿠마쓰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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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키하마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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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카모리의 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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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동

<여행정보>
아시아나항공 OZ152편이 도호쿠 관문인 센다이공항으로 매일 정기취항 중이다. 인천공항에서 아침 9시 35분에 출발하며, 소요시간은 약 2시간 5분. 센다이공항에서 도시 중심지인 센다이 시내까지는 공항과 JR센다이역을 잇는 ‘센다이공항 엑세스 철도’가 운행되어 최단 17분 대에 시내에 접근할 수 있으며, JR센다이역 주변으로 다수의 호텔이 위치해 여행 거점으로 활용하기 편리하다. 미야기올레 코스는 오는 10월 7일 ‘게센누마·가라쿠와 코스’가 문을 열고 이튿날인 10월 8일 ‘오쿠마쓰시마 코스’가 뒤이어 길을 연다. 미야기올레를 포함한 미야기현관광의 자세한 내용은 미야기현 서울사무소(www.miyagi.or.kr)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